▲1987년 민주화 이후 한국의 민주주의 지수(선거 및 자유민주주의)
자료: V-Dem(2022). Varieties of Democracy Index. https://www.v-dem.net/vdemds.html
윤홍식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의 득표수 차이가 무효표보다도 적은 24만 7천 표에 불과했지만, 국민과 상대 당들은 군말 없이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정도로 성숙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불거졌던 선거 불복이 우리에겐 없었다.
윤석열 정부는 보수우파 정권도 자유주의 정권(민주당 정권) 못지않게 민주주의를 지키고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다양한 국민의 이해를 대변할 수 있도록 비례 대표성을 강화하고 대통령 중임제와 결선 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 이와 같은 정치개혁은 이념을 떠나 한국 민주주의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새 정치를 하겠다는 윤석열·안철수 공동정권의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신념이고, 거대 야당이 될 민주당의 약속이다.
[해야 할 일 ④] 보수우파의 대안을 제시하라
윤석열 정부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보수우파의 대안을 보여줘야 한다.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데 문재인 정부의 자유주의적 개혁이 실패했고, 좌파적 방법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윤석열 정부는 보수우파의 대안이 무엇인지 보여주기를 바란다.
재벌 대기업에 더 우호적인 사회경제적 환경을 만들면서, 중소기업과 대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남성과 여성,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함께 경제적 성과를 공정하게 나눌 수 있는 정책이 무엇인지 보여줘야 한다. 재벌 대기업이 핵심 부품, 소재, 장비를 수입하고 이를 최첨단 자동화 장비로 조립·생산해 수출해 성장하는 체제를 강화하면서 어떻게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이 만들어지고, 창의적인 혁신 기업이 만들어지며, 시장에서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는지 보여줘야 한다.
윤석열 정부는 작은 정부가 어떻게 노동시장에서 좋은 일자리를 늘리고, 평범한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가게 할 수 있는지, 공공부문이 좋은 일자리를 만들지 않고 어떻게 청년들을 위한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지, 보수우파의 대안을 보여줘야 한다.
감세로 더 좋은 복지국가를 만드는 '기적' 같은 방법이 있다면 그 또한 보여줘야 한다. 끼리끼리만 공유하는 확신에 찬 주장이 아니라면 그 근거를 국민과 공유해야 한다.
[해야 할 일 ⑤] 앙겔라 메르켈이 되어라
나는 윤석열 당선자가 민주적·합리적 보수의 전형을 보여줬던 독일 보수당(기민당)의 메르켈 전 총리처럼 되길 바란다. 메르켈은 15년 집권 기간 동안 국정운영 평가에서 단 한 번도 긍정적 평가가 부정적 평가보다 낮았던 적이 없었다.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굴곡은 있었지만, 메르켈 정부는 독일 국민으로부터 안정적 지지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