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와 타산지석

중이 대만을 침공하는 사태에 대한 기본인식

검토 완료

배상열(panoksun)등록 2022.03.16 06:50
   "무능한 아군은 유능한 적군보다 훨씬 위험하다"라는 격언이 있다. 하물며 무능한 아군이 국가통수권자라면 어떻게 되겠는가? 작금 우크라이나가 겪는 고통의 상당 부분은 젤렌스키(블라드미르 젤렌스키 Volodymyr Zelensky, 1978생)가 대통령으로 선출된 것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인기 코미디언이었던 젤렌스키는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을 맡기에는 지나치게 젊은데다 경험도 없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일개 지역의 시장이 되기에도 턱없을 정도로 정치적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젤렌스키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친러 성향이 강했던 이전의 대통령들이 시민들에 의해 쫒겨난 반대급부를 수혜한 결과였다. 우리도 촛불혁명으로 대통령을 감방으로 보내 경험을 가졌지만, 후임자를 제대로 선출하지 않았던가.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사람들 웃기는 것 밖에 없는 41세의 코미디언(젤렌스키는 푸틴 앞에서도 공연한 사례까지 있다)을 여섯번 째 대통령 자리에 앉힌 댓가는 형언할 수 없는 형태의 비극과 국가의 몰락이었다.
     푸틴도 처음부터 침공할 의도는 아니었다. 유럽에 천연가스와 석유를 공급하는 통로이자, 러시아를 먹여살릴 정도로 풍부한 식량을 공급하는 우크라이나는 반드시 곁에 두어야만 했다. 게다가 우크라이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Atlantic Treaty Organization)에 가입하게 되면 서방의 군사력이 바로 코 앞까지 진출하게 된다. 
       예컨대 미국의 입장에서 멕시코가 러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바르샤바 조약 기구(WTO, Warsaw Treaty Organization)에 가입하는 것과 진배가 없다. 실제로 미국은 과거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기지를 건설하려 했을 때 전쟁 직전까지 돌입하는 초강수를 두어 소련의 의도를 무산시켰던 전례도 있다.
      그런 상태에서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경제적 지원을 내밀자 푸틴의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된다. 푸틴도 어떻게든 우크라이나를 세력권 내부에 잡아두기 위해 당근을 제시할 수밖에 없었다. 
       우크라이나로서는 양 손에 떡을 쥐게 되는 상황을 맞은 셈이다.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적당히 처신하여 좋은 혜택을 골고루 얻어내야 할 것이며, 외교의 기본 가운데 기본이라 할 수 있다. 나토 가입의사를 가급적 드러내지 않으면서 얻어낸 혜택으로 국력을 회복하는 도구로 활용하지 않고 푸틴을 자극한 대가가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물론 그렇게 했어도 푸틴은 전쟁을 일으켰을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것이 명확하게 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는데다, 20년이나 러시아를 통치하면서 노쇠해진 푸틴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그럴 경우 벌이질 전쟁은 훨씬 제한적이고 저강도로 전개될 개연성이 높다. 러시아의 영토와 다름없는 돈바스 지역과 크림반도를 비롯한 남부에 돌출한 마리우풀을 공략하여 남부를 잇는 동시에, 키에우 근방의 벨라루스 국경에서 훈련을 반복하여 우크라이나의 주력을 묶어 놓는 기만작전을 실행했을 것으로 유추되었다.
      우크라이나 남부를 석권하여 영토로 편입한 다음, 젤렌스키 정부를 전복시키고 친러 정권을 세우는 편이 훨씬 간단하고 비용도 덜 먹히게 될 것은 상식에 가깝다. 그렇게 하지 않고 전면적으로 침공하여 우크라이나를 통째로 삼키려고 시도한 것은, 침공의 명분을 얻은 김에 나토의 의도를 본질적으로 무산시키면서 권좌를 확고히 다지기 위한 양수겸장으로 해석될 수 있다.
      전황은 푸틴의 의도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의 의도가 이루어지는 방향과도 거리가 멀다. 달콤한 조건들을 푸짐하게 내밀었던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서방은 오히려 나토 가입에 대해 비관적이다. 무고한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무더기로 죽어나가는 상황에서 미국은 휴지로 전락한 러시아 국채를 헐값으로 쓸어담는 한편으로 러시아를 불구로 만들 플랜을 짜는 것에 골몰하고 있다.
      전쟁이 끝난 다음 파멸과 대면하게 되는 모든 책임을 젤렌스키에게 전가할 수는 없겠지만, 정치와 외교를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핸들을 맡긴 것을 후회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에게도 그럴 조짐이 보인다는 점이다. 젤렌스키는 정치와 외교에 무지했어도 친러파 매국노가 아니었던 반면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 사람은 일본과 가깝다. 후쿠시마의 사고에 대해 전혀 우려하지 않는데다, 한일관계가 파탄된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고 외치고 있다.  심지어 일본군이 국내로 진입하는 것마저허용될 수 있다고 말하는 그는 선제타격까지 서슴지 않고 입에 담는다.
       그래서 다시 전쟁이 발발하여 무수한 국민이 죽어나가고 세계 10위권으로 도약했던 경제가 무너지면 일본이 좋아서 거품을 물고 미칠듯 날뛰는 광경이 눈에 선하다. 그런 비극을 선택한 사람들은 전쟁이 벌어져도 절대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때도 북한에 마구 퍼준 결과라며 거품을 물 것이니, 대체 언제나 해방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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