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시대에서 소통에서 격리되는 청각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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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미(organ)등록 2022.02.17 11:05
11월 위드코로나 즈음에 딸이 결혼을 했다. 스페인여행을 가는데 사위가 직장에 일이 생겨 못가서 내가 대신 다녀왔다. 귀국 몇 일을 앞두고 갑자기 오미크론이 생겼고 모든 해외입국자는 10일 자가격리였다. 우리는 4일 귀국이었는데 자가격리는 3일에 실행이 되었다. 

공항에 사위가 마중나와 안전하게 충북으로 귀가하여 딸과 나는 각자 집으로 자가격리를 하였다. 문제는 보건소에서 방역이동확인과 격리확인을 하는 수순에서 딸에게 오는 전화는 딸이 직접 받지만 내게 오는 전화는 중증청각장애인인 나는 받을 수가 없었다.

듣지 못하지만 불혹지나 말은 어느 정도 잘 할 수 있게 된 나는 같은 번호로 계속 전화가 오면 처음에는 받지 않다가 나중에는 받아서 무조건 말한다
''저는 청각장애인이니 용건을 문자메시지로 보내주세요 제발요.."

이런 나의 대답을 듣고 전화대신 문자메세지를 보내주는 경우는 잘 없다. 나는 답답해서 딸에게 내게 온 전번을 알려주고 대신 전화해보라고 톡으로 연락을 했다. 딸이 전화해 보고 알려준다. 공항에서 집까지 온 이동수단 확인 과 보건소로 바로 가서 PCR검사하고 자가격리앱설치 등등 안내였다고 한다.

만약 내게 이러한 소통연락을 대신 해 주는 딸이 없었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되는 것이었을까? 수화통역센터에서 이러한 모든 것을 대신 해 주지는 않는다


10일간 자가격리 할 동안 전화가 두 번 왔다. 하루 두 번 자각격리앱에 체온 등 기록하는 것데 시차적응하느라 수면시간이 들쭉날쭉해서 체온기록 시간을 놓쳤을때였다. 당연히 나는 받지 못했고 인근에 사는 수화통역사에게 문자를 보내서 대신 전화해달라고 했다. 격리이탈으로 오인될까봐...

이제 두 달이 지난 지금은 그때보다 더 확진자가 폭증했다. 연일 방송 등의 언론에서 해외입국자뿐만 아니라 이제 일반확진자들도 스스로 알아서 자가격리하고 전화로 의사와 소통하라는 안내를 보면서 전국의 수많은 청각장애인들은 확진되거나 또는 밀접접촉으로 자가격리시에 어떻게 소통을 해야 하는 것인지 염려가 들었다.

보건소에 유전자증폭검사를 받으러 여러 번 갔을때도 내가 느꼈던 답답증은 간단한 질문에도 답하기가 어려웠는데 어쩌면 나보다 접수를 하는 보건소분들이 더 답답하고 불편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어떤 분은 나와 소통이 잘 되지 않으니깐 보호자가 없이 혼자 왔느냐는 질문도 하는 것 같았다.

내가 확진이 되었을때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것일까? 직장다녀 문자확인이 바로 어려운 서울의 딸이 가끔 나 대신 급한 전화를 대신 해주기도 하고 잘 아는 수화통역사가 해주기도 하고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을 도와주는 디지털정보기기도 있지만 일반사람들은 이러한 정보기기가 있다는 것을 거의 모른다.

청각장애인이 자가격리 되었을때 스마트폰 영상통화를 이용해서 또는 실시간 스마트 톡 채팅창을 활용해서 필요한 정보와 소통을 했으면 좋겠다. 나도 언젠가 확진자가 될 지 모를 현재의 상황에서 지난 열흘 간 자가격리중에  경험했던 것을 생각하면 무척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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