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실버강사들의 거침없는 도전기

공부로 삶을 바꾸며, 세상을 변화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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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미숙(j050)등록 2022.02.28 08:17
"제자가 계속 제자로만 남는다면 스승에 대한 고약한 보답이다."

프레드리히 니체가 한 말이다. 배움의 길은 끝이 없다고 했던가. 60대에 시작한 공부가 검정고시 합격, 사이버대학 졸업, 더 나아가 석사 학위 취득까지 이어지는 도화선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이 끊임없는 배움의 현장에 그대로 머물러 있지 않고 지금도 목표를 향해 달려가며 스승에 대해 근사한 보답을 하고 있는 네 명의 학인을 만나보았다.
  

60대에 공부 시작, 삶을 변화시키는 그녀들 대학 강의실 현장 ⓒ 권미숙

 
"서로가 서로에게 기폭제가 되어주었어요. 혼자 하는 공부였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을 거예요. 시작은 유성수 대표님을 만나고부터였습니다."
 
유승숙, 김성희, 전경욱, 육명숙.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던 이들이 삶의 전환점을 겪게 되었던 건, 와와액티브리더십 교육원에 발걸음하기 시작했을 때부터였다.
 
# 유승숙 씨 이야기
"12년 전, 유성수 대표님의 '선택과 해석'이라는 강의에 꽂혀서 지금 이 자리까지 있게 되었습니다. 태어날 때는 나의 선택으로 태어난 것이 아니잖아요. 어차피 바뀌지 않는 과거가 나의 해석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이 감동이었어요. 유성수 대표님의 제자이면서 저 역시 교수가 되었고, 대학원에서 학위논문까지 쓰게 되었습니다."

현재 와와액티브리더십 교육원 원장인 유승숙 씨의 말이다. 유승숙 씨는, 함께 공부한 이들의 개성과 장점을 유성수 대표가 직접 발굴하여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하나씩 맡을 수 있도록 이끌었다고 말한다.

"김성희 소장님은 운율을 타면서 감정을 세세하게 터치하는 전달력이 있어요. 육명숙 소장님은 입담이 구수해서 어르신들이 동화되며 강의에 몰입하게 만들고요, 전경욱 소장님은 치매예방댄스를 전문적으로 하고 계십니다."

'공부하면 되지! 우리 보여주면 되잖아!' 이 말이 논문을 계속 쓸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고 한다. 학벌이 조금 더 좋다는 이유로, 돈을 더 번다는 이유로, 상대적 우월감에 젖은 몇몇 사람들의 시선에 반기를 들었다. 좀 안다고 유세 떠는 사람들, 좀 배웠다고 하대하는 사람들에게 '본때'를 보여줄 일종의 여성운동이라고 여기며 이 팀을 끌고 온 것이라고도 생각했다. 

"우리도 60대에 논문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죠. 자식 앞에서도 당당한 엄마로, 좋은 여자, 좋은 아내에서 탈피하자는 마음도 있었어요.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만 이겨내면 아무 것도 아니더라고요. 그걸 해 낸 거죠."

석사 논문을 쓰는 자신을 보며 공부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수많은 논문자료를 찾아 보면서 진흙 속에서 진주를 캐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하루를 살되 최선과 최상의 인생을 사는 것처럼 살았다. 영원히 살 것처럼 배웠다. 안 되는 거 알면서도 도전했다. 파워포인트도 몰랐고 컴퓨터도 잘 다루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런 나도 누군가의 꿈이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회사의 창업 아이템을 위해서 사업에 뛰어들게 되었어요. 저는 원장으로, 다들 전 소장님, 육 소장님, 김 소장님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어 나갈거에요. 더 큰 리더로 성장해주시길 바라고요. 제 자신도 칭찬해주고 싶어요."

# 김성희 씨 이야기
"1남 1녀 모두 출가한 후 남편 사업을 도우면서 2014년부터 공부를 시작했어요. 어린 아이 및 어르신들께 어떻게 인생을 즐겁게 살 수 있을까를 가르치고 나누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손유희 및 레크레이션 강사로 활동합니다."

김성희 씨도 와와액티브리더십 교육원에서 유성수 대표의 강의를 듣고 못 다한 공부에 대한 꿈을 다시 꾸기 시작했다. 용기를 내어 건넨 말은, "저는 학벌이 없습니다. 배움에 한계가 있습니다."였다고. 유성수 대표로부터 돌아온 답변은, "하면 되지. 뭐가 걱정입니까."였고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안내받았다. 그때부터 배움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김성희 씨는 현재, 와와액티브리더십 교육원 내에서 와와기독놀이연구소 소장 직을 맡고 있다. 이번 논문인 '치매예방 손놀이 특성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도 그동안 배우는 과정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연구 주제로 잡았다. 논문을 쓰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 때마다 함께 했던 이들의 도움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마지막 단계 업로드 하는 게 어려웠는데, 유승숙 원장님이 '같이 하면 되지, 무슨 걱정이에요. 우리 네 명 f4가 있는데.'라고 하면서 정말 많이 도와주셨어요. 아, 나는 혼자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제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같이 하니까 힘이 생겼고 모든 과정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고마움과 감사함은 말로도 글로도 표현할 수가 없고, 가슴 속의 따뜻함과 뜨거움이 여전히 샘솟고 있다는 김성희 씨. 마지막으로 지금껏 달려온 나 자신에게 한 마디 부탁했다.

"성희야! 너 정말 대단해. 꿈을 꾸고, 꿈을 품고, 꿈을 뿜어낼 수 있도록 자신감 가지고 두려움 이겨내 줘서 고마워. 한계를 뛰어넘어서 넌 대단한 사람이야. 지식의 한계, 부정적인 경험의 한계 등을 뛰어넘어 세상이라는 무대의 주인공이 됐어. 김성희 최고!"
  

도전은 계속된다 전공을 살려 창업에 도전하는 김성희, 전경욱, 육명숙, 유승숙 씨.(왼쪽부터) ⓒ 권미숙

 
# 전경욱 씨 이야기
"와와액티브리더십 교육원을 통해 치매예방댄스, 두뇌레크댄스, 100세운동 건강체조 등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아이 키우고 일하면서 삶을 살았고 뒤늦게 공부하며 제 길을 찾은 것이 뿌듯하고 감사합니다. 2013년에 유성수 대표님의 강의를 듣게 되었어요. 가슴이 떨리면서 제 길을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 안의 가능성 찾아보자'는 절실한 마음으로 공부하여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전경욱 씨는 82년도에 2년제 전문대 졸업한 것이 최종학력이었다. 그러다 유성수 대표의 도움으로 학점은행제로 사이버대에 3학년 편입을 하고 학점을 딴 다음 학사를 취득했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 줌(ZOOM)으로 석사과정을 공부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했다. 아들이 10분 걸려 할 것을 1시간 반, 2시간 걸려 하곤 했다.

학교 강의실에 가서 직접 교수님, 동기들과 대화하며 공부하는 것들을 하지 못해서 아쉬웠다. 하지만 좋은 점도 있었다. 수업 영상을 반복해서 수강할 수 있었고, 남편과 아들이 여러모로 도움을 주니 가족의 소중함을 더욱 알게 되었다. 컴퓨터를 다루는 실력도 늘었다.

"아들이, 엄마가 공부하며 변화하는 모습 보고 '엄마 최고, 멋있어요' 라면서 친구들에게도 자랑하기 바쁘다고 해요. 남편도 제가 가끔 소홀히 해도, 공부하는 사람이 이런 것까지 하지 말라고 열심히 공부만 하라고 도와줘서 감사하고요."

전경욱 씨는 현재 와와액티브리더십 교육원 내에서 와와두뇌인지댄스연구소 소장 직을 맡고 있다. 어릴 때 교사가 꿈이었고, 늦게나마 그 꿈을 이루어 가르치는 사람으로 거듭난 셈이다. 두려운 마음이 있지만, 즐기면서 하다 보면 어느 순간 해내게 되더라고 말하며 할 수 있다는 걸 행동으로 당당하게 보여주면서 살고 싶다고 전했다.
 
 
# 육명숙 씨 이야기
"9년 전, 유성숙 원장님의 소개로 유성수 대표님의 강의를 듣기 시작하면서 지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전업주부였고, 90년도부터 성당 주일학교 교사, 노인대학 강사 등을 했어요. 지금은 와와액티브리더십 교육원에서 전래놀이연구소 소장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공부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늦둥이 아들이 '엄마 지금 공부해서 뭐하려고 그래?'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말했죠. '너네는 다 가봤는데 나는 못 가봤잖아. 나도 해보고 싶어' 라는 말을 했어요. 석사논문을 마친 후 아들이 그동안 친절하게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얘기하더라고요." 특히, 25년 간 악착같이 앞만 보고 살아왔던 엄마의 모습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생기 넘치는 표정으로 밤새워 공부하는 엄마의 모습으로 탈바꿈한 것을 가족들이 몹시 좋아한다고.

육명숙 씨의 어머니는 TV도 없고 영화관도 없던 옛날 그 시절, 구수한 이야기를 그렇게 잘 하셨다고 한다. 동네 우물가에 물 길러 온 동네 사람들이 어머니의 이야기를 눈물을 철철 흘리며 들었었다며 옛기억을 떠올린다. 실버 강사로 활동하고, 전래동화 강의를 준비하면서 어릴 적 어머니에게 느낀 감동들이 특히 생각난다고.

"어머니의 재능이 저에게도 있더라고요. 어르신들 만날 때 대하는 기본적인 자세나 이 세상 살면서 전하고 싶은 인간적인 마음 등을 전하려고 애씁니다. 어린 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모두 좋아하는 분야가 전래동화에요. 코로나로 인해 강의실에서 강의는 못 하였지만, 야외공연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아내어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정릉천변광장 등에서 전래놀이극을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육명숙 씨는 공부를 이어가면서 서로에 대한 관계가 더욱 돈독해졌다고 한다. 서로를 배려하느라 힘들다고 말하지 못하고 참았던 시간들이 오히려 독이 되지는 않을까, 지나고 나서 다들 '나도 그랬어'라고 말하는 걸 보고 서로 짐이 되지 않으려 얼마나 노력했는가 생각했던 순간들이 가슴 찡함으로 다가왔다고.

"지금은 '노노케어'라고 하잖아요. 나이든 사람이 또다시 더 나이든 노인을 가르치고 케어하는 시대에요. 누군가에게 기억되고 추억되는 강사로, 가르치는 사람으로 자리매김하고 싶어요. 어르신들 중 강사의 꿈을 갖고 계신 분들을 가르치고 활동할 수 있도록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가는 게 앞으로의 계획입니다."
 
 

호서대 벤처대학원 앞에서 호서대 글로벌창업대학원 16기 동기들이다. 왼쪽부터 김성희, 유승숙, 육명숙, 전경욱 씨. ⓒ 권미숙

 

기자가 만나보았던 유승숙, 김성희, 전경욱, 육명숙 이 네 사람은 호서대 글로벌창업대학원 16기로 입학하여 2022년 학위를 취득한 석사 동기가 되었다. 그리고 각자의 분야에서 또 다른 누군가에게 동기부여를 해주며 더불어 함께 하는 삶을 확장해 가고 있다.
 
'평범을 넘어 비범으로!'
 
이들이 함께 꾸는 꿈은 아직 현재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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