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국민교육지원법 상정 촉구2019년 6월 재외국민교육지원법 상정을 촉구하며 국회를 방문한 정희천 회장 등 한국학교 이사장협의회 일행
안치용
상해한국학교는 한국 교육부 소속으로 교육부의 커리큘럼을 따르고 교사도 한국에서 채용한다. 1년에 한 번씩 재단 이사장이 한국으로 와서 교사를 채용한다. 교장은 교육부에서 학교당 한 명씩 파견하여 기본 임기 3년에 임기연장 1년으로 총 4년가량 근무한다. 교장 임명은 한국 교육부에서 일방적으로 한다. 이렇다 보니 임명된 교장이 현지에 특화한 사람이 아닐 때가 많아 교정에 차질을 빚기도 한다. 따라서 이사장에게도 교장 심사 권한을 달라고 한국 교육부에 계속해서 요청하고 있다."
- 문제점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
"학부모에게 재외한국학교 학비는 부담스럽다. 중국 한국학교를 예를 들면, 평균 500만 원가량의 학비 말고도 입학금, 급식비, 스쿨버스비 등 추가적으로 지출해야 할 금액이 있다. 1년에 학비를 못 내는 사람이 10% 정도 된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사람에 한해 보조금을 준다. 교육부가 더 많은 지원을 해줘야 한다. 한국 교육부는 재외한국학교 예산의 평균 26%만을 지원한다. 지원금을 50%로 증액해 주거나 초등학교라도 의무교육(무상교육)으로 바꿔야 한다.
현지에 맞는 교육이 필요하다. 상해한국학교는 교육부에서 제공하는 국내 커리큘럼을 갖다 쓴다. 재외한국학교이사장협의회 회장이었을 때 안민석 의원과 김상곤 전 교육부 부총리에게 요구해서 서울대학교에 재외국민교육센터를 만들었다. 이 센터는 연구기관으로 현지 이수 과목 등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이 같이 현지 실정에 부합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제공하여 재외한국학교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파견 교사 연수가 필요하다. 재외한국학교에서는 한국에서 채용되어 온 교사도 현지 방식으로 가르쳐야 하는데 한국에서 하듯 교육을 똑같이 진행하고 있다. 지금은 교장이나 학교재단 이사장이 한국에서 1박 2일로 연수를 받고 있으나, 교사도 체계적인 프로그램의 연수를 받도록 해야 한다. 상해한국상회-한국인회, 재외한국학교이사장협의회 등이 함께 문제점 개선을 위한 제언과 요구를 한국 교육부에 계속 전달하고 있으나 결과는 미진하다."
김준엽 전 고대 총장의 영향 많이 받아
- ESG 교육에 관심이 있다는데.
"학생들이 어렸을 때부터 ESG 교육을 받거나 ESG 실천 운동을 한다면 좋을 것 같다. 교육부나 교장과 협의를 해 이런 과목을 학교 커리큘럼에 넣고 싶다. 지금은 기본 틀만 가지고 있지만, 방과 후 수업이나 정식 교육에 포함하기를 바라고 있다. 물론 교육부, 재외국민교육센터와 협의해야 하는 문제다. 그러나 준비하고 정돈하면 ESG 교육을 재외국민 교육에서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한국학교 이사장협의회에서도 이런 의식을 공유하고 싶다."
- ESG 운동을 중국한인회 중심으로 확산하면 어떤 의의가 있나.
"지역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ESG는 글로벌한 세계 시민 이슈이다. 거기에서 각 지역에 맞게 특화한 ESG 의제를 발굴하고 정립해서 한인회와 연결한다면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SG를 기업과 연계해 현지화하면 중국 내 ESG 의제 확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에 진출해 있는 60만여 개 이상 기업이 한국 본사에서 추진하는 ESG 경영 체계를 중국 현지에서 함께 실행해야 할 것인데, 앞으로는 중국 진출 현지 기업이 실천하는 ESG 가치가 중국 국가 정책과도 같이 갈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중국 현지 진출기업이 ESG를 선도적으로 시행하고 한국에 있는 본사가 따를 수도 있다.
말하자면 현지 기업과 재외국민이 투 트랙으로 ESG를 실천하고 실현해나갈 수 있다. 해외 현지에서 재외국민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세계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보해 나가고, 해외 현지 진출기업은 현지 적응이나 현지 공략을 원활하게 하면서 나아가 불협화음을 줄이는 징검다리의 역할을 강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를 꾸린 것으로 알고 있다.
"고대 총장인 고 김준엽 은사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김준엽 총장은 평안북도 강계군 출신으로 일본 게이오 대학에서 학병으로 징집됐다가 광복군으로 들어가 활약했다. 중국에서 1945년부터 1948년까지 중앙대학교에서 교편을 잡으셨다. 나는 1994년도부터 중국에서 김 총장의 비서 역할을 했다. 주로 선열들의 흔적을 복원하는 작업이었다. 김 총장은 중국 12개 대학교에 한국 연구소를 만들어 중국 내 우리나라 진출사를 연구하고 발전시키자는 뜻을 품으신 역사학자였다. 그분은 우리 선조들의 발자취와 독립운동을 직접 고증했다. 같이 돌아다니면서 자연스럽게 공부가 됐다.
한국학교를 만드는 데에도 그런 공부가 도움이 됐을 것이다. 상해에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지부)를 만들게 된 계기도 김 총장 덕분이었다. 한국에 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가 있으나, 정작 중국 내 의거 현장에 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가 없다는 게 부끄러웠다. 그분의 정신을 실천하고자 상해에 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를 설립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