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설 선물에 독도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트집을 잡아 주한일본대사관이 선물 수령을 거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22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주한일본대사관은 청와대가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명의로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대사에게 보낸 설 선물 상자를 전날 그대로 반송했다. 반송 이유로는 선물 상자에 독도를 연상시키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점을 들었다고 한다. 사진은 청와대가 설 명절을 맞아 사회 각계각층, 각국 대사 등에게 전통주와 밤 등을 담아 보낸 선물 상자 모습. 2022.1.22
연합뉴스
독도를 북한과 연계시키는 주장은 극우 매체인 <데일리 신초(デイリ新潮)>의 7일 자 기사에서도 볼 수 있다. 이날 <데일리 신초>에는 2014년부터 한국에 거주하면서 한국 정세를 분석하고 있는 하다 마요(羽田真代)의 글이 실렸다. 기사 제목이 '문 대통령의 다케시마 도안이 들어간 연말 선물에 미칠 듯 날뛰는 국민(文大統領の竹島イラスト付きの歳暮に狂喜乱舞の国民)'인 데서 알 수 있듯이, 이 글 역시 청와대의 설날 선물을 문제 삼고 있다.
이 기사는 선물 사건의 핵심은 북한에 대한 배려라고 단언한다. 광양 매실액, 문경 오미자청, 부여 밤과 함께 선물상자에 들어간 김포 문배주를 대북 친화 정책의 근거로 제시한다.
기사는 '북조선에 대한 배려(北朝鮮への配慮)'라는 소제목 하에서 "문배주는 광복 이전에는 평양 대동강 유역의 석회암층에서 솟아나는 지하수를 이용해 만들었다고 한다"며 "북조선에 대한 배려만으로도 여념이 없다는 것일까?"라고 탄식한다. 김포 문배주를 선정한 데서 드러나듯이 북한을 지나치게 배려하느라 일본을 신경 쓸 겨를이 없어, 독도 도안이 일본을 자극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았던 게 아닌가 하고 말한 것이다.
이에 더해, 이번 선물 사건을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 획득 전략과도 연결시킨다. "실제로 '이례적으로 높은 지지율 40%'로 보도된 것처럼, 이번 선물에 의한 다케시마 영유권 주장은 그의 지지율을 상승시켰다"며 "대통령이 어디까지 효과를 의식해 이번 선물 플랜을 짜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레임덕이 운운된 지 오래된 정권에서 최후의 의욕을 보였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위의 두 기사는 이번 선물 사건이 한국 정부가 북한에 경도돼 일본을 홀대했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말한다. 두 기사가 이 같은 소극적 방식으로 독도와 북한을 연결시켰다면, 지금 소개할 세 번째 기사는 매우 대담한 방식으로 그것을 시도한다.
대북 적대감정 독도 문제에 활용
지난 3일 <Mag2 뉴스>에 실린 '센카쿠열도나 다케시마 문제를 어떻게 끝낼까? 세계적 전략가가 충격의 긴급 제언(尖閣諸島や竹島問題をどう終わらせる?世界的戦略家が衝撃の緊急提言)'이란 기사가 그것이다.
미국 군사전략가인 에드워드 루트왁(Edward N. Luttwak)이 쓴 <일본 4.0 국가전략의 새로운 리얼(日本4.0 国家戦略の新しいリアル)>의 서평 격인 이 기사는 본문 서두에서 "한국 대통령이 다케시마 사진이 들어간 선물을 일본대사관에 보내 항의를 받은 사실은 기억에 새롭지만, 일본은 앞으로 격화될지도 모르는 영토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 가야 할까요?"라고 질문한 뒤 "세계적 전략가가 일본에 놀라운 방안을 제안했습니다"라며 주의를 환기시킨다.
기사에 따르면, 루트왁은 조선 후기에 해당하는 도쿠가와 막부 시대를 '일본 1.0', 1868년 이후인 메이지유신 이후를 일본 2.0, 제2차 대전 종전 이후를 일본 3.0으로 규정한 뒤 현재의 일본을 4.0으로 규정했다.
그런 내용이 소개된 다음, 영토 및 안보 문제에 대한 루트왁의 제안이 설명된다. 기사는 "저자가 추천하는 일본 4.0은 과제에 대해 현실적·실무적·실전적 대응을 하는 국가"라며 "예를 들면, 센카쿠열도에는 무장한 환경보호조사원을 상주"시키고 "북조선에 대해서는 이스라엘처럼 핵무기 시설을 공폭(空爆)"하는 것이라고 소개한다.
이 기사가 루트왁의 글에서 인용한 부분은, 센카쿠열도에 무장요원을 상주시키는 것과 북한 핵시설을 공중 폭격하는 것이다. 독도와 관련해서는 루트왁의 글에서 인용된 내용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