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사회과학자와 자연과학자의 협력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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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룡(peacetry)등록 2021.12.24 15:53
솔직히 이 칼럼을 쓸지 말지 반나절을 고민했다. 이 글이 '통일뉴스'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면, 필자가 또다시 '종북좌파 빨갱이'로 몰려 곤혹을 치를 여전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과거 한국일보에 필자가 쓴 칼럼으로 필화사건을 겪었던 당시의 칼럼 제목이 "지뢰사건과 거짓말"이었고, 민주평통의 기관지 <통일시대>에서 기고했던 "전략적 패러독스 상황을 극복하고 '공동안보 향해 나아가자'"라는 칼럼에서도 "천안함 사건도 반드시 재조사해 진실을 규명하고, 만일 그 결과 북조선에 엉뚱한 누명을 씌운 것이 밝혀지면 남측은 북측에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라는 문구가 문제가 되어, 우리 사회의 보수층으로부터 엄청난 공격을 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3694). 심지어는 나의 사랑하는 제자들까지 학교내에 대자보를 붙이고, 나를 종북교수라고 비판하기까지 했고, 건대출신 보수-극우 원로동문들이 내 연구실까지 찾아와서 행패를 부리기도 했다.
 
이런 경험은 나의 가슴에 큰 상처를 남겼다. 가까스로 잠잠해진 논란을 이 글이 다시 촉발시킬까봐 두려웠다. 그래서 망설였다. 하지만, 난 아직도 확신이 있다. 천안함의 소위 "북조선소행 폭침설"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모든 증거가 그것을 부정한다. 그런데도, 현 문재인 민주당정권조차도 용공으로 몰릴까봐 무서워서 눈치만 보고, 사실을 사실대로 당당하게 말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노력을 진지하게 하지 못한다. 더민주당 정권은 그 과정에서 받게 될 보수진영의 비이성적 비판을 감당할 의지도, 논리적으로 반박할 능력도 없는 것인가? 그렇지 않고야, 왜 적극적으로 해명하질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는가! 한마디로 비겁하기 짝이 없다. 당당하게 논리적으로 반박할 능력이 없단 말인가?
 
더 나아가, 2010.3.26. "천안함 사건"을 남한과 북조선이 극복하지 못하면, 민족통일은 영원히 불가능하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남한-북조선 간 신뢰회복을 못한다는 뜻이고, 곧 불신상태의 두 파트너가 통일은 해야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믿지 못하는 통일의 두 당사자의 불신은 통일의 큰 걸림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면에, 당시 (그리고 지금까지도) 필자가 천안함 사건이 북의 소행이 아니라는 주장을 확신을 갖고 할 수 있게끔 해준 일련의 사건들이 이미 있었기 때문에, 필자는 제자들에게조차 종북교수로 몰리면서까지도 내 양심을 지키기 위해 온갖 비난을 무릅쓸 수가 있었고, 고교 입학 이후부터 내 인생의 모토가 되어버린 고교 교훈은 지금까지도 내 삶의 지표가 되고 있다: "학식은 사회의 등불, 양심은 민족의 소금." 나는 직접 뵙지도 못한 분이시지만, 초대 교장으로서 양심교육을 강조하셨고, 그 맥락과 전통하에서 1977년 입학후 3년 내내 '무감독 고사'를 치루었던 나는, 불행히도(?) 거짓말을 못하는 사람으로서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운명을 마주하게 된 것이었다. 필자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하여, 요령있게 입을 다물고 침묵하지 못하고, 공개적으로 바른말을 함으로써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게까지 된 것은 사실 바로 이 고등학교 때 받은 '양심 교육' 때문이었다.
 
페북에서 나의 글을 자주 보는 분들은 나를 "매우 정의로운 사람"으로, 또는 정반대로 "무모한 종북주의자"로 극단적으로 다르게 평가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사실 나는 둘 다 아니다. 나는 그저, 고등학교 시절 (내가 직접 뵌 적은 없으나) 초대 길영희 교장선생님께서 강조하셨던 "양심교육"의 전통이 수십년간 이어져 오던 모교의 후배로서, 거짓말을 하기보다는 (혹은 시험 시간에 부정행위를 하기보다는) 차라리 낙제를 하더라도 떳떳하게 낮은 점수를 감수하는 게 더 마음이 편한 그런 인간으로 만들어져 버렸던 것이다.

갈릴레오가 자신의 지동설 주장에 따른 종교재판 후에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얘기했던 것처럼, 나도 아무리 천안함 사건과 관련하여 아무리 핍박을 받을지라도 나는 여전히 거짓말을 할 수가 없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지만, 필자는 고교시절 모교의 초대 교장이신 길영희 선생의 교육정신이 지금까지도 이어져오고 있는 학교를 3년간 재학하고 졸업하는 동안, 그 어떤 경우에도 나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성격이 굳어져 버리고 말았다. 3년 내내, "학식은 사회의 등불, 양심은 민족의 소금"이라는 교훈이 가슴에 심어지고, 머리에 박힌채로, 중간-기말-모의고사 등 모든 시험을 '무감독 고사'로 치루는 경험은 그 후 내 삶의 방식을 이전과는 전혀 다르게 만들어 버렸던 것이다.
 
자, 이제 이 글의 핵심 주장인, 천안함 사건이 소위 말하는 "북조선의 소행에 의한 폭침"이 아니라는 주장을 다시 한번 명확히 하겠다. "천안함 폭침"이라는 널리 퍼져있는 표현은 이 땅의 극우세력들이 주장하듯이 천안함의 침몰을 북조선의 비밀군사요원들이 몰래 남한 수역으로 잠수함을 타고 잠입해 들어와서 저지른 소행으로 단정하는 용어이다. 따라서, 이 용어는 과학적으로 규명된 확실한 증거가 확보되기 전까지는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된다. 만일, 북조선에서 선박 사고가 났는데, 근거도 없이 남한 침투요원의 폭파 공격에 의한 침몰사건이라고 날조한다면, 우리 정부나 국민들은 북조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이런 문제는 국가총력을 다 동원해서 제대로된 진실을 규명했어야만 하는 사건이었다.
 
대한민국 정부는 이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고, 당시 정권을 잡고 있던 보수정권들(이명박, 박근혜정권들)은 그 사건을 계기로 북조선을 악마화하는 매우 비겁하고 비열할 짓을 저질러 그것을 자기들의 정권유지에 이용했다. 이것이 천안함사건의 짧은 진실이다. 여기에 대한민국 정부, 군, 그리고 미국까지 방조했다. 왜? 북조선은 어차피 악마로 인식되어 오던 터인지라, 그대로 악마로 취급하는 것은 거의 모두로부터 쉽게 받아들여져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게 편했다. 하지만, 북한의 입장에서는 어떠했을까? 이로 인해 남한은 북조선의 통일파트너가 될 수 없는 "악마"로 인식될 수 밖에 없는 형국이 된 것이다.
 
필자가 그동안 스스로의 대학교수직까지 위태로워지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이 사건에 매달려 온 것은, 철들면서부터 "민족통일"은 언제나 나의 가장 큰 화두였기 때문이다. 평안남도 진남포 출신의 아버님과 황해도 신천 출신의 어머님은 6.25전쟁 중 1.4후퇴때 월남하셔서 온갖 고생 끝에 결국 인천에서 만나 신혼살림을 차리고 가정을 꾸렸다. 덕분에 나는 현재까지도 인천에 살고 있다. 1929년생인 아버님은 고향 땅을 밟아보기는커녕 부모님의 소식도 듣지 못하고 이미 타계하셨고, 나의 외할아버지와 함께 조카를 업고 피난나와 지금은 남편(나의 아버지)을 여의고 홀로 남으신 1932년생 어머니도 역시 당신의 부모님 소식도 모르신채 내년이면 만 90세가 되신다.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었다면, 나는 우리의 군수뇌부들이 도대체 그 수많은 병사들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왜 전면전쟁을 불사한 보복공격을 감행하지 않았는지를 묻고 싶다. 왜, 무엇이 두려워서, 수많은 장병들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명의 북괴군들을 사살하지 못했는가? 전면전쟁이 두려워서? 웃기지 말라! 전면전쟁이 촉발될까봐 두려워서 보복공격(?)을 하지 않았다면, 그건 이미 군대가 아니다. 내가 당시 대통령 내지 국방장관 혹은 군 참모총장이었다면, 그리고 만일 북한의 소행임을 확신했다면, 난 전면전쟁을 불사하고 철저히 보복공격을 감행했을 것이다. 앞으로도 실로 그런 일이 또 다시 일어난다면, 그 누구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그리고, 나는 다른 민간, 군 지도자들고 꼭 그렇게 해야한다고 믿는다.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 밖에 없다. 북한의 소행설이 완전 거짓날조였기 때문인 것이다. 지진학자인 김소구 박사는, 한반도를 포함한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폭발은 세계 및 한반도 곳곳에 설치되어있는 지진관측소에 365일 24시간 그 파장이 즉, 지진파가 지진계에 모두 기록이 되기 때문에, 그 지진파를 분석하여 실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정확히 해석하는 방면의 전문가이다. 그런데, 이런 분의 전문적 견해는 전적으로 무시된채로 천안함 사건의 진실과는 다르게, 이 사건은 정치적 술수의 목적에 놀아나 날조되어왔다. 실로 개탄할 일이다!
 
나는 이 칼럼이 (필자의 과거 한국일보 칼럼과 마찬가지로) 이 땅의 극우세력들로 하여금 또 다시 나를 "종북몰이"의 희생양으로 삼으려고 혈안이 되게끔 할까 봐 두렵다. 왜냐하면,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우리 집안은 쑥대밭이 되기 때문이다. 나는 늘 가족의 안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고집대로만 살아가는 "철없는 가장"으로 여겨지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국민의힘' 보다 '더불어민주당'에 더 실망한다. 국힘은 원래 <극우>라고 쳐도, 더민은 자칭 <진보>가 아니던가! (사실은 더민이 '보수'이고, 국힘은 '극우'이지만) 어쨌든, '더민'이 당당하게 사실을 밝히지 못하고, 극우성향 국민들의 표를 의식해서 눈치를 보면서 거짓말에 동조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 사회는 반드시 제대로 된 "진보세력"이 형성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참진보" 세력의 형성, 그것이 없이는 남북의 화해는 물론, 남북통일도 물론 영원히 불가능할 것이다.
 
*참조-1: 지뢰사건과 거짓말
http://www.konkuk.ac.kr/Administration/Pub/jsp/New/ku_pe_02_01.jsp?src=/do/MessageBoard/ArticleRead.do?forum=people&sort=6&id=5b186a8&urlYn=Y: 필자의 과거 한국일보 칼럼
*참조-2: '천안함 기고' 윤태룡 교수 민주평통위원 사퇴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3694: 미디어오늘 보도
*참조-3: 김소구 박사의 페북 포스팅 & 유투브 강연
(1) https://www.facebook.com/kimsogu;
(2) https://www.youtube.com/watch?v=zX_RA-J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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