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객이 뜸한 창이공항 모습
이봉렬
하지만 아직 격리없이 해외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안전여행권역(VTL : Vaccinated Travel Lane) 협정이 체결된 싱가포르와 사이판에서 입국하는 여행객의 경우 지금처럼 계속 격리를 면제해 주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안전여행권역이 무엇이길래 다른 나라에서 오는 입국자와 달리 격리를 면제해 주는 걸까요?
입국 후 격리 면제, VTL
우선 용어부터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에서는 "안전여행권역"이라 부르고, 싱가포르에서는 "Vaccinated Travel Lane"을 줄여 "VTL"이라고 부릅니다. "백신을 맞은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여행 경로" 정도로 해석이 가능하겠습니다. 협정을 맺기 전에는 "트래블 버블"이라고도 많이 이야기했습니다. 이 기사는 싱가포르 관련 내용이 핵심이기 때문에 용어도 VTL로 쓰도록 하겠습니다.
VTL은 ① 코로나 방역 상황이 좋은 나라끼리 ② 상대국가의 백신 접종 증명서의 효력을 인정하고 ③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친 사람들을 대상으로 ④ 탑승 전후 코로나 검사를 해서 음성인 걸 확인한 후 ⑤ 지정된 항공편을 이용해서 여행을 하는 경우 6) 입국 후 격리를 면제해 주는 제도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게 1번, 코로나 방역 상황이 좋은 나라여야 한다는 건데, 한국과 싱가포르가 서로 상대국의 방역 상황이 좋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 중인 지금도 VTL이 계속 유지될 수 있는 것입니다.
VTL 협정 내용 중에는 방역 상황에 따라 VTL을 중단할 수 있는 "서킷 브레이크" 항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VTL을 진행 중이라고 하더라도 오미크론 등으로 인해 상황이 더 나빠지면 언제라도 중단될 수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모든 입국자에게 10일간 의무격리를 실시한다고 발표하면서도 한국과 싱가포르 모두 VTL에 따라 격리면제를 계속한다고 발표한 것은 아직은 방역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싱가포르는 애초에 홍콩과 VTL을 추진했습니다. 나라 크기나 인구, 방역 상황 등 모든 게 비슷해서 VTL을 시험 운용하기에 적당했기 때문입니다. 작년 11월과 올 해 5월, 두 번이나 시행을 하기로 했다가 공교롭게도 그 때마다 방역 상황이 나빠져서 연기를 거듭해야 했고, 아직도 VTL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후 호주, 브루나이 등을 대상으로 VTL을 시작했고, 점차 대상 국가를 넓혀 지금은 캐나다, 독일, 스위스, 영국, 미국 등 세계 18개 국가와 VTL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 한국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올해 말까지 태국과 몰디브 등 5개 국가를 더 추가하여 계획대로라면 모두 23개 국가와 격리없는 자유로운 여행을 할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