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그린워싱, 그 위에 '나'는 친환경 소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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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아(seasson123)등록 2021.12.01 08:20
코로나19 이후 높아진 환경의식과 '그린워싱'이라는 부작용

지난 6월 한국환경교육학회에서 발간한 정주원·조소연의 논문에 의하면 코로나19의 확산과 장기화로, 소비자는 이전보다 환경문제를 더 많이 인식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친환경소비행동 또한 증가하게 됐는데, 이러한 현상은 특히 환경보호지불의사가 높은 집단에서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즉, 코로나19 이후 친환경 제품이 비싸더라도 환경을 위해서라면 그 비용을 지불할 소비자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 속에서 기업이 마케팅 전략으로 '친환경'을 내세운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부작용도 발생했다. 비싼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가치 있는 소비를 하고자 하는 이를 대상으로 기업이 이윤을 내기 위해 친환경을 가장한, 이른바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이 증가하게 된 것이다.

최근 품귀현상까지 빚어내며 논란이 되었던 '스타벅스 리유저블 컵' 대란 역시, 일회용품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진행한 지속가능성 캠페인의 일부였다. 그러나 취지와 달리, 불필요한 소비가 증가하고 오히려 플라스틱 컵 생산이 늘어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해당 이벤트가 '그린워싱'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스타벅스 50주년 리유저블 컵 행사와 리유저블 컵 모습 ⓒ 스타벅스 앱 캡처/손은아

 
한편, 일각에선 기업이 아닌 그린워싱을 구분하지 못한 소비자를 탓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스타벅스의 친환경 마케팅 논란을 소개한 기사의 댓글에서는 '스타벅스가 문제가 아니라 그걸 사주는 인간들이 문제다', '구매자는 환경이 아니라 자랑용으로 샀겠지'와 같은 비난의 목소리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

소비자를 향한 비판, 중요한 건 연대

이제 막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된 소비자가 친환경적이라 생각한 그린워싱 제품을 소비했다고 가정을 해보자. 만약 이 상황에서 높은 환경의식을 지닌 이들을 포함한 다수에게 비판을 받는다면, 도리어 소비자의 선한 의도를 깎아내리는 동시에 문제의 본질을 해치게 될 수도 있다. 
 

에코샘물의 SNS(인스타그램) 프로필 화면 ⓒ 에코샘물(@eco.spring_)

 
이에 대해 SNS(인스타그램)에서 '그린플루언서(Green과 Influencer를 합친 신조어)'로 활동하고 있는 에코샘물(@eco.spring_)은 인터뷰에서 그린워싱의 원인을 "소비자를 속이려 하는 기업으로 봐야 한다"며, 소비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현상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먼저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행동하고 있는 이들이 그린플루언서의 역할을 해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즉, 많은 사람들로부터 환경에 대한 진정성을 이끌어내어 그들이 서툴더라도 조금씩 친환경 소비를 실천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스타벅스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어떻게 보면 부작용으로 나타난 그린워싱은, 소비자의 높아진 환경의식을 기업이 마케팅 전략으로 이용했다는 것을 방증하기도 한다. 이는 기업이 환경을 중시하는 소비자를 의식하고 있다는 점으로 연결될 수 있다. 더 나아가 논란이 되었던 '스타벅스 리유저블 컵' 대란은 오늘날, 소비자로 하여금 기업의 친환경 마케팅이 실제 취지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비판적으로 살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따라서 그린워싱 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비판적인 목소리가 충분히 기업의 마케팅에 반영된다면,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비판적인 시각과 더불어, 지금까지 자신이 해왔던 소비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소비를 하면 좋을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친환경 소비자로서 끊임없는 배움과 실천을 통해 스스로를 정립해가고 그린워싱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친환경 소비자를 위한 체크리스트> 

친환경 소비자를 위한 체크리스트 ⓒ 노해민,손은아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서 소비자의 노력만으로 해결되는 부분은 많지 않고, 기업과 정부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더욱 많다. 그렇지만 소비자의 작은 힘들이 하나로 모이면 그들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 
 
에코샘물은 "SNS로 활동하는 그린플루언서가 대중의 관심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적은 편"이지만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에 있어서는 지속적이라고 봤다. 따라서 작지만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기업과 정부를 움직이게 하고 나아가 더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연대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스타벅스는 친환경 캠페인으로 제주도에서만 시행했던 '일회용 컵 없는 에코 매장'을 지난 11월 6일, 광화문 지역 등 서울의 중심지로 확대했다. 이제는 영향력 있는 소비자로서 기존과는 다른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기업의 친환경 마케팅 행보를 주시해야 한다. 
친환경 소비자인 당신,
스타벅스의 이후 행보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요?

 
덧붙이는 글 한겨레에 기사 제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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