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는 왜 10대 신인 투수에게 운명을 맡겼을까?

선발 카드 실패와 함께 가을야구의 문턱에서 고배 마신 S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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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일(skystock)등록 2021.10.31 09:28
 

SSG 랜더스 덕아웃 ⓒ SSG 랜더스


SSG 랜더스는 지난 30일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패함으로써 2021 프로야구 정규 시즌을 6위로 마감함과 동시에 가을야구에 합류하지 못하게 되었다.
 
물론 야구는 이기는 날도 있고 지는 날도 있는 것이고 올 시즌 SSG가 KT와의 상대 전적에서 고전한 것을 감안하면 이날 경기가 쉽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선발투수로 등판한 선수가 선발 경험이 거의 없는 만 19세의 신인 김건우였다는 점은 이날 경기를 지켜본 팬들이 쉽사리 납득하기 어려워 보인다.
 
SSG 김원형 감독은 경기 전 김건우를 선발로 예고하면서 긴장하는 스타일이 아니라고 덧붙인 바 있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단순한 한 경기가 아니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하느냐 마냐를 판가름하는 아주 중요한 한 판이었다.
 
이 정도의 중요성이 있는 경기라면 긴장을 안 하는 선수는 거의 없을 것이다. 설사 누군가 긴장을 안 한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라고 볼 수밖에 없을 정도이다.
 
더욱이 이 경기의 선발투수는 말이 선발일 뿐이지 사실상 오프너 역할이었다. 짧은 이닝이라도 전력투구해서 무실점으로 막는 것이 이날 오프너에게 주어진 임무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더욱더 어린 신인 선수가 첫 번째 투수로 나올 것이 아니라 다른 투수가 나왔어도 무방할 상황이었다. 더 자세히 말하면 신인이 아닌 베테랑 투수가 오프너로 나오는 것이 보다 나았을 가능성이 높다. 긴장감도 상대적으로 덜 했을 것이고 설사 긴장을 하더라도 베테랑의 경험으로 극복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물론 경험 없는 신인을 선발투수로 내세우는 것이 무조건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다. 2007년 한국시리즈 당시 SK 와이번스는 신인이었던 김광현을 선발로 깜짝 등판시켰고 김광현은 그 기대에 부응하는 호투를 선보인 바도 있다.
 
그러나 김광현은 프로 데뷔전부터 각광받았던 대형 신인이라는 점에서 김건우의 케이스와는 차이가 있다.
 
결국 김건우는 김원형 감독의 기대와는 달리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였다. 구위는 좋지만 제구가 좋지 않은 단점을 가진 그는 결국 볼넷을 남발하며 아웃 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하고 강판되고 말았다.
 
선발 카드의 실패에 따라 당초 계획과 달리 다른 투수들이 조기 등판하며 경기는 어렵게 흘러갔고 결국 경기에서 패하고 말았다. 만약 김원형 감독의 선택이 신인 김건우가 아닌 다른 투수였으면 이날 SSG의 운명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스포츠에서 만약을 가정하는 자체가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가능성이 높은 쪽을 선택하는 대신에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갖고 무심코 카드를 내미는 것도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보여주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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