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사천 해수욕장에서 만난 이 분의 정체는?
김병기
파도타기용 검은 슈트를 입은 이 사진의 주인공은 누굴까?
"백기완 선생님이 살아계실 때, 바로 여기서 저한테 말했어요. '허~ 동해안의 물개구먼, 불교계의 박태환이야!' 하-하-하."
알고 지낸 지 15년이 지났지만, 이런 파격은 처음이었다. 속초 아바이마을에서 자전거 페달을 돌려 사천 해수욕장에서 만난 유쾌한 사람의 정체는 나중에 소개하기로 한다. 여행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도 이런 뜻밖의 만남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여행지에선 같은 사람도 낯설어 보일 때가 있다. 낯선 풍경이 펼쳐지고, 낯선 상황에도 마음이 비교적 너그럽다.
[몽돌소리길] 가장 힘든 시간이 '최고의 순간'
낙산사까지 내비게이션을 찍어보니 13.9km였다. 이 구간 경사도는 3%. 거의 평지나 다름없다. 속초해수욕장을 지나 대포항에 도착하기 전만 해도 '난전'에 대한 오래된 기억을 떠올렸다. 항구 입구 양 옆으로 늘어선 난전에는 인근 바다에서 잡힌 넙치·가자미·방어 같은 싱싱한 활어들이 가득했다. 관광객들이 곳곳에 쭈그려 앉아 흥정을 벌이는 것도 볼거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