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조합이 빚어내는 친밀한 수원 이야기

10/29~10/30 인문도시 주간, 오! 인문도시 포럼, 코로나19이후 도시와 시민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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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정(yjfpeace)등록 2021.10.19 15:15
낯선 조합이 빚어내는 친밀한 수원 이야기
-오! 인문도시 포럼
 
 『전국 축제 자랑』의 에세이스트 김혼비·박태하, 『새로운 가난이 온다』의 정치철학자 김만권, 『모멸감』을 쓴 성공회대학교 김찬호 교수,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작가 임동근 정치지리학자 등, 이분들이 함께 모여 얘기를 나눈다면 무엇을 말하게 될까? 책 축제도 아니고 '인문도시'를 주제로 한 '포럼'이라면?
 
호명한 작가들의 책을 즐겁게 혹은 애틋하게 읽은 독자라도, 이분들과 함께하는 포럼이 상상이 잘 안 될 것이다. 몇 명의 등장인물이 더 있다. 공동체 미디어 수원 FM 개국을 준비 중인 시민, 수원에서는 아직 드문 사회주택 단지 안에 둥지를 튼 다함께돌봄센터 운영자, 지금은 폐건물로 남아있는 서울대 농생대 건물을 배경으로 한 오프라인 추리게임을 기획한 청년 기획자, 오랫동안 살아온 파장동 사람들을 그림책에 담은 시민 그림책 창작자, 팬데믹 상황에서 만나지 못해 위기를 맞은 시민 읽기 모임의 생태계를 복원하려는 평생학습관 연구원, 도시 개발 속 폐쇄하게 된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와 이 공간의 여성과 인권 문제를 지속해서 제기하고 있는 단체 활동가 등. 눈치 챘을 것이다. 포럼이 이뤄지는 도시는 '수원'이며, 아마도 도시와 시민의 이야기를 하려는 구나.

10월 29일(금)~30일(토) 이틀 동안 진행되는 '오! 인문도시 포럼'은 '도시, 이웃에게 길을 묻다'란 큰 주제에 세 개의 세션을 담는다. 첫날에는 세션1 '우리는 도시에서 행복한가?'란 질문에 답해보고, 이튿날에는 세션2 '낯설고도 친밀한 수원을 탐구하다', 세션3 '문제에 맞서는 수원의 시민력'이란 소주제로 나눠 120만 대도시 수원의 정체성과 도시와시민이 직면한 문제에 대해 함께 생각한다.
 
아이들을 위한 안전한 돌봄의 자리가 생겼으면, 소소한 마을 소식도 내 일처럼 소리쳐 주는 시민의 방송이 있었으면, 걸어서 함께할 수 있는 읽기 모임, 목소리 약한 이웃의 소리도 바지런히 챙겨 듣는 공동체 등, 지금 수원에 꼭 필요한 조건과 바람을 모아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전국 지역 축제를 살피며 이상한데 진심이고 어설픈데 정감 어린 시민의 이야기를 담뿍 담고 찾아올 에세이 작가 김혼비·박태하의 시선과, 수원이란 도시에 새로운 기억을 더하려는 젊은 기획자의 호흡까지 더해진다. '오! 인문도시 포럼'은 낯선 조합이 빚어내는 친밀한 이야기로, 무조건 어렵다 여기는 '인문'을 '재밌구나', '내 생활 속 얘기구나' 여기는 그런 자리가 될 것이다. '시민기획단 나침반'이 기획에 참여해 기관과 시민의 협력도 기대를 갖게 한다.
 
'지금, 우리'함께 문화도시 수원을 만들어가자는 의미를 담은 시민협의체 '수원 나우어스'에 착안한 웹툰 '나우와 어스가 간다'도 흥미롭다. 반려동물을 제외하고 사람과 가장 가까이 사는 동물, 길고양이 나우와 어스의 눈에 비친 사람들의 모습을 본다. 내 생활 속에 숨어있는 인문적인 순간을 나우와 어스가 포착한다. 세상에, 나우와 어스가 만나는 사람들은 어쩜 이렇게 다정할까? 너무 좋은 면만 본 것 아닌가? 분명 길고양이에게 이유 없이 돌멩이를 던지고, 괴롭히는 사람도 있는데 말이다. 혐오와 차별, 이 역시 사람의 한 단면이다. 운 좋게도 웹툰 안에서 나우와 어스는 정다운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그렇다면 판타지일까? 그건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수원에 지금, 우리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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