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 후보 선출 전북 지역 합동연설회가 열린 전주 화산체육관에서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가 당원들에게 인사한 뒤 나란히 자리에 앉고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선거는 후보자를 알아 가는 과정이 될 수도 있지만 '몰라 가는' 과정이 될 수도 있다. 선거운동에서 쏟아지는 각종 정보들로 인해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선거가 갖는 이 같은 부작용을 보여주는 사례가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이다. 유권자들을 기만할 수도 있는 선거의 어두운 면을 유감없이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2007년 6월 11일의 후보자 등록으로부터 시작해 그해 8월 19일의 투표로 끝난 한나라당 경선의 주자는 다섯 명이었다. 기호 1번 이명박, 2번 원희룡, 3번 박근혜, 4번 홍준표, 5번 고진화가 그들이다.
7월 20일 사퇴한 고진화 의원을 제외한 네 후보의 득표율에 관해 <매일경제>가 운영하는 8월 20일 자 MBN 뉴스는 "이명박 후보는 총 16만 3617표 가운데 49.56%인 8만 1084표를 얻어 7만 8632표에 그친 박근혜 후보를 2452표 차이로 앞섰습니다"라며 "1.5% 포인트 득표율 차이, 그야말로 초박빙 승부였습니다"라고 보도했다.
그런 뒤 "원희룡 후보가 2398표로 3위, 홍준표 후보가 1503표로 4위를 차지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1·2위가 각각 49.56% 및 48.06%, 3·4위가 각기 1.47% 및 0.92%를 득표했던 것이다.
[이명박] "난 일 잘한다"
경선 과정에서 이명박은 이전부터 그랬던 것처럼 경제 전문가 이미지를 집중 부각했다. 샐러리맨 출신으로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회장(겸임)을 역임한 전력을 홍보하고 대운하 사업 등을 통해 경제를 일으킬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일 잘하는 경제 대통령감'의 이미지를 만들어 나갔다.
수용 인원이 7천 명인 안양체육관에 1만여 이상이 운집한 8월 13일 합동토론회 때도 그는 통로와 난간까지 꽉 들어찬 청중을 향해 자신이 '일 잘하는 대통령'이 될 것임을 역설했다. BBK와 도곡동 땅 문제를 비롯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 박근혜에 맞서 일관되게 '일 잘하는 대통령론'을 역설했다.
다음날 발행된 <경기일보> 기사 "이(李) '될 사람에게 표 몰아달라' 굳히기"에 따르면, 13일 연설회 때 그는 "저는 남을 비방하거나 말 잘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일 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이길 사람에게 표를 모아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자신이 경제의 천지개벽을 일으킬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8월 15일 자 <대구일보> '한나라 대구·경북 합동연설'에 따르면, 14일 대구실내체육관 연설회 때 그는 "이제 대한민국도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경제지도자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며 "대구 경제가 어려운데 천지개벽을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