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시대, 독특한 감수성을 키우는 전시 <이리듐 에이지: 새 친족 만들기>

코로나19로 인한 메타버스 가속화와 혼란의 시대, 안가영 작가의 게임아트 작품을 중심으로 ‘나는 누구이며, 반려는 누구인지’에 대한 성찰을 제안하는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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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석(suek1004)등록 2021.07.14 17:11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환경에서의 우리는 어느새 메타버스를 가상현실을 넘어서 현실과의 구분을 모호하게 인식하고 있다.
 
성북어린이미술관 꿈자람의 2021년 기획전시 <이리듐 에이지: 새 친족 만들기>
▲ <이리듐 에이지: 새 친족 만들기> 전시 포스터
 
어린이는 물론 다양한 대상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모두의 미술관을 지향하는 성북어린이미술관 꿈자람(이하 꿈자람, 2019년 성북구립미술관 분관으로 개관)은 5월 14일부터 2021 꿈자람 기획전시 <이리듐 에이지: 새 친족 만들기>(IRIDIUM AGE: MAKING NEW KIN)를 진행 중이다.
 
2021 꿈자람 기획전시 <이리듐 에이지: 새 친족 만들기>(IRIDIUM AGE: MAKING NEW KIN)는 인간과 비인간의 구분조차 모호해진 혼돈의 메타버스 시대 속에서 전통적인 친족(KIN)의 개념 또한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변화상을 내포한 전시이다.
 
이리듐(Iridium)은 스마트폰, 태블릿PC, 평면TV 등의 핵심부품인 LED의 원료로서, 전시제목 '이리듐 에이지(IRIDIUM AGE)'는 가상세계를 총체적으로 상징하는 키워드이자 완전히 새로운 세상 속에 이미 우리가 들어 와 있음을 선언하는 은유이다.
 
부제 '새 친족 만들기'는 또한, 인간과 과학기술의 상호 침투 여파로 인간과 비인간의 구분조차 모호해진 시대에 혼인과 혈연 공동체인 전통적 친족(KIN) 개념 또한 달라질 수 있다는 변화상을 내포한다. 즉, 내가 함께 살아갈 반려의 대상이 달라졌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나는 누구와 함께 KIN(친족)하고, KIN(거절)할 것인가?'▲ 안가영 작가의 작업 <친족을 만들어라! Make KIN>, <자신을 대체할 수 있는 존재들이 어디에나 존재하는 존재들> 설치 전경 (영상 설치) , 2021
 
전시장 입구엔 'MAKE KIN' 강렬한 초록의 일곱 글자 네온 작품이 반겨준다. <친족을 만들어라>는 관객들이 처음 만나는 작품이자 주제가 담긴 메시지이며 질문이다.
 
이어 만나는 영상 작품 <자신을 대체할 수 있는 존재들이 어디에나 존재하는 존재들>은 공간에서 가장 마지막에 만나게 될 안가영 작가의 게임아트 작업인 <KIN거운 생활: 쉘터에서>의 프롤로그 영상이자 게임에 등장하는 존재들의 서사를 다루고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쉘터엔 인간과 비인간, 소외된 자들의 그룹 복제견 메이, 청소로봇 준, 이주노동자 줄라이가 아슬아슬하고 미묘한 관계를 형성해나간다. 이 관계의 운명은 게임 플레이어가 되는 관람자들에게 달려있다.
 
▲ 안가영 작가의 <반려종 허용테스트>
▲ .feat 박지현 작가의 <보이지 않는 것>
 
입구의 앞선 두 작품에서 '쉘터 안' 존재들의 관계를 생각했다면, 이어지는 공간에선 '과연 나는 누구와 살아갈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퀴즈 형태로 제시되는 관객 참여형 작품 <반려종 허용테스트>(안가영 외)와 <UNSEEN>(feat artist 박지현)은 나만의 결과물을 받을 수 있는 전시의 묘미 중 하나다.
 
▲ <준을 위한 민첩성 훈련장> 전시 전경
총 3개로 구획된 공간 중 마지막 공간에서는 입구의 영상 속에 등장한 '청소 로봇 준'의 실물을 만날 수 있다. 마지막 공간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로봇 준은 시뮬레이션 게임 <KIN 즐거운 생활: 쉘터에서>의 대형 화면 속에도 등장하며 메타버스를 실감하게 만든다. 관람자는 공간을 돌아다니는 로봇 준과 직접적인 관계 형성을 할 수 있는데, 전시장에 비치되어있는 굴러가는 장대(bar)를 통해 놀이와 훈련의 경계를 넘나들며 즐길 수 있다.
 
▲ 안가영 작가의 <KIN 즐거운 생활: 쉘터에서>
마지막 공간의 벽면 가득히 재생되는 시뮬레이션 비디오게임 <KIN 즐거운 생활: 쉘터에서>를 통해서는 전시장 입구의 첫 번째 영상작품 속 복제견 메이, 청소 로봇 준, 이주 노동자 줄라이를 더욱 적극적으로 만날 수 있다. 마우스를 움직여 작동하는 이 아트게임에서는 특정 대상에게 선물을 주거나 일거리를 줌으로써 그들의 관계형성에 관여할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한 전시 연계 교육프로그램
▲ 전시 연계 교육프로그램 홍보 배너
 
더불어 성북어린이미술관 꿈자람은 전시 연계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타인/타종과 어떤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 실험하는 워크숍 <bitsy game과 함께 한 새 친족 만들기> 등 총 3회에 걸쳐 진행된 워크숍은 어린이들이 직접 픽셀 게임을 만들어보면서 낯설고 호감도가 낮은 대상에 대한 관용의 마음을 키워보는 의미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 2021 꿈자람 기획전시 <이리듐 에이지: 새 친족 만들기>는 성북어린이미술관 꿈자람에서 7월 17일(토)까지 개최되며. 구체적인 관람 정보는 다음과 같다.
 
▶ 문의 02-6906-3137
▶ 홈페이지 https://sma.sbculture.or.kr/child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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