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과감하게 청소년 예비당원제 도입한다면

국민의힘에 건네는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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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승민(mingoodnice)등록 2021.04.30 08:37
  

청소년단체에서 "우리의 참정권을 반대하는 정당은 평생 찍지 않겠다"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국민의힘은 전신인 자유한국당 시절부터 만18세 선거연령 낮추기에 반대하는 등 청소년 정치기본권 확대를 가로막는 주범이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2월 몇몇 청소년단체는 당시 자유한국당의 청소년 정치 참여 방해를 비판하며 "자유한국당이 계속 반대하면 우리는 평생 자유한국당에 표를 주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 정치에서 국민의힘은 청소년의 정치 참여를 계속 막아왔다. 이런 과거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최근 1020 남성들의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민의힘이 청소년을 정치의 주체로 받아들일 적기는 바로 지금이다.
 
국민의힘은 정당법 22조를 이유로 선거권이 없는 만18세 미만의 입당을 막고 있다. 실제로 만14세인 기자가 국민의힘 입당을 시도해본 결과 '정당법에 의거, 아래의 내용에 해당되는 분들은 당원으로 가입하실 수 없습니다.', '만18세 미만은 회원가입 하실 수 없습니다.' 등의 메시지가 출력되는 등 청소년은 입당할 수 없다.
 
다른 정당의 경우를 살펴보아도 국민의힘이 뒤처져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비록 부족하기는 하지만 제한적으로나마 청소년 예비당원제를 운용하고 있고, 정의당은 당권 인정 및 당내 부문 위원회로 청소년위원회가 설치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국민의힘만 유독 청소년 참정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예비당원 이야기가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지난 2020년 9월 국민의힘 내부 청년조직 '청년의힘'이 출범하면서 예비당원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5월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아무런 진척이 없는 것을 보면 그저 말뿐인 외침이 아니었는지 의심스럽다. 실제로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는 기자의 질문에 "중앙청년위원회에서 알기로는 예비당원제도는 당에서 논의가 되고 있지 않다"라는 답변을 보내왔다.
 
국민의힘이 예비당원제를 운용한다면 가장 큰 이득을 얻는 것은 당연히 국민의힘이다. 청소년들이 직접 당내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만큼 소통은 더욱 활발해지며,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만큼 더 민주적인 정당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힘에 있어 예비당원제 도입은 새로운 기회이다.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청소년의 목소리
 
국민의힘이 예비당원제를 도입한다면 필시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청소년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직접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주재혁(부산광역시, 17)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국민의힘 예비당원제를 비롯해 청소년 참정권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 간단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청소년 정치활동에 대한 생각은?
 
"모든 당은 청소년당원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선거운동에 관련해서는 만 16세 이상 청소년부터 허용해야 한다. 자신의 권리와 요구를 주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한국의 학생들은 교육체계의 특성상 선거운동을 하거나 정치활동에 참여하기에는 불리한 점이 많다. 시간이 부족한 점과 사회적 인식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내신 관리, 대입 관리, 수능 준비 등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청소년들도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당, 체제, 정치인이 있을 텐데 선거 유세 기간에 이거(선거운동)를 법적으로 규제한다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청소년으로서 국민의힘에 건네고 싶은 말은?
 
"작년 총선부터 만18세, 생일이 지난 고3도 투표권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이 제도는 너무 늦게 생겼습니다. 진작에 있어야 할 제도가 2019년이 되어서야 겨우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우리 청소년들은 과거 정부 때도, 현 정부 때도 정부에 대한 불만, 요구가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청소년 정책에 대해서도 청소년에게 진짜로 필요한 정책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나이가 어리고 생각이나 정서적으로 성숙하지 않다고 무시하거나 배제하는 것보다는 그들을 이해하고 존중하여야 합니다. 앞으로 투표권은 만16세까지 부여되어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외국과 비교하면 너무나도 보수적이고 중요하게 다루어보지 않았던 의제가 아닌가 반성하게 됩니다."
 
 
-국민의힘 예비당원제 도입에 대한 생각은?
 
"적극적으로 찬성합니다. 국민의힘은 타 정당에 비하면 청소년 정당 활동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지 않습니다. 수차례 청소년 입당 제도를 만들기 위해 여러 단체가 만들어졌으나 지원도 지지도 없었습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너무 보수적인 문제도 있고 유교 사상이 남아있지는 않은가 생각합니다. 국민의힘은 당헌, 당규에 청소년 예비당원제를 보장하고, 존중하고, 지원한다는 조항을 추가해야 합니다.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청소년이 이렇게 많은데 당에서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주지 않고 협조적이지 않다면 많은 청소년 지지자들의 실망감이 클 것입니다.'
 
국민의힘, 청소년 정치 참여 가로막던 과거와 결별하라
 

국민의힘은 최근 지지율 상승 등으로 인해 고무된 모습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4.7 보궐선거에서 압승을 거두었고, 정당지지율 역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정당을 지지하는 여부를 떠나 국민의힘이 최근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고, 그 사이에 청소년도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부끄러운 과거를 가지고 있다.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유불리를 따져가며 만18세 선거권을 반대한 일은 오래전 일이 아니다. 오죽하면 청소년들이 "평생 자유한국당은 찍지 않겠다"라는 말까지 했겠는가? 국민의힘은 이런 부끄러운 과거에 대해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국민의힘이 진정 청소년 참정권을 가로막은 과거와 결별하고자 한다면 청소년 예비당원제를 시행해야 한다. 청소년 정당 가입을 제한하는 정당법 개정에도 나선다면 더욱 좋겠다.
 
나는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지만, 진심으로 국민의힘에서 더 많은 청소년이 목소리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 첫걸음이 예비당원제 시행이다. 많은 청소년이 기다리고 있다. 국민의힘 변화의 적기는 지금 당장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는 중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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