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자연사박물관에 있는 네안데르탈인(Neanderthal) 모형
Natural History Museum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 사이에 여러 차례 혼혈이 있었다는 것이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진 뒤,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 조상과의 관계는 우호적이었을지, 서로 대화를 할 수 있었을지와 같은 많은 질문이 생겨났다. 최근 이와 관련한 두 연구가 진행됐다. 하나는 네안데르탈인의 귀 구조를 토대로 이들이 빠르고 복잡한 대화가 가능했을 거라는 연구이고, 또 다른 하나는 '뇌 오가노이드' 연구를 통해 이들의 뇌 기능이 인간과 구별되었을 수 있다는 연구다.
그간 우락부락한 모습에 야만적인 원시인의 모습으로 그려지던 네안데르탈인은 한 꺼풀씩 베일을 벗으며 인간의 모습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 그들과 현생 인류의 궁극의 차이는 무엇인지 더 궁금해지게 한다.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의 교집합
지금 전 대륙에 퍼져 살고 있는 '현생 인류'는 대략 20만 년 전에 아프리카에서 기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석 연구 및 다양한 인류 집단의 미토콘드리아 DNA와 Y염색체, 유전체(genome), 방대한 데이터를 수십 년간 분석한 뒤 얻은 결론이다.
5만~10만 년 전쯤 아프리카에 살던 현생 인류의 일부가 아프리카와 유라시아를 잇는 길목인 지금의 이집트 지역을 통해 아프리카에서 나왔다. 유라시아 대륙에 진출한 이들은 유럽과 아시아 대륙으로, 호주, 아메리카로 계속 퍼져나갔다.
그러나 현생 인류 진출 수십만 년 전부터 이미 유라시아 대륙에는 여러 사람 속(Homo)이 살고 있었다. 그중 하나가 네안데르탈인이다. 지금은 지구상에 '호모 사피엔스'만 남아, 우리가 진화해온 역사 동안 줄곧 우리만 있었던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현생 인류는 유인원에서 갈라져 나온 뒤 수백만 년 동안 여러 갈래의 족보로 갈라져나갔다.
네안데르탈인의 경우, 대략 수십만 년 전부터 수만 년 전까지 살다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난다. 불과 수만 년 전에 그들은 우리 조상들과 함께 지구에 살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인간이 100년을 살기 어렵고, 기록으로 남은 이른바 '역사시대'가 수천 년뿐인 것을 생각할 때 수 만 년은 엄청난 시간이다. 그러나 지구 생물들의 진화 역사를 감안하면 이는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인류학, 고고학적 증거들을 보면 네안데르탈인들은 우리 현생 인류와 꽤 흡사했다. 죽은 사람을 매장하고, 그들이 사용하던 물건을 같이 묻어주고, 동굴에 벽화를 남겼다. 그렇다면, 이들은 우리와 어떤 면에서 달랐을까. 우리 조상과도 서로 만났을까. 만났다면 우호적이었을까. 왜 인간은 살아남고 네안데르탈인은 멸종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