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빗물이단 며칠 만에 모두 지하로 새나갔다. 이곳에 산업폐기물 매립장을 지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최병성
지하에 얼마나 큰 동공들이 뚫려 있기에 그 많은 빗물이 다 사라졌던 말인가? 웅덩이에 고인 물은 하늘에서 쏟아진 빗물만이 아니었다. 마치 대형 모터로 물을 끌어오듯 매립장 예정지 밖 빗물도 벽에 뚫린 구멍으로 펑펑 쏟아져 들어왔다. 그 엄청난 물이 단 며칠 만에 다 사라졌다.
이번에 쌍용이 동공 조사를 한 이유는 필자가 찍은 빗물이 새나간 이 드론 사진을 반박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하지만 매립장의 안전성을 입증하려고 우라닌을 부었다가 지하 공동의 존재를 스스로 입증한 상황이 됐다.
자승자박... 법원도 이미 '석회 광산에 매립장 안돼'
쌍용양회의 '쌍용'이란 이름은 이 지역 마을명인 '쌍용리'에서 따온 것이다. 이 마을엔 쌍용굴이라는 커다란 수직굴이 있었다. 그곳이 바로 매립장 예정지다. 쌍용은 그 쌍용굴을 60년간 발파했고 여기서 얻은 석회석으로 시멘트를 만들었다.
물에 잘 녹는 석회암 지역은 지하에 동공이 발달한다. 심지어 이곳은 발파로 지하에 암반 균열이 심각하게 일어난 곳이다.
지난 2014년 11월 6일 청주지방법원은 석회암 폐광산에 매립장을 지을 수 없다고 판결했다. A사는 단양군에 매립장 허가를 신청했다. 단양군은 침출수 위험을 들어 불허했다. 그러자 A사는 ▲ 시추 조사, 시추공 영상촬영, 지하수 조사로 지반의 안전성을 조사했으며 ▲ 침출수 발생을 근원적으로 막고자 매립장 전체를 에어돔(air dome)으로 씌울 예정이며 ▲ 바닥엔 3중의 차수 시설을 하고 ▲ 그런데도 발생하는 침출수는 외부로 배출해 침출수 유출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완벽한 매립장을 만들 예정이라며 단양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 이곳이 석회암의 특성상 수직 절리 또는 균열이 발달하여 싱크홀이 발생하는 지역이며 ▲ A사가 과학적인 지반 조사를 했다 할지라도 석회암의 특성상 현재 상태가 앞으로도 동일하게 유지된다고 단정할 수 없어 폐기물 매립장 부지로 적합하지 않으며 ▲ 외국에서도 카르스트 지형에 매립장을 짓는 것은 위험하다는 의견이 제시된다며 단양군의 손을 들어 주었다.
또 지난 2019년 10월 16일 대구지방환경청은 B사가 문경시에 건설하려는 산업폐기물 매립장에 대하여 ▲ 석회암 지역으로 침출수 유출시 지하수 오염 가능성이 있고 ▲ 과거 석회석 채굴을 위한 발파로 암반 균열 위험이 있다며 환경영향평가서 자체를 부동의해 사업을 백지화했다.
쌍용양회 30년사를 보면 이곳을 발파해 왔다는 사실을 생생한 사진과 함께 기록했다. 매립장을 지으려는 곳 바로 옆에는 쌍용의 또 다른 석회석 광산이 있다. 여기서 매일 발파가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