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순 와글 이사장(좌)과 즉문즉답으로 인터뷰를 시작한 강민진 위원장(우)
와글
- 오늘은 좀 짧은 호흡의 질문부터 던지고 싶어요. 이른바 '다짜고짜 질문'이랄까. (웃음) 짧게 대답해 주세요.
"아, 네. (웃음)"
- 강민진에게 정치란?
"우리가 미래를 만드는 방법."
- 강민진에게 청년이란?
"가진 건 없는데 살 날은 너무 많은 사람들."
- 강민진에게 강민진이란?
"흠... 특이한 듯 평범한 청년? (웃음)"
- 역시 대변인 출신답네요. (웃음) 오늘은 이런 세 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눠볼 거예요. 우선 청년정의당에 대한 질문부터... 청년정의당을 '당 안의 당', 당내당이라고 말하는데, 이게 무슨 뜻이죠? 원래 정당 안에 청년위원회가 있었는데 청년당이라고 하면 뭐가 달라지는 거죠?
"기존의 당 체계 하부조직으로 위치하는 청년 부서가 아니라, 청년들한테 주도성을 부여하고 결정 권한을 주고, 예산과 공간을 허용한다는 뜻이에요. 정당 내에 소수자일 수밖에 없는 청년세대들이 주도적으로 스스로를 대변하고 스스로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선도적으로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죠."
- 청년정의당을 '창당'한다고 표현하잖아요? 그럼 일반적인 정당조직과 유사한 형태가 되는 거예요?
"법적으로 다른 정당을 창당하는 건 아니지만, 청년정의당 안에 중앙도 있고 지역 시·도당이나 지역위원회도 있고 의제별 기구도 갖추는 형태가 될 거예요. 당을 완전히 모사한 축소판은 아니겠지만 청년들의 눈높이와 관심사에 맞는 구조를 가진 독립된 공간인 거죠."
- 음, 그러니까 그동안 여러 식구가 사는 집에 청년들이 쓰는 방 한 칸이 있었다면 앞으로는 별도 출입구와 거실, 침실, 화장실을 갖춘 미니 2층에 입주하게 된다... 뭐 그런 뜻인가요?
"그렇게 볼 수 있겠네요. (웃음)"
- 그럼 따로 당 강령 같은 것도 만들어요?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개인적인 바람으론 청년당원들이 대거 참여하는 몇 개월간의 토론을 통해서 청년정의당 강령을 만드는 과정이 되면 좋겠어요. '진보정치의 새로운 세대는 무엇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가?' '우리는 무엇을 정의롭다고 하는가?' 같은 질문들을 통해서, 이미 만들어진 정의당의 가치를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게 아니라 청년들 스스로 기준을 만들고 결정하도록 하고 싶어요."
- 실제로 그게 가능한가요? 그동안 정치권에서 '청년'이라는 간판만 씌워주고 당 주류인사들이 좌지우지하는 경우를 많이 봐와서. (웃음) 당내당으로 자율성, 독립성을 가진다면 청년정의당이 당 중앙과 다른 목소리를 낼 수도 있나요?
"그런 독립된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구조를 짜고 있어요. 예를 들어, 지난 조국 사태 때와 같은 논란이 다시 벌어진다면, 청년정의당은 청년들의 시각에서 별도의 입장을 낼 수 있는 거죠. 물론 당 내부적으로 충분히 소통하고 조율하는 게 기본이겠지만."
"청년정치는 영역이 아니라 관점의 문제"
- 21대 총선을 앞두고 정당마다 청년 물갈이를 이야기했는데 이번에 당선된 국회의원 평균연령이 54.9세예요. 정당별로 보면 열린민주당이 59세, 통합당(국민의힘)은 56세, 민주당 54세, 국민의당 53세. 그에 비해 정의당이 45세니까 평균연령이 50대 중반인 다른 정당에 비해서 확 낮아진 건 분명해요. 이렇게 낮아진 데에는, 작은 의석 수에 비해 2명이나 청년 비례후보가 들어갔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일 텐데, 정의당에서는 청년비례 후보를 비례대표 순번 1, 2번에 배치하는 굉장히 파격적인 조치를 취했잖아요. 총선 8개월이 돼 가는 이 시점에 청년 후보에게 앞 순번을 할당하는 일종의 우대조치에 대해서 당내 평가는 어떤 것 같아요?
"최근에 와서는 류호정·장혜영 의원이 의정활동에서 성과를 보이고 화제도 모으고 해서, 그렇게 함부로 얘기를 하진 않지만 불편하게 여기는 시선도 분명히 있죠. 특히 박원순 시장 조문 관련해서 당내에서 논쟁이 발생했을 때 조문 거부 입장을 낸 사람이 청년의원들이라는 점 때문에 청년할당을 준 것 자체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고요."
- 강 위원장님 생각은 어떤데요?
"비례대표 청년할당은 '누구의 자리를 뺏고 뺏기는' 대결적 구도로 볼 일이 아니에요. 새로운 세대가 정치적인 주체로 나서게끔 노력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그들이 청년문제의 당사자라는 점 때문만은 아닙니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비전과 계획을 만드는 데 청년적 시각과 관점이 적극적으로 반영돼야 하기 때문이죠. 청년정치인을 후배나 아랫사람으로 보고 가르쳐줘야 하는 대상으로 볼 게 아니라 가까운 미래를 대변할 수 있는 존재로 보는 인식이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