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알게 된 것인데 그 중년 사내가 말한 식이요법 정보는 인터넷이나 대체요법에 관련된 책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들이었습니다.
송성영
암 산업 마피아들에게 쫓겨 다닌다는 것도 믿기지 않았는데 은근슬쩍 어느 제품의 항암식품을 먹고 치유했다며 특정 제품의 정보를 흘렸습니다. 결국 항암식품을 팔려는 의도였던 것입니다. 노인들을 모아 놓고 출처 불명의 건강식품을 만병통치처럼 판매하는 사람들이나 다를 바 없어 보였습니다.
인터넷에는 정체불명 사내의 유혹처럼 항암 식품에 대한 온갖 정보들이 널려 있습니다. 1970년대 큼직한 뱀을 앞에 놓고 '한 마리 잡숴봐~'로 시작하여 만사형통으로 매듭짓는 거리의 약장사나 크게 다르지 않은 항암제품 광고들이 암환자와 그 가족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물론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온갖 항암제들 중에는 그 생약의 성분을 나름 의학적으로 분석한 제품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들 제품 대부분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사과 참외 포도 등의 과일이나 들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민들레와 같은 온갖 식물들의 항암 효과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봅니다.
항암 효과가 있다는 과일이나 식물들처럼 그 항암제들 또한 면역력을 키우거나 하여 암세포를 저지하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불치병, 암을 극복하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 제품을 복용하게 되면 암을 치유할 수 있는 것처럼 은근슬쩍 과장 광고를 하고 있고 그 제품의 가격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암환자를 유혹하는 정보의 바다에서 멀어질 무렵 평소 존경하던 조 선생으로 부터 메시지가 날아왔습니다.
"송 도사, 전화 좀 줘요. 암 치유하는데 좋은 정보가 있어요."
알고 지내는 몇몇 사람들은 나에게 적당히 붙일 호칭이 마땅치 않아 '송 도사'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조 선생 역시 평소 그리 불렀습니다. 늘 긴 수염을 달고 다니는 나의 외모 때문에 그렇게 부르는 모양입니다. 아무튼 조 선생의 말에 의하면 어느 말기 암 환자가 동충하초를 복용하고 나서 암세포가 거의 다 사라질 정도로 호전현상을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기 암환자는 암에 대해 알만큼 아는 한의사이기에 믿을 만하고 했습니다.
조 선생은 미국으로 장기 출장을 갔다가 자신의 아이가 미국 국적을 취득하는 것을 원치 않아 만삭이 된 아내를 한국으로 돌려보냈을 정도로 그 누구보다 조국을 사랑했던 군인이이기도 했습니다. 강직한 성품대로 그는 군 비리를 고발하는 양심선언을 했다가 오히려 감옥살이를 하고 군복을 벗어야 했습니다.
조 선생의 안내로 동충하초를 재배하여 건강식품으로 판매한다는 사람을 찾아갔습니다. 사실 동충하초에 대한 믿음보다는 조 선생에 대한 믿음과 그 배려에 대한 고마움 때문이었습니다. 이미 인터넷 정보를 통해 이런저런 항암식품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던 터라 조 선생이 아닌 다른 사람이 소개했다면 찾아가지 않았을 것입니다.
동충하초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은 자신만의 독특한 재배법과 추출 방법으로 만든 동충하초 추출물로 뇌암 수술 후 재발한 자신의 아내를 치유했다고 합니다. 조 선생이 말한 한의사 또한 그 동충하초 추출물 복용 후 불과 몇 개월 만에 암세포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다고 했습니다. 거기다가 대체요법을 연구하는 어느 일본 의사도 자신의 동충하초 추출물을 구입해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예로부터 인삼, 녹용과 더불어 3대 한방약으로 알려진 동충하초는 그 종류만 해도 수백 가지가 넘으며 그 중에서 항암에 좋은 동충하초가 따로 있다고 합니다. 항암 작용이 탁월한 동충하초라 할지라도 그 추출 방법에 따라 약효가 달라진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