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에서 34개 페스트 균과 다른 논문에 발표되었던 페스트 균들을 함께 분석해 재구성한 계통도(가계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선대에서 후대로 이어져 나간다. 14세기의 균들(빨강색과 노랑색), 15-17세기의 균들(초록색), 16-18세기 균들(파랑색)이 순차적으로 그려지고, 서로 계통이 이어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선조에 해당하는, 제일 왼쪽(Branch 0)에는 중국(CHN), 몽골(MNG) 등 아시아에서 채집된 균들이 위치해, 그 유래가 아시아임을 암시한다.
Spyrou et al. 2019
이 페스트균들은 중국과 몽골, 키르기스스탄, 조지아 등지에서 발견된 균들에게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보였는데, 이것은 2차 팬데믹과 그 이후 계속 번져간 페스트균 후예가 모두 중국과 몽골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균들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 외에도 논문에서는 유럽에서 14세기 이후 수세기에 걸쳐 흑사병이 지속되는 동안 균들이 여러 개의 계열로 갈라졌다고 봤다. 그 중 하나가 한편으로는 15-17세기 사이에 독일과 스위스 지역에서 발생했던 지역감염으로, 또 다른 한편으로는 17세기 런던, 18세기 마르세유에서 있었던 지역감염으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당시 페스트균이 어떻게 지역에서 지역으로 감염 고리를 형성하며 번져갔는지를 알 수 있는 결과다.
또한 이후 중국, 미국, 마다가스카르, 인도 등 여러 지역에서 채집된 균의 서열도 14세기 유럽에서 유행하던 균의 계열에서 갈라져 나간 것으로 분석됐다. 그간 가설로 논의되던 바와 같이, 유럽에서 창궐했던 페스트균이 다시 동쪽으로, 그리고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등지로 퍼져나갔을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다만, 여전히 흑사병 2차 팬데믹 시기의 유럽 외 다른 지역의 페스트균들은 아직까지 분석된 바가 없는 상태다. 앞으로 더 다양한 샘플들이 새로 분석된다면 어떤 통찰을 더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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