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7일, 엘 차포 아들 체포 작전 다음 날 시내 중심거리에 방치된 불탄 차량. 교전 당시 신알로아 카르텔 조직원들은 시민들의 차량을 탈취하여 태우면서 거리 곳곳을 봉쇄했다.
Noticia Imagen 화면 캡처
최근에는 정부군과 무장 충돌하는 장면을 마약 카르텔이 직접 촬영하여 실시간으로 SNS 상에 올리기도 한다. 정부에 대한 조롱이고 시민에 대한 과시와 위협인 셈이다. 군 병력이 마약 카르텔의 중화기에 밀려 퇴각하는 장면이나, 마약 카르텔이 군 병력의 작전 차량을 탈취하여 희화화하듯 낙서하고 두들겨 부순 뒤 공공기관이나 학교 앞에 진열하는 장면들을 직접 SNS를 통해 생중계한다.
이 모든 일련의 사건들 중 군인들이 마약 카르텔의 매복에 걸려 목숨을 잃거나 작전 중 이유를 알 수 없는 상부의 명령으로 무리하게 퇴각하는 상황들이 반복되었다. 그러니 군인들이 작전에 들어갈 때마다 자신들의 상관 중 누군가는 마약 카르텔과 닿아 있을 것이라는 두려움을 갖게 되고, 이는 곧 군인들의 사기 저하로 이어지면서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작전에 투입되는 군인들 각자가 어떻게든 개죽음을 면하고자 전전긍긍한다는 소문이 공공연하다. 그럼에도 마약 카르텔과 닿아 있을 만한 상관이 군부 최고의 수장인 국방부 장관일 것이란 사실은 감히 상상치 못했을 것이다. 살바도르 씨엔푸에고스의 체포를 두고 멕시코 정부가 당장 군 병력의 사기를 걱정한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처음이 아니다
게다가 살바도르 씨엔푸에고스의 체포가 더욱 충격적인 이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란 사실이다. 작년 지지난 정권(펠리페 칼데론 이노호사 대통령, 2006-2012)에서 6년 내내 치안 장관을 지냈던 헤나로 가르시아 루나(Genaro Garcia Luna)의 체포 및 구속과 판에 박은 듯 하니 개인의 이례적 사고쯤으로 여길 수 있는 여지는 애당초 사라진 셈이다.
헤나로 가르시아는 작년 12월 미국에서 체포되었다. 치안장관에 이르기 전 멕시코 연방수사국 수장을 지냈다. 그 역시 마약 제조, 마약 밀수, 마약 유통이라는 3종 세트로 엮였고 그에 더해 멕시코 마약 카르텔로부터 수백만 달러를 뇌물로 받은 죄목이 더해졌다. 이쯤 되면, '나르코 국가'라는 치욕이 더 이상 오명이 아닌 사실에 가깝다는 낙담이 멕시코 안팎에서 흘러나올 수밖에 없다.
행인지 불행인지, 작년 12월 전전 정부에서 연방 치안 장관을 지낸 헤나로 가르시아가 체포되면서 현 정부 연방 치안 장관인 알폰소 두라소 몬타뇨(Alfonso Durazo Montaño)에 대한 무언의 감시가 한층 촘촘해졌고, 지난 10월 15일 직전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을 지낸 살바도르 씨엔푸에고스가 체포되자 현 정부 국방부 장관인 루이스 산도발 곤살레스(Luis Sandoval Gonzalez)에 대한 감시가 다시 촘촘해졌다. 이 두 사건은 어찌 보면 현 정부에 대한 사전 경고인 셈이다.
그럼에도 '나르코 정부'라는 오명으로부터 현 정부 역시 온전히 자유롭진 못하다. 특히 작년 10월 멕시코 강성 마약 카르텔인 신알로아 조직 두목 엘 차포(2017년 미국으로 인도)의 아들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들은 여전히 국민들의 실망과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