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팬덤 카페(Kpop fandom cafe). 오스트리아 빈 서역 근처에 위치한 이 곳에서 매일 케이팝이 흘러 나온다
배을선
케이팝(K-POP)이 미국과 유럽에 소개되었을 때만 해도 게이팝(GAY-POP)이라고 무시하는 비평이 많았다. 들려주는 음악이 아니라 보여주는 음악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예쁘장한 얼굴에 화장을 하고 화려한 패션 감각을 뽐내는 미소년들이 윙크를 하며 춤을 추는 모습에 전 세계 젊은이들이 잠깐 열광하는 '해프닝'일 거라는 것이었다. 그 해프닝이 현상이 되어 몇 년 동안 식지 않고 있다.
인구 190만 명의 작은 도시 빈. 2019년 1월, 서부 기차역 근처에 위치한 빈 15구의 작은 카페 오픈식에 300명의 젊은이들이 추운 겨울날씨에도 불구하고 뱀처럼 꼬리를 물고 줄을 섰다. 케이팝 팬덤 카페(K-POP FANDOM CAFÉ)라는 한류 카페의 오픈식이었다.
SNS를 통해 카페가 문을 열고, 오픈 당일에 몇몇 유명 댄스팀이 공연한다, 한국 아이돌의 굳즈 상품을 살 수 있다, 한국 음료 및 간식 등을 판매한다는 게 홍보의 전부였다. 그럼에도 수많은 팬들이 찾아왔다. 이제 이 카페는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장소이자 연구소가 되었다.
빈 핫플레이스, 케이팝 팬덤 카페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가 빌보드차트 1위를 차지하자 오스트리아 방송채널인 <플러스4>(Plus4)에서도 9월 3일 BTS와 팬덤 카페를 소개했다. <플러스4>는 BTS는 지금 전 세계 팝뮤직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아티스트이며, 이들의 성공에는 끝이 없다,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오스트리아에서도 케이팝 팬덤 카페를 통해 한국문화가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페 창업자인 윤선영씨는 평범한 주부였다. 태권도가 한국이라고 믿었던 10대, 김동률과 이승철이 한국음악의 전부라 생각했던 20대, 싸이가 한국을 좀 띄워준다고 생각했던 30대를 지나자, 한국 사람이라는 이유로 길거리에서 사진을 같이 찍자는 요청을 받았다. 그렇게 천천히 한류의 인기를 실감하게 됐고, 아이들이 크고 나니까 한국문화를 제대로 알리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