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 역사를 봐야한다 생물학적 아버지 김대중을 역사적 아버지로 승화시켜야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의원이 된 뒤로 여러 가지 논란이 되고 있다. 개인의 정치적 도덕성 문제와, 부모인 김대중 대통령 및 이희호 여사의 유산을 둘러싼 분쟁이 그것이다. 김 의원이 국회의원이 되기 전 강남지역 부동산투기의혹과 공직자 재산신고 누락의혹 등은 법적 절차에 따르면 될 터다. 해명할 것은 해명하고 문제가 있으면 그에 따른 책임을 지면 될 일이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도 이미 부모가 갖는 사회적 위상 때문에 사실상 공인이었지만, 이제는 현직 국회의원 신분이니 법적으로도 공인 중 공인의 신분이다. 문제는 김대중 대통령(DJ)과 이희호 여사의 유산을 둘러싼 논란이다. DJ와 이 여사가 일반인이라면, 흔하고 흔한 형제간 유산 싸움으로 치부할 수 있다. 그러나 DJ와 이 여사는 단지 김 의원과 그의 둘째 형 김홍업 전 의원의 생물학적 부모에 그치지 않는다. DJ는 단순히 전직 대통령 중의 한 명이 아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 아버지요, 남북통일과 세계 평화의 상징적 인물이다. 대한민국 역사상 유일한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어쩌면 DJ는 이미 역사에서 대체불가능한 반열에 올랐는지도 모른다. 이 여사는 대한민국 여성운동의 어머니다. 두 분은 말할 필요도 없이 역사적 인물이다. DJ와 이 여사의 흔적 하나하나는 역사다. 역사적 사적은 그 자체가 유·무형의 문화재다. 설령 법적 소유권이 개인에 있다하더라도 함부로 처분할 수 없다. DJ와 이 여사가 살았던 동교동 자택이 그런 경우다. DJ가 받은 노벨평화상 상금도 마찬가지다. 동교동 자택과 노벨평화상 상금은 DJ와 이 여사 생전에 그 미래가 결정되었다. "이 여사는 "동교동 사저를 '대통령기념관'으로 사용하고, 김 전 대통령이 받은 노벨평화상 상금은 기념사업 기금으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유언을 남겼다."(<한겨레>신문. 2019.8.19.) 이 여사의 유언은 상식적이며 역사적 방향에 부응하는 내용이다. 논란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김 의원은 하나은행에 예치해놓았던 노벨평화상 상금 8억 원을 일방적으로 찾아갔고, 동교동 자택도 개인 재산으로 돌리려 한다. 김 의원의 큰 형인 고 김홍일 전 의원의 부인이나 둘째 형인 김홍업 전 의원 등 형제간 상의도 없었다고 한다.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 등 DJ의 민주화 동지들과 협의도 없었다. 요즘 평범한 서민의 자식들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필자는 시골 출신으로 5남 1녀 중 다섯째이지만, 물론 부모의 전체 유산이라고 해야 시골 논밭 떼기 1천만 원도 안 되지만, 6형제가 나누면 160만원에 불과하다. 필자는 물론 유산 상속을 포기했다. '껌값'도 안 되는 돈을 받아봤자 피곤하기만 하고, 시골에 농사짓는 큰 형이 당연히 전체 땅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 코딱지만 한 부모님 재산도 시골에 사는 큰 형과 둘째 형이 함부로 처분하지 않는다. 필자를 포함해 동생 4명에게 모두 전화해 사전에 상의한다. 비록 유산은 1천만 원에 불과하지만 우리 가족에게는 부모님의 삶과 정신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어느 한 형제가 절대 독점할 수 없다. 대한민국 보통 사람들의 삶이 이렀다. 김 의원의 행동에 동의할 국민이 과연 몇이나 될까. 더구나 김 의원의 형들인 고 김홍일 전 의원과 김홍업 전 의원은 민주화 운동을 하다 고문을 당하기도 한 아버지 DJ의 민주화 동지다. 김 전 대통령과 이 여사가 살던 동교동 자택은 수많은 민주화 투사들이 드나들던 역사의 한 페이지다. '동교동'이라는 말 자체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과 함께 민주주의 상징이다. 대한민국 역사는 그렇게 걸어왔다. 동교동 자택과 노벨평화상 상금 논란은 형제간 분쟁에 그치지 않고, 민주화 운동의 역사에도 흠집이 될 수 있다. 민주화 운동을 흠집 내려는 수구세력들이 아직도 얼마나 많은가. 더 이상 끌지 말아야 한다. 김홍걸 의원은 역사를 봐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신의 생물학적 아버지 이전에 이미 대한민국의 역사적 아버지라는 사실을…. 덧붙이는 글 정치전문매체<더와치>에도 송고했습니다 #김홍걸 #김대중 #김홍업 #동교동 사저 #노벨평화상 상금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