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보 수문이 닫혀 있을 때는 녹조만 가득한 죽음의 강이었다.
김종술
문재인 대통령님,
4대강 16개 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탐욕'으로 세웠습니다. 업적을 남기겠다는 야욕과 막대한 혈세로 돈을 벌겠다는 건설재벌들의 동맹으로 탄생한 구조물입니다.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이 앞장섰고 검찰, 관료, 학자, 국정원, 기무사, 심지어 군대의 불도저까지 동원했습니다. 이에 반대하면 '종북 빨갱이'로 낙인찍고 불법 사찰과 미행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야만의 시대였던 이명박 정부와는 달리 문재인 정부는 절차를 밟았습니다. 2017년 5월 22일 대통령이 직접 4대강 보 상시 개방과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책감사를 지시했습니다. 2018년 8월 환경부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이 설치됐고, 이듬해 2월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이하 4대강 기획위)가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불과 2년여 만에 거의 모든 법적 절차를 생략한 채 군사작전을 벌이듯이 4대강사업을 속전속결로 밀어붙인 이명박 정부와는 달랐습니다. 하지만 결정이 한 없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집권 4년차가 됐는데도, 국가물관리위원회는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을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환경부는 한강과 낙동강 보의 수문조차 열지 못하고 있습니다.
4대강 재자연화를 적극적으로 나서서 실행할 인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조명래 환경부 장관입니다. 그는 환경단체들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자 "절대적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변했습니다. 하지만 아래 기사를 보시면 임기 1년 9개월이 지나도록 조 장관이 허비한 절대적 시간들을 직접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조명래 환경부 장관, 이젠 내려오십시오 (http://omn.kr/1or3s)
환경부는 위 기사가 나간 뒤 10일만 인 8월 6일 '녹조발생기간 낙동강 보 개방 추진방안 논의' 제하의 참고자료를 발표했습니다. 그동안 '낙동강 수문개방'이 금칙어인 양 언급하지 않았던 환경부가 낙동강 창녕함안보와 합천창녕보 2개 보의 추가 개방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였다는 게 확인된 셈입니다.
4대강 재자연화 공약 이행에 늑장을 부렸던 인사는 조 장관만이 아니었습니다. 4대강 기획위원장이었던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원장은 자기 페이스북과 오마이뉴스에 올린
'4대강 재자연화 정책, 누가 막았나' (http://omn.kr/1ornk) 제하의 글에서 조명래 환경부장관,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김혜애 전 청와대 기후환경비서관을 지목했습니다.
홍 교수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이들에게 "배신감을 느꼈다"고 토로했습니다.
[관련기사]
"배신감 느꼈다" 문재인 정부에 사표낸 교수의 호소 (http://omn.kr/1oroq)
4대강 손 놓은 환경부, 알고 보니 청와대의 뜻? (http://omn.kr/1orti)
'3인방'은 아직도 4대강재자연화를 포기한 게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정책은 결과로 말해야 합니다.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워야만 기강을 바로 세울 수 있고, 촛불 시민들의 여망인 중단 없는 적폐 청산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말의 장막] 미래통합당의 끊임없는 거짓말, 이에 휘둘리는 허약한 참모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