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받는 보수는 의료 서비스의 댓가인가. 의사 자격증을 얻기 위해 투입한 노력의 댓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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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춘(lsbc55)등록 2020.08.28 12:12
의사들의 높은 보수는 의료 서비스의 댓가인가. 의사 자격증을 얻기 위해 투입한 노력의 댓가인가?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치열한 입시경쟁을 뚫고 의대에 입학해야 하며, 상당한 수련 기간을 거쳐야 한다. 사실 어떠한 전문 직종이든 오랜 수련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그런데도 대학교수와 의사들을 비교하면, 주요 대학의 정년보장 교수를 제외하면 교수들은 일반적으로 의사들만큼의 대우를 받지 못한다.
 
그러면 의사들이 누리는 높은 보수는 결국 치열한 의과대학 입시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투입한 노력의 댓가란 말인가? 물론 입시경쟁에서 승리하려면 개인의 노력만이 아니라 가족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원칙적으로 의사가 받아야 할 보수는 그 직업을 얻기 위해 개인이 투입한 준비와 노력의 댓가일 수 없다. 그 준비와 노력은 대부분 치열한 입시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투입된 것이므로 의료서비스 자체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특정 직업 종사자가 받는 보수는 그가 제공하는 노동의 사회적 가치 내지 서비스의 질에 따라 주어지는 것이 맞다. 그렇지 않다면, 그 보수는 죽은 노동의 댓가, 즉, 지대와 같은 것이다.
 
폐쇄적 자격제도가 시행되고 자격 취득의 기회가 매우 제한적인 인원에게만 허용되면, 그 직업은 희소성 때문에 특권적 지위를 누리는 신분이 된다. 특권적 지위를 얻은 의사가 제공하는 노동은 더 이상 서비스가 되기 어렵다. 결국 의사가 환자들 위에 군림하게 된다.
 
더욱이 의사들이 자신들의 기득권, 즉 폐쇄적인 자격제도를 매우 제한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의료거부 등의 실력행사에 나서고 그러한 행동이 용인된다면, 그들의 특권적 지위는 더욱 공고해지고 의료서비스는 더욱 불평등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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