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검찰의 불법 폐기물 수사 결과 보고서
검찰청
쌍용은 광산을 개발해 시멘트를 팔아 기업을 운영했다. 비록 지금은 재벌이 해체되었지만 시멘트 공장에서 시작해 자동차까지 거느린 쌍용 재벌이 되었다. 그렇다면 목적이 다한 폐광산을 진작 복구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오래도록 폐광으로 방치하고 폐기물을 불법 매립하더니 이제 와서 산업 쓰레기 매립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석회암 지형인 서강
서강변에 쓰레기 매립장을 지으면 안되는 이유가 있다. 지질 때문이다. 이곳은 시멘트를 만들기 위해 석회석을 캐내던 곳이다. 석회암이 물에 녹아서 평지가 만들어지거나 녹다가 남은 암석들을 총칭하여 카르스트 지형이라고 한다. 쌍용의 매립장 예정지를 포함하여 서강의 한반도 지형 인근은 우리나라의 가장 대표적인 카르스트 지형이다. 지질학을 공부하는 이들에게 서강변은 카르스트 지형의 박물관이라고 불린다.
특히 석회암이 부분적으로 녹아 둥그런 평지가 만들어지는 것을 돌리네(Doline)라고 하고, 이러한 돌리네가 연속하여 발달하면 우발레(Uvale 혹은 우발라 Uvala)라고 한다. 보통 돌리네와 우발레는 밭으로 이용된다.
도로에서는 울창한 산림에 가려 숲속에 있는 밭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좁은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갑자기 드넓은 배추와 옥수수 밭이 펼쳐진다. 물이 조금만 고여도 뿌리가 썩는 배추 농사가 숲속 웅덩이 밭에서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울창한 숲속에 깊이 파인 깔때기 형태인 돌리네와 우발레가 밭으로 이용 가능한 이유가 있다. 지하에 절리와 동공이 많은 석회암 지형의 특징 덕에 우발레에 안에 있는 싱크홀(sinkhole)을 통해 물이 지하로 빠져나간다.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물이 고이거나 침수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높은 산에 위치한 돌리네와 우발레 밭에 내린 빗물은 경사진 곳으로 흘러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지하의 절리와 동공을 통해 하천과 강으로 흘러간다. 빗물이 석회암 지형의 작은 절리 사이를 흐르며 주위의 암석들을 용식시키다 시간이 흘러 그 틈이 커지면 동굴이 만들어진다. 카르스트 지형의 돌리네와 우발레 지하에는 지금까지 발견되지 못한 수많은 동굴이 있으며 이로 인해 종종 무너져 내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