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MBC사생결담76회 출연했을 때의 모습
안동MBC
2020년 3월, 경북 안동의 게스트하우스, 링커파티하우스(아래 '링커')가 망했다. 세계적인 여행 숙박 플랫폼 '부킹닷컴'에서 3년 연속 평점 9.2점을 받았던 우수 게스트하우스도 코로나19 앞에서 어쩔 수가 없었다. 누군가에겐 얼마 되지 않을 비용이지만, 누군가에겐 삶을 짓누르는 건물 임대료를 감당할 수가 없었다.
2015년, 경북 안동의 정체 모를 청년들 몇몇이 안동역 앞 횡단보도까지 140m 거리에 있던 도심의 허름한 건물을 직접 개조하고 꾸몄다. 청년들의 노동으로 2016년 2월에 재탄생한 링커는 게스트하우스이면서, 주거·놀이·노동·학습의 자립을 꿈꿨던 청년자립공동체 바름협동조합의 아지트였다. 지역에서 재미나게 먹고 사는 문제를 고민했던 청춘들은 링커를 드나들며, 이름 그대로 '연결(link)'됐다. 세대를 넘어 지역의 많은 선배들도 응원해줬고, 전국 곳곳에 비슷한 고민을 하는 다양한 이들과 풍성한 교류 활동을 벌였다.
2015년부터 노동자 협동조합을 내걸며 생계를 함께했던 바름의 실험은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를 겪으며 현재 느슨한 공동체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나는 바름협동조합에서 2016년 동네에서 공부하자는 '동네대학'을 담당했고, 링커 1층은 동네대학 배움터였다. '정치야 놀자'와 '사회적 경제' 두 가지 주제를 함께 공부한 청년들은, 유쾌하게 사회 불만과 애증의 지역사회 이야기를 털어놨다.
꿈을 가로막는 '먹고사니즘'
한편, 활동을 하면서 바름을 끊임없이 괴롭혔던 것은 '생계' 걱정이었다. 사익을 추구했지만 활동의 공익적인 성격으로, 임금 노동의 경계가 불분명했던 사회불만세력(?)들의 협동조합은 개인이 하고 싶은 일과 공동의 가치를 실천할 '돈'의 문제를 매번 마주했다. 청년들의 공익활동, 쉽게 말해서 돈이 되지 않는 일들에 그다지 친절하지 않은 지역사회 분위기 속에서 각자도생하면서 청년들의 공동체를 만들고 지역사회를 바꾸는 활동을 병행하긴 쉽지 않았다.
행정과 중간 지원 조직의 지원 사업도 일시적이었다. 지속 가능한 활동 구조를 만들기는 쉽지 않았다. 한편 나는 바름 활동과 녹색당 일을 병행하면서, 생계 부담을 별도로 하고 할 수 있는 역할들을 이어갔다. 느슨한 결합이었다.
그리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 "18명 중 1명의 다른 목소리"를 내걸며 안동시의원 지역구 후보로 출마했다. 전국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열풍이 불었지만, 내가 출마한 지역구에 1번은 없었다. 자유한국당(2인), 바른미래당, 무소속, 녹색당이 경쟁했고, 결국 낙선했다. 낙선했지만 지역 청년들과 함께 나눈 고민을 과감히 내세운 선거였다.
안동청년공감네트워크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