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하는 빌 게이츠
연합뉴스
지난 7월 26일, 청와대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이자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이사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빌 게이츠 이사장은 서신을 통해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감명을 받았으며 한국이 민간분야 백신 개발에도 선두에 있다"면서 "코로나 및 여타 글로벌 보건 과제 대응에 한국정부와 함께 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이후 다시 한 번 한국의 코로나19 관련 대응에 대한 신뢰와 협력 의사를 밝힌 셈이다.
빌 게이츠 이사장이 한국의 바이오산업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빌 게이츠의 속내
미국의 코로나19 피해가 연방정부의 무능한 방역망을 무너뜨리며 심각해지기 시작한 3월 말, 게이츠 이사장은 미국 비영리 재단 테드(TED)의 큐레이터 크리스 앤더슨과 한 인터뷰에서 신속한 대량 검사와 감염자 격리를 시행하는 한국의 예를 본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4월 초 토크쇼 <더 데일리 쇼>에 출연해서는 "한국은 검사, 격리조치, 동선추적 등을 통해 감염대응에 성공했다"며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24시간 이내에 나오는 한국을 배워야 한다.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을 미국의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보통신기술(IT) 전문가인 게이츠 이사장이 한국의 역동적 방역 능력을 평가할 당시부터 그가 구상하는 인공지능 기반의 감염병 조기진단 프로그램이 한국에서 가장 먼저 실현될 수 있을 것임을 직감했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그로부터 며칠 후 게이츠 이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해 한국과 협력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그리고 한 달여 후 케이티(KT)에 감염병 연구를 위한 명목으로 3년간 총 12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케이티는 이를 통해 실제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감염병 조기진단 알고리즘과 통신 데이터를 활용한 감염병 확산 경로 예측 모델을 개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