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양촌양조장의 마당에 나와 있는 오래된 술독들.
막걸리학교
면 소재지에 하나씩 있었던 양조장들이 허물어지거나 새 건물로 변신했지만, 그래도 세월을 견뎌낸 목조 건축물로 논산 양촌양조장, 양평 지평양조장, 진천 덕산양조장, 영양 탁주합동, 괴산 목도양조장, 나주 남평주조장 등이 있지요.
마당과 정원과 나무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해남 해창주조장에 잠시 들러도 좋지요. 해창주조장은 백파거사 신헌구(1823~1902)가 소요원을 열었던 해창촌사 터이기도 하고,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인이 집을 지어 살던 곳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꽃나무들이 있어서 사철 꽃이 피어있지요. 예전 집주인이 별채에 양조 공간을 마련하여 양조장이 되었는데, 지금은 귀촌한 오사장네가 멀리서 찾아오는 사람들을 반기며 술을 빚고 있지요.
마을과 양조장이 잘 어우러진 시골 동네의 풍경을 보고 싶다면, 경북 상주 은척양조장 마을을 조용히 들어가보세요. 울타리도 없는 양조장 옆에는 벨트가 멈춘 지 오래된 방앗간, 뾰족지붕 교회, 키 낮은 초등학교 건물이 있지요. 양조장 주인이 땅과 건축비를 대서 교회를 지었고, 학교 운동장 잔디도 깔아주었답니다.
그 풍경을 보면서 은자골 탁배기를 한 잔 하는 여유가 있으면 더욱 좋지요. 양조장 부근 어딘가에 병든 이를 낫게 해준 은으로 된 잣대가 숨겨져 있다는 신비로운 전설이 전해오는 마을이기도 합니다.
양조장이 관광명소와 어깨동무하고 있는 곳들도 있습니다. 마을이 오래되고, 양조장도 오래되다 보니 서로 응원군이 되어 있지요. 충남 한산모시관 바로 옆에 한산소곡주 양조장이 있고, 호남 제일의 정자로 꼽히는 피향정에서 술 향기를 맡고 찾아갈 수 있는 거리에 태인합동주조장이 있고, 화약을 만들어 왜구를 물리쳤던 최무선(1325~1395)을 기리는 최무선과학관과 마당을 함께 쓰고 있는 한국 와인이 있고, 조선시대 성리학자 정여창 고택이 있는 함양 개평마을에는 솔송주 시음판매장이 있지요.
부산 사람들이 즐겨 오르는 금정산성 길 안에 금정산성토산주 양조장이 있고, 제주 성읍마을과 이웃한 곳에 제주고소리술익는집이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여행하더라도, 눈치 볼 것 없이 "어, 여기에 이런 곳도 있었나?" 하면서 들어갈 수 있지요.
양조장 반경 10㎞ 안에 관광명소가 있는 곳들을 소개해보면, 초정약수터에서 1㎞ 떨어진 풍정사계 화양 제2양조장, 울진 망양정에서 1.6㎞ 떨어진 울진술도가, 문경새재 공원에서 2.4㎞ 떨어진 문경 오미나라, 포천 운악산 등산로 입구에서 3.1㎞가 떨어진 배상면주가의 산사원갤러리, 지리산 바래봉 등산로 입구에서 3.4㎞ 떨어진 운봉주조, 단양팔경 사인암에서 4.1㎞가 떨어진 대강양조장, 담양 죽녹원에서 4.2㎞가 떨어진 추성고을, 하회마을에서 9.7㎞ 떨어진 명인 안동소주가 있으니, 내비게이션에 경유지로 추가할 만합니다.
양조장 안에서 숙박 시설을 갖추고 있어서, 체험 숙박이 가능한 곳으로는 홍천 예술과 예산사과와인이 있으니, 회사 워크숍 장소를 그곳으로 잡아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