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8일 304명의 별님들과 함께 청와대로 돌아올 것입니다.

"별님들과 함께 청와대로 가는 길" 기자회견

검토 완료

공순주(truth0416)등록 2020.05.21 09:27
 

5월20일 청와대앞에서 기자회견 중인 시민 도보행진단. . ⓒ 공순주

 
 지난 20일 오전11시30분 "별님들과 함께 청와대로 가는 길" 시민도보행진단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이날 세월호 마지막 생존자인 김성묵씨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아래 기자회견 전문이다.


- 기자회견문
세월호참사 현장에서 마지막으로 탈출한 피해당사자 김성묵입니다.
참사 이후 저는 병원에서 8개월여 동안 치료를 받았지만 사회라는 조직과 언론, 사람들이 두려웠습니다. 그러나 병원의 퇴원종용에 떠밀리듯 퇴원을 하며 세월호에 관한 이야기나 뉴스를 보지도 듣지도 말라는 의사들의 조언을 지켜내려 애썼습니다. 그러나 머릿속을 휘저어대는 많은 생각들과 해야 했던, 그러나 하지 못했던 일들의 후회와 죄책감은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일과 일상에 몸을 혹사시키며 견뎌봤지만 그날의 기억들로 하여금 일에 집중도할 수 없었고 세월호에 관한 뉴스와 이야기들을 철저히 외면하고 약과 술에 의존한 채, 숨죽여야 하는 고통을 안고 살아내야만 하는가라는 회의에 빠졌습니다.
희생되신 분들을 마지막까지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그날,
그들을 두고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그날.
그 많은 이들을 두고 나왔다는 죄책감을 떨쳐낼 수 없었습니다.
저는 저의 노력으로 살아남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구조받지 못한 희생자들이 떠밀어 준 물살에 밀려나와 살 수 있었고 그들이 살려준 삶 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희생되신 분들을 위해, 나와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생존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라는 생각으로 참사2년이 지나서야 거리에 나섰고 유가족들 앞에 서게 되었지만 그 또한 눈도 바라보지 못하고 저만치 뒤에서만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서로를 위한 위로와 신뢰가 한 목소리를 내게 하고 진상규명과 관련자들의 처벌을 외치며 지금껏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3년, 5년의 공소시효 안에 제대로 된 수사나 처벌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부터 세월호 참사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관련자들의 처벌을 약속하고 있지만 지난 19년5월27일 국민청원의 답변처럼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조사 중 이라는 이유로 세월호 참사에 대해 전면 재수사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진상규명의 약속을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작년 11월19일 국민과 대화에 참여한 저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관련자들의 처벌에 대한질의서를 청와대에 전달했습니다.
당시에는 마지막 공소시효나 다름없는 7년 공소시효 기한이 1년4개월 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었고, 청와대를 비롯한 국민들이 한 목소리로 검찰개혁을 요구하던 때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검찰의 수사결과를 기다려보자고 답했습니다.
문재인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지금까지 명명백백한 진상규명과 철저한 책임자처벌을 수 차례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 스스로 그날 선원들이 남기고 도망간 기다리라는 말을 반복하며 세월호참사 피해당사자들과 유가족들을 기만하고 있습니다. 참사초기 검찰의 은폐, 부실수사와 1기특조위의 조사한계를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의 책임과 의무를 검찰과 사참위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국민과의 약속을, 촛불들과의 약속을 외면하고 세월호참사가 과거사가 되는 것을 묵인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4월1일 시작된 청와대국민청원은 일반시민인 한 고등학생이 유가족의 답답함을 토로한 sns상의 글에 공감하며 청원을 올리면서 시작되었고, 국민들이 직접 거리에서, 온라인상에서 국민청원 동참을 호소하며 밤낮으로 뛰어 만들어낸 것입니다.
오롯이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염원하는 시민의 힘으로 만들어낸 청원이며 21만6천118명의 국민의 진상규명 요구가 담겨 있습니다. 또한 막연한 요구가 아닌 성역 없는 전면재수사를 위한 대통령직속특별수사단을 요구한 청원이었습니다. 대통령의 권한을 통해 의무와 책임을 이행하라는 구체적인 요구이기에 지난2019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요구 청원 답변처럼 대통령비서실이 아닌 대통령이 직접 답변해야 하는 청원입니다.
이제 우리는 570km에 달하는 도보행진을 시작합니다.
저를 비롯한 이번 청원에 함께한 시민들, 2014년 이후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수없이 많은 집회, 수없이 많은 서명지에 서명한 시민들, 무엇보다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과 적폐청산을 외치며 촛불을 들었던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묻기 위해 시작한 국민들의 행동입니다.
이번 도보행진은 304명의 별님들이 생을 잃어버린 팽목항에서 시작합니다.
전국의 국민들과 304분의 희생자 분들과 함께 570여 킬로미터를 함께 걷겠습니다.
같이 울고, 웃고, 이야기하고, 분노하고, 위로가 되는 시간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대통령님에게 돌아올 것입니다.
문재인대통령께서 저희들의 고통과 슬픔, 억울함과 분노를 어루만져 주실 거라 믿습니다.
오랜 시간의 목마름이 대통령님으로 인해 해갈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세월호 참사를 겪은 우리 모두는 하루하루를 4월16일로 살고 있습니다.
오늘은 2천2백스물일곱번째 4월 16일입니다.
전국의 국민 여러분들과 함께 걸으며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관련자들의 처벌을 이야기하는 뜻 깊은 이 행진이 걱정되지만 절벽에 선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상황을 염려하고 공감하는 많은 시민분들을 만나고 함께 염원을 담아 청와대로 오길 소망합니다.
6월8일 다시 이곳에 섰을 때는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원하는 시민들만이 아닌
그 곳에서 별이 된 304명의 희생자 분들도 함께 할 것입니다.
대통령님의 의지를 확인하고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위한 대통령직속특별수사단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국민이 함께 하고 있음을 보여주시길 간절히 호소합니다.
대통령님이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304명의 별님들과 함께해주세요.
희생자들과 유가족, 피해당사자들과 그 가족들, 국민을 지키지 못한 국가를 바라본 모든 국민들이 이 아픔에서 벗어나고 내일을 걱정하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대통령님을 볼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200년5월20일
대통령직속특별수사단을 요구하는 시민모임

  

"별님들과 함께 청와대로 가는 길" 청와대앞 기자회견 모습.. . ⓒ 공순주

 
  이들은 5월20일 오후 진도로 이동, 1박을 한 후 5월21일 팽목항을 시작으로 570km의 도보행진을 진행한 한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한권씨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이번 도보행진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한다. 

 "얼마남지 않은 공소시효가 지나버리면 세월호참사 관련자들을 처벌할 수 없게 된다. 비록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분들의 가족은 아니지만, 희생자들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고 싶다. 2014년4월16일 진상규명과 관련자들이 누구인지 반드시 밝히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지키고 싶어 이번 도보행진에 참여하게 되었다.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은 오직 문재인대통령만이 가능하다. 지난 청와대국민청원과 촛불을 들어 정권을 바꾼 국민들의 뜻을 저버리지 않길 바란다."

  세월호참사는 현재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나, 관련 기관들에 대한 실체적인 수사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역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시민들이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도보행진이 시작되었다. 시민들은 이를 계기로, 문재인대통령의 실체적인 진상규명 행보로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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