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꽃이 아름다운 강진의 김영랑생가와 세계모란공원

[강진기행 2] 세계 각국의 모란꽃이 다양하게 피어나 즐겁게 감상할 수 있어

검토 완료

배남효(rma2443)등록 2019.12.29 12:12
 

김영랑 생가와 세계모란공원 모던하게 차려 입은 김영랑 시인의 동상이 만들어져 있다 ⓒ 배남효

 
강진읍내 군청 가까이에는 시인 김영랑생가를 모란꽃과 함께 잘 복원해 놓았다. 그리고 옆에는 세계모란공원까지 조성하여 아름다운 모란꽃을 더욱 다양하게 볼 수 있다. 모란꽃은 양귀비가 즐기던 꽃으로 유명하지만, 김영랑의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이 널리 알져지면서 더욱 친숙해졌다. 
 

김영랑 생가 강진읍내에 복원되어 있는 김영랑 생가 ⓒ 배남효

 
봄이 되면 김영 생가의 안팎에 모란꽃이 가득 피어, 영랑이 모란꽃 시인임을 잘 느낄 수 있다. 아담하게 차려진 영랑의 생가에 들어서면 남도의 시인다운 정취도 화사하게 느껴진다. 돌로 세운 영랑의 시비에 '모란이 피기까지는'이 새겨져 있어, 다시 읽으면서 감상할 수도 있다.
 
 

기영랑 시비 김영랑 생가에 세워진 시비 ⓒ 배남효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김영랑 생가 강진읍내에 김영랑 생가가 복원되어 있다. ⓒ 배남효

 
전에는 이 시를 좋아했지만 김영랑이 왜 모란꽃에 대한 시를 썼는지는 잘 몰랐다. 그런데 강진에 직접 와서 보니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강진의 날씨가 따뜻하고 햇살이 좋으니, 특히 모란꽃이 많이 자라고 아름답게 피어 있기 때문이다.
 
김영랑이 강진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모란꽃과 친숙했던 것 같다. 게다가 꽃도 화려하고 좋으니 감수성이 예민한 시인의 마음에도 들었을 것이다. 강진에서 일찍부터 모란꽃을 보면서 즐겨, 현대시사에 좋은 평가를 받는 모란꽃 시를 남기게 되었다. 
 

세계모란공원 김영랑 생가 옆에 세계모란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 배남효

 
영랑의 생가를 나와 뒤로는 세계모란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다. 야외에 화원을 만들어 곳곳에 모란도 심어 놓았다. 폭포수를 만들어 커다란 자주색의 모란꽃 조형물을 설치해 놓아 인상적이다.
 
유리온실을 만들어 세계 각국의 모란꽃을 심어서 전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금까지 자주색과 흰색의 모란꽃만 보아왔는데, 여기서 황색을 비롯하여 여러 색깔과 모양의 모란꽃을 구경할 수 있다. 모란꽃을 구경하는 재미가 좋은 것이다. 
 

프랑스 모란 세계모란공원에 피어 있다. ⓒ 배남효

 
프랑스 모란꽃은 꽃모양은 비슷하나 연한 자주색으로 부드럽게 보인다. 영국 모란꽃은 연한 분홍색 잎이 작고 노란 꽃술이 많다. 중국 모란도 있어 양귀비가 떠오른다. 또 100년생 표시판을 붙인 모란도 있는데, 키가 크고 꽃도 아름다워 품위가 있어 보인다.
 
 

영국 모란 세계모란공원에 피어 있다. ⓒ 배남효

 
유리온실 옆으로 언덕을 올라가니 곳곳에 모란꽃이 피어 있고 영랑의 동상과 정자가 있다. 영랑이 양복을 입고 앉은 모던한 모습이 잘 어울려 보인다. 동상 뒤 오른 쪽에는 350년이나 되었다는 모란왕이 심겨져 있다. 키도 그다지 크지 않고 꽃도 많이 피어 있지는 않다. 
 
 

350년 된 모란왕 수령이 350년쯤 되며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모란왕 ⓒ 배남효

 
표지판에는 "이 모란이 폭과 키가 2미터에 이르는 나무로 수령은 350년쯤 되며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모란으로 추정된다. 대구광역시 경주 김씨 고택에서 이곳 세계모란공원으로 옮겨 왔다. 한국의 모든 모란을 대표한다는 의미로 모란왕이라고 불리고 있다"고 설명되어 있다.
 
김영랑 생가와 세계모란공원을 둘러보니 모란꽃을 여기저기 다양하게 심어놓고 있다. 그런데 많기는 하나 한번에 가득 보는 맛이 적었다. 한곳에 밀집하여 가득 심어 놓은 곳도 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경주 첨성대 옆 모란꽃단지 경주의 청성대 옆에 모란꽃단지에 가득 피어나 아름답다. ⓒ 배남효

 
경주에도 첨성대 옆에 새로 조성한 모란꽃단지가 있다. 넓지는 않지만 한곳에 모란이 빽빽하게 많이 심겨져 꽃이 피면 장관이다. 김영랑 생가에도 경주시의 모란꽃단지처럼 집중해서 심어 놓으면, 관광객들이 더욱 아름답게 구경하고 인상에 남을 것이다.
 
김영랑 생가가 있는 강진읍내에는 맛있는 식당이 많다. 그중에서도 다른 지역에서 쉽게 맛볼 수 없는 짱뚱어탕이 있다. 국물이 짭짤하면서도 어탕처럼 진하여 맛이 좋다. 강진이 바다와 함께 하니 짱뚱어탕이 별미인 것이다. 
 

짱뚱어탕 식당 깅진읍내에 있는 짱뚱어탕 식당 ⓒ 배남효

 
짱뚱어는 눈이 튀어나온 특징이 있는 작은 물고기이다. 주로 남해안의 갯벌에 살아 강진에서 많이 잡힌다. 단백질이 풍부하여 영양 보충에 좋은 건강식으로 탕을 끓여 즐겨 먹는다. 눈으로 모란꽃을 즐겁게 구경하고, 입으로 짱뚱어탕을 맛있게 먹으면 잊혀지지 않는 강진기행이 될 것이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