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들의 기우제와 사드철회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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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구(soriganada)등록 2019.12.02 15:22
인디언들의 기우제와 사드철회 기도

 
사드가 들어오고 찬 서리 내린 얼음장 같은 땅바닥에 주저앉아 밤샘 기도를 시작하고, 날이 밝자 누군가 비닐을 치고, 누군가 천막을 쳤다. 진밭평화의 교당이 세워지고 밤을 새워 낮을 이어 기도한 지도 어언 12월 5일이면 1000일이 된다, 세 번째 겨울을 천막교당에서 맞게 되었다. 매일 아침 기독교와 합동으로 기도회가 이어졌고, 매일 아침 100배 기도가 이어졌다. 사드가 들어가 막은 성지의 구도길을 열라며 원불교 출재가들이 24시간 맨땅에서 세상의 어두움을 물리려 촛불을 들고 농성 중인 그곳에 찬바람이라도 막으라며 뜻있는 시민들이 천막을 쳐주었다. 천일의 기도의 염원이 굳어 진주 알처럼 빛나는 그곳은 그렇게 해서 또 다른 원불교의 성지가 되었다.
 
인디언들의 기우제도 천일이 되기 전에 비가 왔으리라! 천일의 기도로도 평화는 아직 이루어내지 못했다. 사드를 뽑아내지도 못했다. 하지만 사드보다 더 무섭고 집요한 미군의 출퇴근은 막았다. 전 세계 800여 미군기지 중 헬리콥터로 도둑처럼 출퇴근하는 곳은 성주가 유일하다고 한다. 성주와 김천 시민들과 4대종단 종교평화지도자들의 사무여한(死無餘恨) 정신이 우리가 이 땅의 주인임을 확실히 했다.
  

백배 기도 원불교 교무들은 매일 아침 사드철폐 백배 기도를 올린다. ⓒ 강명구

 
이 길은 원불교 2대 종법사 정산종사가 "한울안 한이치에 한집안 한권속이 한일터 한일꾼으로 일원세계 건설하자!"는 원대한 꿈을 꾸던 구도의 길이다. 이 얼마나 밝은 혜안이었나! 이제 세상은 촘촘한 정보통신망으로 한울안 한가족이 되었고 젊은이들은 적성에 맞는 일거리를 찾아 세상 구석구석까지 찾아 나선다. 이제 전쟁과 분쟁의 시대가 종말을 향하여 달려가고 있고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평화의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진밭교당 사드가 지나간 자리에 원불교 출재가자들은 주저 앉아 기도를 했고 그 자리에천막교당이 세워지고 12월 5일이면 1000일이 된다. ⓒ 강명구

   
바람은 언제나 서로 상충하는 기압이 만나면서 일어난다. 평화의 성지 소성리와 전쟁의 상징 사드가 만나 온 세상을 뒤엎을 평화의 바람이 일어날 것이다. 소성리의 사드는 미국에게 타이어에 박힌 못과 같은 것이다. 못이 박혀있는 동안 타이어의 바람은 빠지지 않는다. 못을 빼는 순간 타이어는 바람이 푸르르 빠지고 만다. 못을 박고 얼마간은 달릴 수 있지만 멀리 가지는 못할 것이다. 미국은 질주하는 고속도로에서 터지기 전에 미리 타이어를 바꾸듯이 동네 깡패 같은 정책에서 친구가 되기 위한 정책으로 하루속히 바꾸어야 할 것이다.
 

진밭교당 사드가 들어간 자리에 천막교당이 세워지고 소성리 주민들과 함께 길을 막ㅇ아 섰다. ⓒ 강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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