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몸짓' 오리에, 무리뉴 밑에서 날개 펼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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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스포츠()등록 2019.11.30 13:25
 

올림피아코스와의 경기에서 역전골을 성공시킨 세르주 오리에 ⓒ 토트넘 핫스퍼 인스타그램

 
한동안 부진한 경기력으로 비판의 대상이 됐었던 세르주 오리에(토트넘 핫스퍼)가 무리뉴 감독 부임 이후 점차 상승세를 타고 있다.
 
토트넘은 27일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B조 5차전 경기에서 올림피아코스(그리스)를 상대로 4-2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6분과 9분, 엘 아라비와 루벤 세메도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0-2로 끌려갔지만 전반 종료 직전 델리 알리가 한 골을 만회했고, 후반 5분에는 해리 케인이 골을 기록하며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후 후반 28분 세르주 오리에가 역전골을 작렬시키며 경기를 뒤집었고, 4분 뒤 또다시 케인이 추가골을 집어넣으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3승 1무 1패, 승점 10점을 기록하며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B조 2위를 확정짓고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바로 무리뉴 감독의 용병술이었다. 이른 시간 순식간에 두 골을 허용하며 끌려가게 되자 과감하게 다이어를 에릭센과 교체했다. 그리고 이는 곧바로 효과를 보였다. 에릭센이 공격 2선에서 시종일관 날카로운 킥으로 위협적인 패스를 집어넣자 경기의 흐름이 토트넘 쪽으로 넘어오기 시작했다. 분위기를 가져온 토트넘은 기세를 올려 역전을 만드는데 성공했고, 에릭센은 후반 32분 케인의 골까지 어시스트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우뚝 섰다.
 
그런데 이날 무리뉴 감독의 전술 안에서 빛난 또 하나의 선수가 있었다. 바로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출장한 세르주 오리에였다. 오리에는 이날 무려 3골에 직, 간접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다.
 
첫 번째 장면은 전반 종료 직전 만회골을 집어넣을 때 나왔다. 오른쪽 측면에서 윙크스의 패스를 이어 받은 오리에는 왼쪽으로 가볍게 페인팅을 준 후 빠르게 오른발 땅볼 크로스를 올렸다. 다소 힘없이 굴러간 공이었지만 상대 수비수의 실책으로 인해 문전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알리에게 공이 다이렉트로 연결됐고, 알리가 이를 놓치지 않고 차 넣으며 어시스트로 기록됐다. 약간의 행운이 따른 어시스트였지만 경기를 전체적으로 봤을 때 토트넘의 역전승 발판을 마련해준 의미 있는 장면이었다.
 
두 번째는 후반 5분 동점골 장면이었다. 토트넘의 역습 상황에서 상대 수비 발 맞고 터치라인 아웃된 공을 재빠르게 모우라에게 스로인으로 연결시켜 빠르게 공격을 전개했다. 스로인을 이어받은 모우라는 지체 없이 케인에게 컷백 패스를 내줬고, 케인이 이를 논스톱으로 밀어 넣으며 득점에 성공했다. 이 장면은 볼보이의 빠른 볼 배급으로도 화제가 된 장면이었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고 경기 흐름을 살린 오리에의 집중력도 칭찬받을 만한 순간이었다.
 
세 번째 장면의 주인공은 오리에 본인이었다. 후반 28분 페널티 박스 왼쪽 부근에서 알리가 올린 크로스가 손흥민의 머리를 맞고 오리에에게 흘렀다. 오리에는 이를 망설이지 않고 논스톱 슛으로 가져갔고, 슈팅한 공이 골문 좌측 하단으로 아름답게 깔려 들어가면서 골망을 흔들었다. 이전까지 골에 간접적으로만 영향력을 보여줬던 오리에가 중요한 순간 역전 결승골의 주인공이 되는 장면이었다. 이날 활약으로 오리에는 팀 내 2번째로 높은 평점인 8.2점을 받았다. 최고점은 두 골을 기록한 해리케인의 8.9점이었다.
 
오리에의 경기력 상승은 지난 웨스트햄과의 경기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이날 역시도 포백 수비라인의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출장한 오리에는 활발하게 팀의 오른쪽 측면을 오가며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후반 4분에는 그림 같은 크로스로 케인의 헤딩골을 어시스트하기도 했다.
 
최근까지만 해도 부진한 경기력으로 인해 토트넘 선수단의 취약점으로 꼽히던 오리에였다. 들쭉날쭉한 수비력으로 인해 결정적인 파울을 자주 범하기도 했고, 이로 인해 공격에서도 제대로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장기였던 크로스의 정확도 역시 떨어지면서 이도저도 아닌 자원으로 활용 가치가 하락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모습은 무리뉴 감독이 토트넘에 부임하면서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비대칭 포백라인에서 오른쪽 풀백을 공격적으로 운용하는 무리뉴 감독의 전술이 오리에의 공격적인 성향과 맞물려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된 것이다. 무리뉴 감독은 왼쪽 풀백을 최대한 후방에 고정시키면서 변형 스리백과 같은 수비라인을 형성했고, 이에 따라 오른쪽 풀백은 비교적 수비의 임무로부터 자유롭게 만들면서 공격에 집중할 수 있게끔 해줬다. 약점이었던 수비력을 크게 신경 쓰지 않게 되자 오리에는 마음껏 오버래핑에 가담할 수 있게 됐고, 자신의 공격적인 재능을 좀 더 자유롭게 펼치면서 좀 더 위력적인 측면 공격을 가할 수 있게 됐다.
 
이렇듯 한동안 토트넘 팬들로부터 집중적으로 비난을 받아야 했던 오리에가 무리뉴 감독을 만나면서 점차 부활의 날개짓을 펼치고 있는 모습이다. 자신의 약점은 커버해주고 강점은 확실하게 활용해주는 감독의 지도 아래서 점차 기량을 회복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오리에의 경기력 상승은 다시 상위권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토트넘으로서도 매우 고무적인 요소다.
 
이제 무리뉴 감독이 부임한 후 두 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이 두 경기에서만 1골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자신감을 회복한 오리에다. 과연 남은 시즌 동안 오리에가 계속해서 이러한 활약을 펼쳐 오랫동안 지속돼온 풀백 고민을 덜어 줄 수 있을지 토트넘 팬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9기 신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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