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는 접시의 구성을 바꾸는 실험이 계속 확대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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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 급식이 '의무'화 된 것은 올 11월부터지만,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미 3~4년 전부터 자발적으로 실시해 왔다. 파리 근교의 몽트로(Montreau)시는 4년 전부터 채식메뉴에 대한 사전 수효 조사를 벌인 뒤 채식메뉴와 일반 메뉴를 매일 함께 제공했다. 적용 첫 해에 10%의 아이들만이 채식 메뉴를 선택했다면, 3년 만에 그 숫자는 25%로 늘어났다. 환경보호에 대한 의식이 확산되었을 뿐 아니라, 채식 메뉴를 맛있게 여기는 아이들이 늘어났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채식 메뉴가 질적으로 향상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몽트로시의 사례는 채식 메뉴가 일단 지속적으로 제공되면 그것을 즐기는 인구는 점점 늘어난다는 긍정적인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급식을 먹는 시간 역시 교육이 이뤄지는 시간." 시민단체연합이 힘주어 하는 말이다. 우리의 식탁이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음식을 먹는 행위가 지구를 해치는 행위로 이어지지 않도록 아이 때부터 확고히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목축업이 지구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14.5%를 차지하며,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온 인류가 전환하면 이를 70%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아마존에서 멈추지 않던 화재가 목축업을 위한 평지 확대, 그리고 사료를 재배할 농지 확보를 위한 것임이 알려지면서 육식의 축소는 지구를 위해 인류가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쉬운 선택지로 떠올랐다. 세계적으로 확산된 공장식 축산의 잔인함과 그렇게 길러지는 가축들이 전염병 등 심각한 건강 문제에 시달리는 것 또한 프랑스 식단을 급격히 변화시킨 중요한 요인이다. 그 전까지는 육류가 식단을 전적으로 지배해왔다.
스타 셰프들도 합세
전체 프랑스 인구 중 채식주의자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여전히 3%에 못 미친다. 그러나 간헐적으로 채식을 즐기는 사람은 꾸준히 늘어나 2018년 한 해에만 채식주의자 시장이 24% 증가했다는 보고가 나오기도 했다.
'2년간의 실험'이라는 단서가 붙은 채식 급식 의무화 법안이 지속적 확대로 이어지려면, 우선 아이들이 이 음식을 좋아해야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보편적인 음식문화 속에서 채식이 확산될 수 있어야 한다.
성공의 열쇠는 채식 메인요리 개발에 있다. 채소와 곡물, 과일이 육류를 밀어내고 메인 요리의 자리에 올라서게 하기 위해선 각각의 재료들이 가지고 있는 요리 언어를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셰프들의 과제다.
현재 최고급 식당의 스타 셰프들이 각자의 개성을 살린 채식 메뉴를 앞다퉈 내놓는 중이다. 채식이 지구를 살리기 위한 양심있는 시민의 의무일 뿐 아니라, 만인의 즐거운 선택이 되게 하기 위해, 프랑스의 요리 장인들이 멋진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프랑스 아이들이 날마다 학교에서 교사들과 함께 지구를 구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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