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계림의 다랭이논 풍경.
김기동
중국 계림에는 경사가 20도에서 50도 정도 되는 산비탈을 개간하여 층층이 계단 논을 만들어 벼농사를 짓는다. 다랭이논이 경사가 가파른 산비탈에 있다 보니, 산꼭대기 전망대에 가려면 케이블카를 타야 한다. 다랭이논 규모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이곳은 유명한 관광지로 소문나서 사람이 많이 방문한다. 그래서 다랭이논 주변 산비탈에는 민박 건물도 있다. 관광객이 하룻밤 머물면서 여행할 수 있다.
민박집이 깊은 산속에 있지만, 시설도 좋고 식사도 잘 나온다. 차도 못 들어오는 이런 깊은 산속에 이런 민박집을 어떻게 지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건축 자재를 사람이 직접 날랐을 텐데 대단하다.
무엇보다 신기한 건 이 산꼭대기까지 어떻게 물을 끌어왔을까 하는 부분이다. 건축 자재야 시간이 걸릴 뿐 어떻게든 옮길 수 있다. 그러나 물은 벼농사에 사용하는 양도 대단할 뿐더러 민박집 관광객들이 사용하는 물도 엄청날 텐데 물을 어디서 도대체 어떻게 끌어올까? 이곳 원주민들은 물 관리에 특별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지역 주민에게 물어보니 허무한 답이 돌아왔다. 중국 계림 지역은 아열대성 기후로 연평균 강수량이 2000mm이고 일 년 중 거의 매일 비가 온다.
또 중국 계림 다랭이논 지역은 해발 300m에서 1100m에 위치한다. 내가 묵었던 민박집은 산꼭대기이기는 하나 해발 600~700m로 이곳 지형에서 보면 산 중간 높이도 안 돼서, 높은 지역에서 일 년 내내 흘러 내려오는 물이 많다.
다만 9월과 10월은 유일하게 비가 오지 않는 시기로, 하필 이 때 내가 방문해 넉넉하게 내리는 비를 보지 못했을 뿐이다. 또 겨울에도 산비탈에 눈이 쌓이기는 하지만 평균 온도가 영상 3~5도로, 얼음이 잘 얼지 않아 동절기에도 물이 충분하다.
마을 사람 이야기를 듣지 않았으면, 나는 이곳 사람들이 특별한 관개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오해할 뻔했다.
② 사탕수수 굵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