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년 간 20대 국회의원이 상장·표창장·상패 등을 제작·발급하기 위해 지출한 정치자금 총액은 얼마일까.
오마이뉴스
"국회의원도 표창 무지하게 많이 한다. 나 같은 경우엔 사무실 비서관이 평소에 막 (직인을) 찍어놓는다. 그러고 나중에 빈칸에 이름만 넣는다."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동양대 총장상(총장 표창장) 진위 논란이 뜨거웠던 지난 9월 초, 한 국회의원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말이다. '자신이 직접 조 장관 딸의 표창장에 직인을 찍지 않았고 발급 양식도 다르다'는 최성해 동양대 총장의 주장에 대해 얘기를 나누던 중 쏟아낸 말이었다.
이는 국회의원 명의의 상장과 표창장도 철저하게 관리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발언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 2015년 5월 <경향신문>은 "국회의원 지역구 57개 학교에 2명씩 상장... '생색내기용'"이란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현역 국회의원이 졸업식도 아닌 때에 자신의 지역구에 있는 모든 초·중·고교에 공문을 보내 모범학생들을 추천케 하고 표창을 실시하고 있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특히 "자신의 지역구 학생들을 표창하는 것은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것 같다, 국회의원 표창은 생활기록부에도 기록되지 않아 상장 남발에 해당한다"는 한 교육단체 관계자의 발언도 함께 소개했다.
그렇다면 2018년 1년 간 20대 국회의원이 상장·표창장·상패 등을 제작·발급하기 위해 지출한 정치자금 총액은 얼마나 될까?
총 지출 총액은 약 4억8398만원... 개인 지출 1위는 한국당 홍철호
<오마이뉴스> 확인 결과, 대다수 의원들이 상장·표창장 등을 한꺼번에 대량 주문하고 정확한 사용 내역을 기재하지 않아 이를 실제적인 상장·표창장 발급 건수와 연결시키기는 어렵다. 미리 주문·보관하고 사후 필요에 따라 발급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해 사용 명목(상패·상장·표창장 명시)을 중심으로 살펴봤다. 이에 따르면 20대 국회의원 중 상장·상패·표창장 등의 명목으로 정치자금을 쓴 의원 수는 총 206명. 사용 총액은 약 4억8398만 원이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총 101명 의원들이 약 2억2102만 원을 상장·표창장 등을 제작, 구입하는 데 썼다. 그 뒤는 자유한국당(78명, 약 2억1950만 원), 바른미래당(10명, 약 1421만 원), 무소속(7명, 약 991만 원), 대안신당(4명, 약 744만 원), 우리공화당(1명, 약 530만 원), 민주평화당(2명, 약 362만 원), 민중당(1명, 약 202만 원), 정의당(2명, 약 96만 원) 순이었다.
의원 1인 당 평균사용액을 기준으로 하면 순위가 조금 바뀐다. 우리공화당(약 530만 원), 한국당(약 281만 원), 민주당(약 219만 원), 민중당(약 202만 원), 대안신당(약 186만 원), 민주평화당(약 181만 원) 바른미래당(약 142만 원), 무소속(약 142만 원), 정의당(약 48만 원) 순이었다.
의원 206명 중 지출 총액을 기준으로 뽑은 'TOP 5'는 다음과 같다. 홍철호 한국당 의원(경기 김포시을)이 약 1760만 원을 사용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약 1624만 원을 지출한 신창현 민주당 의원(경기 의왕시과천시)이었다. 그 뒤는 권성동 한국당 의원(강원 강릉시, 약 1050만 원), 주광덕 한국당 의원(경기 남양주시병, 약 988만 원), 김두관 민주당 의원(경기 김포시갑, 약 964만 원)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