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22 07:51최종 업데이트 19.10.22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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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다 정치자금을 이용해 신문사에 광고를 싣는 국회의원들이 있다. 대부분 신년 인사 혹은 해당 언론사의 창간 축하 명목으로, 본인 지역구 소재 언론사들을 대상으로 집행한다. 정치자금 지출 총액과 비교하면 큰 금액은 아니지만 사실상 정치자금을 이용한 '언론 관리'인 셈이다. 

<오마이뉴스> 분석 결과, 2018년 한 해 동안 '언론 광고비'로 정치자금을 집행한 20대 국회의원은 여야 통틀어 총 42명이었다. 지출 건수와 총액은 총 164건, 7860만5000원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출 의원·집행 건수와 지출 총액 등에서 자유한국당을 앞질렀다. 언론 광고비로 정치자금을 지출한 민주당 의원 수는 총 24명. 이들은 총 75건에 걸쳐 3842만5000원을 언론 광고비로 썼다. 지출 의원 1명 당 평균 광고비는 약 160만 원 꼴이다.

한국당 의원 중 언론 광고비로 정치자금을 지출한 이는 총 12명이었다. 다만, 지출 의원 1명당 평균 광고비는 민주당보다 높았다. 이들은 총 69건에 걸쳐 3385만 원을 언론 광고비로 썼다. 지출 의원 1명 당 평균 광고비는 약 282만 원이었다.

그 외엔 정의당 2명(3건, 99만 원), 대안정치연대 2명(8건, 151만 원), 민중당 1명(8건, 303만 원), 무소속 1명(2건, 80만 원)이 언론 광고비로 정치자금을 지출했다.

광고비 가장 많이 쓴 의원은 김학용... 가장 많이 받은 지역은 울산 
 
김학용 의원은 2018년도 정치자금 지출내역 분석 결과, '안성뉴스24' '경인일보' '민안신문' '미디어우리' '미디어안성' 등 6개사에 광고선전비 명목으로 각 110만 원씩 총 660만 원을 지출했다. 사진은 2016년 '민안신문' 창간 26주년 기념행사 당시 축사하고 있는 모습.김학용의원홈페이지 갈무리

언론 광고비 지출 총액 TOP 3는 김학용 한국당 의원(경기 안성시), 박정 민주당 의원(경기 파주시을), 진선미 민주당 의원(서울 강동구갑)이다.

김학용 의원은 <안성뉴스24> <경인일보> <민안신문> <미디어우리> <미디어안성> 등 6개사에 광고선전비 명목으로 각 110만 원씩 총 660만 원을 지출했다. 박정 의원은 <파주타임즈> <파주시대> <파주저널> <파주일보> <파주인> 등에 각각 110만 원, <시민연합신문>에 55만 원 등 605만 원을 창간 축하 광고 명목으로 지출했다.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진선미 의원은 <여성신문>에 광고료로 100만 원을 지출했다. 그 외엔 <구민신문> <서울동부신문> <강동신문> <토요저널> 등 서울 강동·송파 지역 언론에 총 10건에 걸쳐 495만 원을 지출했다.

민주당 윤후덕(경기 파주시갑), 한국당 박인숙(서울 송파구갑)·홍문표(충남 홍성군예산군) 의원은 총 440만 원을 쓰면서 공동 4위를 기록했다. 그 뒤는 한국당 정갑윤(울산 중구, 410만 원)·박맹우(울산 남구을, 360만 원), 민주당 남인순(서울 송파구병, 358만 원)·심재권(서울 강동구을, 325만 원) 순이었다.

지역별로 보자면, 울산에 가장 많은 광고비가 쏠렸다. 울산 지역 언론사 6곳이 2018년 한 해 국회의원들로부터 총 1825만 원의 광고비를 받았다. 그 뒤는 경기 지역 13개 언론사(총 1810만 원), 서울 강동·송파 지역 언론사 6개사(총 1557만 원)였다. 

개별 언론사로 봤을 때는 <울산매일신문>이 총 10건, 550만 원을 받아 1위를 차지했다. 2위도 울산 일간지 <경상일보>였다. 2018년 한 해 총 8건, 450만 원을 받았다. 3위는 총 9건, 391만 원의 광고비를 따낸 서울 송파·강동 주간신문 <토요저널>이었다. 그 뒤는 <강서양천신문>과 서울 강동·송파 인터넷 일간지 <구민신문>, 그리고 <울산제일일보>가 총 330만 원의 광고비를 따내 공동 4위를 기록했다.

국회의원이 지역구 언론사 주최 유료 강연 듣는 이유는?

 
국회의원들의 종합일간지 구독현황을 살펴본 결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가나다순)로 압축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마이뉴스
 
정치자금을 이용한 '언론사 챙기기'는 비단 광고비 지출뿐만이 아니다. 어떤 분야에 관해 한 해 동안 일어난 경과·사건·통계 등을 수록해 1년에 한 번씩 간행하는 '연감(年鑑)' 등을 언론사로부터 구입하거나, 언론사가 주최한 유료행사·강연 등에 참여하는 방식도 활용된다.

<오마이뉴스> 분석 결과, 20대 국회의원들이 2018년 한 해 동안 언론사 등의 연감을 구입하기 위해 지출한 정치자금 총액은 총 1629만 원(79건)이었다. 의원 수는 총 39명.

구체적으론 민주당에서는 총 16명의 의원들이 709만8000원(31건)을 연감 구입 명목으로 지출했다. 한국당에서는 총 14명의 의원들이 662만 원(33건)을, 바른미래당에서는 총 4명의 의원들이 128만4000원(8건)을 지출했다. 그 뒤는 민주평화당 의원 3명(5건, 97만 원), 무소속 의원 2명(2건, 31만8000원) 순이다.

'2018 보도사진 연감' 등을 총 218만4000원을 판매한 한국사진기자협회를 제외하면 <연합뉴스>의 '실적'이 가장 좋았다. <연합뉴스>는 '2017·2018 연합보도연감' 등을 판매해 총 202만 원(8건)을 받았다. 그 뒤는 <경기일보>(8건, 158만4000원), <전북일보>(9건, 108만 원), <경인일보>(5건, 100만 원) 순이었다.
   
언론사 주최 강연 및 행사 참여비용은 통상 '정책 교육 목적'으로 이해되지만, 그 지출 대상을 따져보면 차기 선거를 염두에 둔 지출로도 해석할 수 있다. 해당 강좌들이 흔히 지역 오피니언 리더 등과 교류할 수 있는 장(場)으로 활용되거나 주된 홍보 창구가 되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 분석 결과, 20대 국회의원 중 2018년 한 해 언론사 주최 강연 및 행사 참여비로 정치자금을 지출한 의원 수는 총 6명으로 그 총액은 2166만 원이었다.

이중 가장 많은 정치자금을 지출한 의원은 강효상 한국당 의원(비례대표)이었다. 그는 대구 지역 일간지인 <매일신문>의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수강료(396만 원), <영남일보>의 'CEO 아카데미' 수강료(350만 원) 명목으로 총 746만 원을 지출했다. 강 의원이 현재 대구 달서구병 당협위원장을 맡아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점을 감안하면, 그 정치적 목적이 뚜렷한 셈이다.

참고로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와 'CEO 아카데미' 모두 1년 과정으로 회원 간 교류 및 홍보 등을 장점으로 부각시키면서 매년 회원을 모집한다. 특히 <매일신문>은 지난 2018년 6월 25일 "매일신문의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가 지역 최고 '정치 요람'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명, 기초단체장 9명, 광역·기초의원 9명 등 총 19명의 회원들이 당선자 명부에 이름을 올렸다"라는 내용의 기사를 낸 적도 있다.

강 의원의 뒤를 이은 의원들도 지역 소재 언론사 주최 강연을 수강했다. 조승래 민주당 의원(대전 유성구갑)은 <대전일보>의 '지성과 공감' 수강료로 총 390만 원을, 손금주 무소속 의원(전남 나주시화순군)은 <광남일보>의 '글로벌리더 최고지도자 아카데미' 수강료로 330만 원을 사용했다.

한국당 나경원 의원(서울 동작을)과 김용태 의원(서울 양천을)은 지난해 <조선일보> 주최로 열린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에 참석, 각각 250만 원을 지출했다. 이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는 세계의 정치 지도자·기업인·석학들을 초청해 주요 세계 이슈들의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국제회의다. 지난해엔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과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 윌리엄 페리 전 미 국방장관 등이 주요 연사로 참여했다.

국회의원은 어떤 신문 구독할까?... 민주당은 경·한·중 - 한국당은 조·동·중 선호

   
         
한편, 국회의원의 '언론사 챙기기'와 별도로 '언론 선호도'를 알 수 있는 지출 항목도 있다. 바로 신문 구독(인터넷신문 포함)이다. <오마이뉴스> 분석 결과, 20대 국회의원들은 신문 구독비용으로 약 4억1069만 원을 썼다.

다만, 이들이 구독한 신문을 정확히 특정하긴 어려웠다. 정치자금 지출 대상 및 목적 등이 각각 다르게 표기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역구 사무실·국회 사무실의 중복 구독은 1부로 계산하고 '<○○일보> 외 △부'로 구독 신문을 특정할 수 없는 경우엔 <○○일보> 1부만 계산했다. 그 외 신문명을 밝히지 않아 특정할 수 없는 경우는 계산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르면, 20대 국회의원들이 2018년 한 해 가장 많이 구독한 신문은 <조선일보>(151부)였다. 그 뒤는 <중앙일보>(147부), <한겨레>(130부), <동아일보>(129부), <경향신문>(128부), <문화일보>(93부), <내일신문>(90부) 순이었다.

정당별로 기준을 잡았을 때는 순위에 변동이 있었다. 민주당 의원들이 가장 많이 구독한 신문은 <경향신문>(78부)이었다. 그 뒤는 <한겨레>(77부), <중앙일보>(59부), <내일신문>(48부), <조선일보>(46부), <동아일보>(41부) 순이었다.

반면, 한국당 의원들이 가장 많이 구독한 신문은 <조선일보>(79부)였다. 그 뒤는 <동아일보>(66부), <중앙일보>(63부), <문화일보>(53부) 순이었다. 앞서 민주당 의원들이 많이 구독했던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각각 29부, 27부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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