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경제전쟁'은 잘 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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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준(yyjlba)등록 2019.09.06 10:46
1. 한일 간 싸움의 중간점검 필요
 
개싸움의 사전적 정의는 옳지 못한 방법으로 욕망을 채우려는 추잡한 싸움을 말한다. 싸우는 목적이 저급한 욕망충족으로 변질되었고, 그 방법이 본래의 목적달성에 적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인간 존엄성을 심하게 훼손할 때 쓰는 말이다. 소위 한일 간의 최근 경제전쟁이 개싸움은 아니지만 목적과 방법이 변질된 것은 분명하다. 목적이 변질되면 싸움의 정당성을 잃게 되고 방법이 부적합하면 원래 달성하려던 목적 달성은 불가해진다. 우리가 일본과 싸우는 목적이 정당하고 수단이 적합한지, 싸우는 대상이 누구인지, 싸움의 승패는 누가 어떻게 결정하는지 등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한마디로 우리가 잘 싸우고 있는지에 대한 중간점검이 필요하다.
 
2. 싸움의 승패
 
손자병법에 따르면 전쟁에서 지피지기가 중요하다. 누구와 싸우는지, 목적이 무엇인지, 싸움의 승패는 무엇인지, 승패는 어떻게 결정되는지 등을 알아야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는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우리가 일본과 싸우는 궁극적 목적은 전쟁 없는 평화다. 따라서 싸우는 대상은 평화를 저해하고 전쟁으로라도 독도를 빼앗으려는 호전적인 일본 정치인들과 전범기업주 후손들이 될 것이다. 우리가 선택하는 수단은 일본의 호전적 정치인들과 전범기업 소유자들에게 타격을 줄 방법이어야 한다.
싸움의 승패는 누가 결정하고 어떻게 결정되는가? 직접적인 군사적 전쟁이 아닌 만큼, 한일 간 싸움에서 승리는 자국에서 정권 유지와 상대국 정권의 실각이다. 실각의 위기에서야 비로소 나올 사과와 잘못된 정책의 철회는 전리품이 될 것이다. 결국 싸움의 승패는 선거를 통해 양국 국민들이 결정한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우리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 정권도 유지해야 하지만, 일본 현 정권의 실각과 잘못된 정책의 철회를 위해 일본 국민들의 지지까지 얻어야 한다.
 
3. 대법원 판결부터 일본의 경제제재까지 싸움의 승패
 
한국의 대법원 판결부터 일본의 경제제재까지를 살펴보면, 한국의 목적은 정당했고 일본의 목적은 저열했다. 한국의 목적은 멀리는 침략전쟁 재발을 방지하여 평화를 지키는 것이고 가깝게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집행하여 법치주의를 수호하는 것이다. 일본의 목적은 가깝게는 한국의 법치주의를 자신들의 발아래 굴복시키는 것으로 강제징용 배상이라는 한국 대법원 판결의 번복이며, 멀게는 평화헌법 개헌을 통해 전쟁할 수 있는 국가가 되는 것이다. 법치주의는 현대 헌법의 핵심가치로 법치주의 훼손은 주변 국가들의 지지는 물론 일본 국민들의 지지도 얻기 어렵고, 평화와 인간의 존엄은 현대 헌법의 중요한 공감대적 가치이기에 우리의 승리가 분명했다.
일본이 한국 법치주의 능멸이라는 목적달성을 위해 선택한 수단인 경제제재는 적합성도 상실했다. 법적 측면의 목적달성을 위해 법이나 정치와 무관한 경제적 수단을 선택한 것이 문제다. 정당하지 못한 목적은 수단의 괴리와 합쳐져 폭력적인 힘으로 한국 헌법을 파괴하려 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고 일본의 이런 행태는 한국은 물론 일본국민, 더 나아가서는 주변국들의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일본이 또 한 번 주변 국가를 억압하는 평화 파괴의 주범이 되는 순간이 왔었다.
 
4. 한국의 경제제재와 지소미아 종료부터 현재까지 싸움의 승패
 
일본의 경제제재에 대해 한국은 경제제재와 지소미아 종료를 선택함으로써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을 상실했다. 한 마디로 쉽게 승리할 기회를 날렸다. 경제적 수단인 경제제재와 군사적 수단인 지소미아 종료는 싸움의 목적을 한국 법치주의 수호가 아닌 한국 경제의 위기극복으로 변질시켰고, 한국정부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자국의 이기적 목적을 위해 힘으로 상대국 정부를 굴복시키려 한다는 신호로 인식되었다. 한국과 일본의 힘의 대결은 한국이 질수도 있다는 견해를 낳으면서 국제적 지지를 얻기도 어려워 졌다.
경제제재와 지소미아 종료로 싸움의 대상이 변경되면서 승리가 더욱 요원해졌다. 경제제재와 지소미아 종료로 피해를 입는 대상이 일본 전체국민이 되면서 싸움의 대상이 일본 국민 전체로 확대된 것이다. 싸움의 대상이 일본 국민 전체로 확대되면서 정치에 무관심한 일본 민초들조차 일본정부를 지지하게 되어 일본정부는 싸움에 면죄부를 받게 되었다. 애초에 한국 헌법의 능멸이라는 일본정부의 목적은 일본의 이익이라는 새로운 정당한 목표로 덧칠되었고, 우리는 일본 국민들을 설득하기가 더 힘들어졌다. 한국과 일본의 싸움은 승패를 알 수 없는 처지에 이르렀다.
 
5.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
 
손자병법에 따르면 최상의 승리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 미리 이기고 싸우는 것이다. 미리 전략적으로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서 승리가 확정된 상황을 만들고 싸우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이라도 전략적으로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일본의 행동에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우리의 목적이 한국 법치주의 수호와 아시아 평화이며, 한국 대법원 판결을 능멸하는 일본 정부의 경제제재는 힘으로 한국의 헌법을 파괴하는 것임을 부각시켜야 한다. 대법원 판결을 서둘러 강제집행 하고, 일본 전범기업 재산을 몰수하여 아시아 징용 피해자들에게 나눠줘야 한다. 이를 위해 징용피해자 조사를 아시아 전체로 확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전범기업 제품 불매운동을 전 세계적 평화운동으로 확대하는 것도 방법이다. 싸움의 목적, 대상, 수단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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