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말죽과 보말해장국, 보말은 바다의 고동이라 불린다.
막걸리학교
어젯밤 술의 동지가 적극 권하여 보말칼국수와 보말죽을 시켜 나눠서 맛보았다. 참기름 맛이 강했지만 칼국수의 국물과 보말죽의 부드러운 쌀알이 위장으로 밀려들자, 속이 편해졌고, 허리가 펴졌다.
수저로 국물 속의 보말을 건져 먹었다. 보말은 바다의 고동이라 쫄깃한 식감이 좋았다. 보말국은 충청도의 올갱이국이나 하동의 재첩국과 비슷한 해장 음식 계보에 든다고 볼 수 있겠다.
제주의 지인은 제주가 1인당 술 소비량이 가장 많다고 한다. 나처럼 집 떠나와 여행하는 이가 많아서 일 거라 짐작된다. 제주의 대표 해장국집으로 미풍의 선지해장국, 모이세의 소고기 해장국, 은희네의 소고기 해장국을 꼽는다. 돼지고기를 많이 소비하는 제주라서 선지해장국은 이해되지만, 소고기 해장국은 아무래도 외지 사람들을 상대하다보니 늘어난 음식 같다.
제주에는 해장국으로 삼을 만한 바다 식재료가 눈에 많이 띈다. 각재기국도 아침에 즐길 만하다. 각재기는 전갱이의 제주 방언이다. 당일 어판장에서 사온 각재기를 쓰면 비리지 않고, 얼갈이배추와 함께 끓이면 국물이 엷은 단맛이 돌고 시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