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람선에서 바라본 서호
조종안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항저우는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꼽힌다. '천상에는 낙원이 있고, 지상에는 항주(항저우)가 있다'는 말이 예부터 회자될 정도다. 농산물이 풍부하고 경치가 뛰어난 항주 지역을 '지상의 천당'으로 꼽았던 것.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예술이 발달했으며 문화유산도 산재해 있다. 명소도 많은데, 경관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서호(西湖)가 대표적이다.
오전 7시 30분 호텔을 출발한 버스는 서호로 방향을 잡았다. 임시정부 항주기념관 관람시각(9시 30분)에 맞추느라 계획을 변경한 것. 서호는 중국 4대 미녀 중 한 명인 서시(西施)의 미모에 비견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주변엔 중국 최대 목조 좌상이 있는 영은사(灵隱寺), 실크박물관, 찻잎박물관 등이 자리하며 송나라 시인 소동파가 많은 시를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서호 주차장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8시 30분. 기와를 얹은 청나라 건축양식의 비각과 정자들이 항저우가 중국의 7대 전통도시에 드는 이유를 말해주는 듯하다.
유람선에 오르니 잔잔한 옥빛 호수와 조각배, 노 젓는 뱃사공 등의 모습이 한 폭의 동양화처럼 다가온다. 자욱한 해무가 서정적 분위기를 돋운다. 아련하고 몽환적인 풍광에 여기저기에서 탄성이 터져 나온다. 일행은 서울에서 왔다는 관광객들과 김종훈 기자의 미니 강의를 듣고 하선, 임시정부 항주 유적지 기념관으로 이동했다.
기념관 입구에서 만난 항주 임시정부 '파수꾼'들
중국에는 상하이, 항저우, 충칭 등에 임시정부 청사 기념관이 있다. 그중 항저우 청사만 국가급 유물로 지정됐다. 항저우 인민 정부는 2002년에 보수를 시작, 2007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항주 구지 기념관'으로 정식 개관했다. 다른 도시의 임정 관련 안내판이나 기념비에는 한자만 보이는데, 항주 기념관은 한글 안내문이 위쪽에 새겨 있어 일행 모두를 기쁘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