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 가는 마크사의 산증인 - 구포역 앞 동양마크사

구포이음 점포스토리텔링 사업의 일환으로 구포역앞 점포 상인분들을 인터뷰 하는 과정에서 마지막 남은 동양 마크사 사장님 스토리

검토 완료

박미혜(n76090)등록 2019.08.09 11:59
구포역과 인근 지역은 도시재생으로 변화를 꿈꾸고 있는중이다.
도시철도 구포역 3호선과 KTX 구포역을 잇는 광장은 항상 리모델링 공사중이고, 구포역 광장 또한 정비를 기다리고 있었다.
구포역은 새마을호, 무궁화호 , 통일호 , 비둘기호가 정차하던때만해도 밀양, 삼랑진. 양산. 김해지역 유동인구가 많아서 북적북적 되던 때였고,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활력이 넘치던 부산 북쪽의 번화가에 한복판이었다고 한다.
KTX가 구포역을 정차는 횟수가 줄고, 도시철도 이용객들이 점차 줄어들기 시작하고 , 유입하는 인구가 줄면서 자연스레 구포역 앞 상권도 같이 활기를 잃어버렸다.
이에 북구청에서 시행하고 있는 구포이음 점포 스토리텔링 사업으로 구포역 앞 점포 상인들의 스토리를 인터뷰하고, 점포 디지안 컨설팅을 해서 다시 한번 비상을 꿈꾸는 프로젝트이다.
스토리텔러로 참여하면서 찾은 오늘의 점포는 "동양마크사" .
구포역 앞에서만 47년째 하고 계신 내외분이셨다.
인자한 모습의 부부는 신혼때 흥아타이어를 다니다가  부도가 나고, 당장 기술을 배워야하기에 알아본 일이 작업복에 명찰을 다는 심부름으로 알게 된 마크일이였다고 하신다.
50여년전 범일동 노라노자수학원에서 배운 재봉질로 72년 5월에 지금의 구포역 주차장 자리에서 시작하신 일이 어느덧 반백년을 지나도록 하고 계신 것이다.
중학교를 졸업한 처조카를 기술을 가르치며 데리고 있었고, 그당시 경남고등학교 야간을 보내며 학업도 병행할 수 있게 해주셨다고 한다.
자수와 명찰 제작, 국기기 제작을 배웠는데, 눈썰미가 좋고 기술을 잘 익혀서 10여년을 보낸후 서면의 "성지마크사" 로 독립되어 내보냈을때는 보람도 있고, 흐뭇해하며 이 일에 대한 자긍심도 있었던 때로 회상을 하셨다.
학생들 교복에 부착되는 명찰도 일일이 재봉틀로 새기던 때가 있었고, 군인들 군번이나 이름도 마찬가지이던 시절의 호황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며 이제는 낡은 재봉틀처럼 삐걱거리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시며 , 그래도 세월에 순응하는 것도 순리라고 생각하신다고 한다.
그런 평온한 마음이 지금껏 마크사를 이어 온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구포역앞엔에는 맞춤 양복점도 20곳이나 있었는데, 이제는 한 곳도 남아 있지 않다. 역시나 손으로 재단을 하고, 재봉틀로 마감을 하는 이런 직업들이 사양산업이라고 하는데, 그 꼼꼼하고 정교한 기술을 가진 분들이 불과 10여년을 지나면 만나지 못할 꺼란 생각이 들자 가슴이 먹먹해졌다.
자연스러운 시대적 흐름도 중요하고,  효율적으로 생산을 해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이 산업 시대를 거친 우리네 힘이겠지만 수공으로 기술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특정한 분야에서 주어지는 "무형문화재"에 속하지 않더라도 장인이기에 그 분들을 관리하고 그 기술을 기록하는 일들 또한 중요하지 않을까한다.
필체가 워낙 좋아서 미리 만들어 놓은 자수틀로 새기는 일은 여전히 하고 계신데, 지금도 옷감에 구멍이 나서 메꿔야할 때 찾아오는 단골 분들이 있어서 감사하다며 보여 주신 자수 샘플 옷감에서 단골분들의 마음을 이해함에 끄덕이게 되었다.
2017년 10월 13일자인 국제신문에 기사가 났는데, 그또한 북구청에서 오랫동안 한 업종을 특히나 사양길에 접어든 마크일을 하고 계신 소중함에 취재를 했다고 신문을 보여주신다. 하지만 대단한 일도 아닌데 부끄럽다시며 오랜 작업으로 얻은 백내장도 훈장처럼 생각하시는 사장님은 조심스레 아들에게 물려줄 생각이라고 말씀하셨다. 
점포 한 켠에 덮여 있는 컴퓨터 자수 기계는 몇 년전까지 일을 도왔던 아들의 몫이었는데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재봉 기술을 좀더 익혀서 전수해주실 생각이라고 하셔서 개인적으로는 다행이라 안도를 했다.
그렇게 계승되지 않음 북구의 유일한 "마크사"도 사라지고, 50여년의 세월의 흔적도 사라져버리는 것에 대한 이기적인 안타까움말이다.
앞으로 구포역 점포 상인분들의 이야기를 잘 담아서 , 구포시장과 만세 거리.그리고 구포역으로 이어지는 도보 투어등을 만들고 다시 한번 구포역이 비상할 수 있도록 힘써보려고 한다.
 
덧붙이는 글 네이버 개인블로그에 내용이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n76090
첨부파일 재봉틀 사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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