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서금이로 부근, 첫 임시정부 청사 추정지
이근주
그러나 상가들이 늘어선 '서금이로(瑞金二路)'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옛날에는 '김신부로(金神父路)'라고 불리었던 이곳에 임시정부 첫 번째 청사가 정확히 어디인지도 측정할 수 없단다. 길게 이어진 이 길 어딘가에서 시작됐단다.
예를 들면, 종로1가 어디쯤 이런 느낌에서 끝이 났다. 너무 막연했다. 길 한폭판에서 한국인들이 모여서 무언가를 보며 경청하고 있으니 지나가는 중국인들 시선들이 따라왔다. 그러나 그들은 알 수 없었다. 우리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무엇을 보고 있는지, 나 또한 상상하기가 힘들었다.
임시정부의 시작이, 1919년 4월 11일 탄생한 임시정부는 그동안 얼마나 무관심 속에 있었던가.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은 임시정부의 시작점이 지금 이렇게 어딘지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누군가는 챙겨서 뭔가를 하고 있겠지 생각하며 나처럼 무관심하고 있지 않을까? 만약 이곳에 위치는 정확하진 않지만, 표지석이라도 있었다면 어땠을까?
<임정로드4000k>의 저자 김종훈 기자는 표지석의 의미를 이야기 했다. '걷지 않은 길은 사라진다'고 말하는 그는 이번에도 서금이로에 서서 우리들에게 다시 한번 힘을 주어 이야기를 반복했다.
표지석, 이 부분은 국내에서도 절차상 어려운 부분이 많은 것을 최근에야 알았다. 하물며 남의 나라에서 우리나라 역사 관련 표지석이라니. 만약 종로1가 어딘가에 중국 역사 관련 표지석을 세우려면 어떤 절차부터 밟아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