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자와 희생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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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득환(iperri11)등록 2019.06.06 16:29

산 자와 희생한 자.
 

64돌 현충일이다.
 
이 날은 동작동 국립묘지가 산자들로 살아 꿈틀댄다.
 
덩달아 희생자로 잊힌 자들 또한 산자들에 의해 깨어난다.
 
이 땅의 유월은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다.
 
이 때문에 유월의 바람에는 냉기와 열기가 뒤섞여 있다.
 
이로 인해 이 시기가 생명체에게는 가장 위험한 위기의 시기이기도 하지만 가장 강한 생명력이 발휘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생명력이 이 날 산 자와 희생한 자의 짙은 추억을 불러낸다.
 
산자는 살아 기쁜 것이 아니라 희생한 자에 대한 미안함으로 숙연해 진다.
 
희생한 자들은 산 자에 대해 부러움을 갖기보다 내 죽어 조국 대한민국을 살려 역사를 이었으니, 그것이면 족하다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날 추념사에서 말했다.
 
"현충원은 살아 있는 애국의 현장이다."면서,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은 그 자체로 역사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애국 앞에 보수와 진보가 따로 없다."며, "대한민국의 역사에는 보수와 진보의 역사가 함께 어울려 있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의 말은 맞다.
 
이 땅의 역사 곧 대한민국의 역사는 진보와 보수 혹은 보수와 진보 세력 간의 경쟁적 협력 관계 속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이 땅의 역사를 진보 혹은 보수, 보수 혹은 진보의 대립으로 보는 것은 우리가 분명 지양해야 할 점이다.
 
마치 6월의 바람이 품고 있는 냉기와 열기를 구분하여 경계 지을 수 없듯이 이 땅의 역사 또한 진보와 보수의 역사 혹은 보수와 진보 역사로 구분하여 경계 짓는 일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다. 이제 그것이 그 이념이 어울려 함께 대한민국 곧 이 땅의 역사를 추동시켜 나아가야 한다.
 
이 땅의 선열들이 바라는 바도 바로 온 국민이 좌와 우로 혹은 보수와 진보로 나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온 국민이 다함께 공동의 목표를 향해 더 나은 역사 발전을 추동하기를 염원할 것이다.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서면 누구에게나 산 자와 희생한 자의 구분이 없다.
 
그것이 곧 이 땅 대한민국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201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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