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충칭시 거리. 자료사진.
김기동
최근 중국 정부는 내수를 늘리기 위해 여행 산업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래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돈을 벌기 위해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개발해 운용 중이다.
몇 달 전 실크로드를 여행하는 동안 중국 모바일 여행사 앱을 이용해 여행 목적지인 중국 둔황시 호텔을 예약했다. 둔황시에 도착하기 하루 전날 예약한 호텔에서 나에게 전화가 왔다. 먼저 호텔 예약자 여부와 내가 탄 침대열차가 둔황시에 도착하는 시간을 확인한 다음, 내일 호텔에서 기차역으로 승용차와 직원을 보낼 테니 그 차를 이용해 호텔로 편하게 오라고 했다.
바가지를 예상했는데
그동안의 중국 생활 경험으로 당연히 터무니없이 비싼 교통비를 요구하며 바가지를 씌울 줄 알았는데, 의외로 무료라며 부담 없이 이용하라고 했다. 사실 둔황시를 방문한 기간은 여행 비수기라서 내가 예약한 4성급 호텔 숙박비가 일박에 중국 돈 95위안(약 1만5000원)으로 매우 쌌다. 픽업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호텔에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저렴한 금액이었다.
다음날 둔황시 기차역에 도착하자, 도착 시각에 맞춰 호텔 직원이라는 사람에게서 전화가 왔다. 함께 승용차에 오르자 그는 대뜸 자신은 호텔 직원이 아니라 여행사 직원이며 자신의 여행사 패키지를 이용하면 값싸고 알찬 여행을 할 수 있다며 홍보를 멈추지 않았다.
살짝 짜증이 났던 나는 호텔에 도착해 프런트 직원에게 항의했다. 여행사에서 승용차를 이용하게 해준 것은 고맙지만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라고 광고해서 귀찮았고, 또 숙소 정보를 내 동의 없이 왜 제3자인 여행사에 제공했냐고 따져 물었다.
그랬더니 호텔 직원은 자신들은 모르는 일이라며, 손님 정보를 외부에 제공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모바일 여행사 앱을 이용해 호텔을 예약했기 때문에, 모바일 여행사와 전자 결제 회사에서도 나의 호텔 예약 정보를 알 수 있다며, 여행사가 내 호텔 숙소 정보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자신들은 모른다고 했다.
황당한 경험이었지만 나는 그냥 그러려니 생각하기로 했다. 모바일 앱을 이용해 편하게 호텔 예약을 마친 대가로 나의 개인 정보가 팔려나간 것일 가능성이 컸다. '현대 사회는 정보가 돈이다'라는 말도 있으니.
또 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