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심장수술 하신 백기완 선생님이 1년 만에 다시 나가신 11월 11일 전국노동자대회에서.
통일문제연구소 제공
땅을 갖고, 더 많은 땅을 빼앗기 위해서 아이들을 죽이고, 가족을 파괴하고, 머슴과 노예로 만들어 민중들의 피와 땀을 착취해 가는 가진 자들. 그리고 그들에 의해서 '버선발'과 팥배, 개암이, 머슴 할머니 등 이 땅의 민중들은 가족을 잃고 목숨을 잃고 천지간 어디에도 마음 편히 쉴 곳이 없다.
그러나 <버선발 이야기>는 절망과 회한의 독백이 아니다. '노나메기' 세상을 만드는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서사시이다. 땅에서 쫓겨나 머슴의 삶을 사는 민중들이 설움을 딛고, 작은 불씨가 광야를 불사르듯 분노의 함성으로 일어나 몰아쳐 오르는, 그리하여 하늘과 땅이 한판 뒤집어질 노나메기 세상을 만든다는 희망의 이야기다.
고공농성장, 장기투쟁의 현장에서 끝끝내 승리하겠다는 노동자들의 피와 땀의 모습이 겹쳐진다. '버선발'의 어머니가 불같이 호령하던 책 속 글귀가 계속 맴맴 돌아친다.
"이제부터 나의 싸움은 어느 놈이 참짜(진짜)인지 참목숨(참생명)과 사람 아닌 댄목숨(반생명)의 싸움, 사람이라고 하면 한 치인들 물러설 수가 없는 맞짱이라. 그래, 해볼 테면 해보자." - <버선발 이야기> 73쪽 중에서
<버선발 이야기>는 그저 한 권의 책이 아니다. 촛불항쟁 이후 참과 거짓이 불분명해져가고 있는 지금, "또다시 악귀의 세상을 만들어서는 안 되기에, 다시 민중들이 힘을 모으고 물러섬 없이 크게 맞짱을 뜨라" 하시는 백기완 선생님의 우렁찬 말씀이다.
그래서 선생님의 당당한 모습을 연상하며 꼭꼭 씹듯이 <버선발 이야기>를 읽는다. 이 땅의 모든 일하는 사람들이 함께 읽고, 그 말뜸(화두)을 경청하기를 바란다.
버선발 이야기 - 땀, 눈물, 희망을 빼앗긴 민중들의 한바탕
백기완 지음, 오마이북(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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