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세운 만주국에서 정부관료를 역임한 친일파 매국노 중국인을 소개한 전시물. 위만황궁박물관
김기동
중국 장춘시에는 '위만황궁박물관'이 있다. 만주사변을 일으켜 중국 동북지역을 차지한 일본은 1932년 3월 1일 중국 장춘시에 일본 괴뢰(꼭두각시) 국가인 '만주국' 정부를 만든다.
만주국은 일본이 패망하는 1945년까지 14년 동안 운영되었다. 일본이 만주국을 14년 동안 운영했기에 이 기간 적지 않은 수의 중국인이 일본을 도와 자신의 입신양명을 꾀했다.
한국에서는 일본 강점기 일본과 야합하여 그들의 침략 약탈 정책을 지지 옹호하여 자신의 입신양명을 꾀한 사람을 친일 매국노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이런 사람을 '한간(漢奸)'이라고 한다. 중국 사전에서는 '한간'을 "중화민족을 배반하고 침략자에 위탁하여 그들의 앞잡이 노릇을 하며 국가와 민족의 이익을 팔아먹은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중국에는 과거 일본 침략 시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본의 앞잡이 노릇을 한 사람을 지칭하는 '한간'이라는 용어는 있지만, 위의 글에서처럼 최근 들어 일본 제국주의를 미화하는 중국인을 지칭할 용어가 없었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일본 강점기가 끝난 후에도 일본 제국주의를 미화하고 일본에 맞서 항일 운동을 했던 민족 영웅을 폄하, 모독하는 중국인을 지칭하는 '정신일본인'이라는 단어를 만들었다.
정신일본인(精神日本人)은 '정신이 일본인과 같은 사람'이라는 의미로, 중국에서는 약칭으로 '정일(精日)'이라고 부른다. 중국 사전에서 '정신일본인'은 "일본 군국주의를 숭배하고 자신의 민족을 원수로 대하면서, 자신을 일본인으로 생각하는 무리"라고 정의한다.
'정신일본인'의 최후
중국 젊은이가 항일 유적지 앞에서 항일 민족 영웅을 폄하하고 모독한 사건이 발생한 지 보름이 지난 2018년 3월 8일, 중국 외교부 부장(한국 외교부 장관급)은 기자 간담회에서 이 사건을 '정신일본인' 행위로 규정하고 이들의 행위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리고 한 달 후인 2018년 4월 27일 전국인민 대표대회 상무위원회(한국 국회에 해당하는 기능을 하는 기구)에서 '영웅 열사 보호법'을 통과시킨다. 이 법으로 "중국 민족 영웅 열사의 정신과 유적지를 부정, 모독하거나, 침략 전쟁과 침략 행위(일본의 중국 침략)를 찬양, 미화하는 자를 형사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다.
그리고 사건이 발생하고 10개월이 지난 2018년 11월 27일 중국 '강소성 인민 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정신일본인의 행위 3가지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조례'를 통과시킨다.
그 행위 3가지는 아래와 같다.
첫째, 중국 남경대학살 사실을 왜곡 부인하거나 학살 희생자와 생존자를 모독 비방하여 민족의 존엄을 훼손하고 국민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발언이나 정보를 전파하는 행위.
둘째, 항일 유적지에서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기구를 착용하거나 사용하여 사진, 녹음, 영상으로 전파하는 행위.
셋째, 남경대학살 희생자와 생존자의 성명, 초상, 명예 등에 대한 합법적 권익을 침해하는 행위.
중국 강소성(한국의 행정구역 '도'에 해당한다)의 성도(도청)가 남경시다. 그래서 강소성 '조례'에는 '남경대학살'에 한정된 내용만 규정하였다.
하지만 앞으로 중국 전체 '성도(한국의 행정구역 '도'에 해당한다)'에서 이와 유사한 '조례'를 통과시킬 것이 분명하다.
이제 중국에서는 일본 침략에 맞서 항일 운동을 한 민족 영웅, 열사를 부정하거나 모독하고 과거 일본 침략 전쟁과 침략 행위를 찬양, 미화하는 '정신일본인'은 즉시 형사 구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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