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니?"

친구는 한자리 숫자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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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주(anasys99)등록 2018.07.16 09:04
"海內存知己 天涯若比隣"

城闕輔三秦(성궐보삼진)
-삼진에 둘러싸인 장안성에서

風煙望五津(풍연망오진)
-바람과 안개 속이에서 촉 오진땅을 바라본다

輿君離別意(여군이별의)
-그대와 이별하는 마음이 괴롭지만

同是宦游人(동시환유인)
-다같이 벼슬길을 떠돌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海內存知己(해내존지기)
-이 세상에 나를 알아주는 이 있다면

天涯若比隣(천애약비린)
-하늘 끝이라도 이웃 같으리니

無爲在岐路(무위재기로)
-이별의 갈림길에 있다한들

兒女共霑巾(아녀공점건)
-아녀자처럼 수건일랑 적시지 마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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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중학생이었던 어느 날 내게 물었다.
"엄마, 엄만 왜 친구가 없어?"

"엄마가 왜 친구가 없어? 왜 그런 생각을 했어?"
"응~ 딴 엄마들은 친구들하고 저녁도 먹고 술도 먹고 놀러도 가는데 엄만 그런 적이 없잖아. 친구들 잘 만나지도 않고."

일과 집 밖에 모르는 내가 아이 눈엔 이상했던 모양이었다.
"자주 만난다고 다 친구가 아니고 떨어져 있어도 마음을 같이 할 수 있는 친구가 진짜 친구란다. 엄마 친구들은 다 일을 갖고 있고 다들 바빠서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마음은 항상 같이 있단다. 자주 못봐도 서로 믿고 의지하지. 나중에 크면 무슨 뜻인 줄 알꺼야."

이제 스물 훌쩍 넘어 다 큰 어른이된 딸에게 제주도에 있는 친구를 보여주었다.
이십년도 넘게 만나지 못한 친구 얼굴을 보더니 딸이 내게 말했다.

"이제 누가 엄마 친구인지 얼굴보면 알 것 같아.
엄마 친구들은 다들 공통점이 있어서 보면 알것 같아. 엄마 느낌이랑 비슷해.ㅎ"

친구는 오랜동안 만나지 못해도 이렇게 서로 닮아간다.
'좋아요' '멋져요' 수백개보다 조용히 묵묵히 내 안위를 걱정해주는 그런 친구들의
목소리가 간절히 그리운 요즘.

친구들아, 잘있니? 난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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