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덕흥동 주민들

서구문화원, 어르신&청년협력프로젝트 공모사업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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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서(jisnews)등록 2018.07.12 13:14

도슨트의 안내로 작품 설명을 듣는 덕흥동 주민들 광주 서구문화원 어르신&청년협력프로젝트로 진행되는 사업에 참가한 40~70대 주민 15명이 광주시립미술관에서 도슨트의 안내를 받으며 관람하고 있다. ⓒ 정인서


광주시립미술관 전라도 정도 천년전 입구에서 광주 시 서구 덕흥동 주민들이 서구문화원 어르신 문화프로그램의 하나로 난생 처음 미술관 나들이를 했다. ⓒ 정인서


어르신들이 마을복지회관 앞에 삼삼오오 모였다. 오늘은 미술관 가는 날이다.
"오늘 그림 구경한다메!" "난생 처음 미술관이라는 데 가본다는 데 거가 뭐한 곳이여" "뭐는 뭐여, 우리가 배운 그런 그림 걸어놓는 곳이랑께" "그려, 어떻게 생겨먹은 곳인지 무척 궁금하네. 하하하~"
다소 왁자지껄한 어르신들이지만 어린아이들마냥 들뜬 마음을 안고 수다를 떤다. 이윽고 빌린 버스를 타고 광주시립미술관으로 향했다. 미술관 전시장 입구를 들어서자 '와!'라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때마침 큰 특별전이 열리고 있어 어르신들은 손가락으로 커다란 그림을 가리키며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신기한 눈빛이 가득한 도농복합지역인 광주 서구 덕흥동 주민들이 12일 광주시립미술관을 찾아 처음으로 미술관 나들이를 했다.
40대에서 70대에 이르는 덕흥동 주민 15명은 이날 광주시립미술관을 찾았다. '우리들도 그림 그리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으로 들어간 미술관은 그들에게 색다른 표정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미술관 도슨트의 안내로 전시된 작품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전라도 정도 천년 기념전으로 열리는 '천년의 하늘, 천년의 땅' 특별전을 비롯하여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기리는 '세계민중판화전', 지난 2년간 북경창작센터에서 작업해온 청년작가들의 작품인 '북경질주' 등을 관람했다.
미술관에 간 덕흥동 주민들은 서구문화원(원장 정인서)이 올해 마련한 어르신 문화프로그램인 '실버와 청년의 뜨거운 기억'이라는 주제로 류상근 등 광주지역 청년작가 3명의 봉사활동을 통해 매주 수요일 저녁 2~3시간씩 마을복지회관에서 수채화 등 미술교육정에 참가하고 있다.
서구문화원의 이 프로그램은 지난 3월 한국문화원연합회의 어르신&청년협력프로젝트 공모사업에 선정되었다. 어르신과 청년이 미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세대간의 벽을 넘는 관계형성과 전시회 및 신문 제작 등을 통해 마을의 소통을 돕는 등 장기적 유대감 형성에 뜻을 두고 있다.
이날 미술관에 간 덕흥동 주민들은 광역시 주민이면서 대부분 농사와 과일재배에 종사하고 있는 농촌 사람들이다. 이번 미술관 나들이는 평생 처음 있는 일이다. 자신들이 배우고 있는 미술교육 수준과는 너무 다르지만 작가들의 작품에 대해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하나하나 이해하려고 했다.
박병욱 덕흥동 마을 총무는 "엄청나게 큰 미술작품을 보니 우리가 배우는 수준과는 너무 거리가 멀지만 이번 기회에 미술이라는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는 기회를 가진 것 같다"면서 "올해 그림 공부를 열심히 해서 내년 쯤에 동네 벽화를 그려볼 생각을 갖고 있다."며 미소를 띠었다.
정인서 서구문화원장은 "문화도시 광주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문화향유에 지나치게 소외된 공간이라 할 수 있는 도농복합지역의 농촌에 대해 올해부터 문화확장 사업을 벌이고 있다"며 "다행히 덕흥동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빠지지 않고 열심히 참여해주신 것이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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