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있는 다섯 사진가의 시공을 초월한 만남

그리다썸 갤러리 '공간&공감' 사진전 개최

검토 완료

김창근(mirex)등록 2018.05.25 14:02
대학 동문인 다섯 사진가가 자신만의 시각으로 담아낸 '공간&공감' 전시회가 영종도 을왕리에 있는 그리다썸 갤러리에서 6월 30일까지 열린다.

공간&공감 사진전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동문5명의 단체사진전이 을왕리에 있는 그리다썸 갤러리에서 6월 30일까지 열린다 ⓒ 김창근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동문인 이호준, 정영민, 정하석, 최두영, 한충범 등 다섯명의 사진가는 학부시절부터 사진을 취미로 뜻을 같이 해온 사이다. 이번 전시는 같은 학교에서 매스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한 다섯 사진가의 서로 다른 삶의 방식만큼 개성이 담긴 34점을 볼 수 있다.

공간&공감 사진전을 여는 작가들 영종도 을왕리에 있는 그리다썸 갤러리에서 6월 30일까지 전시된다. 왼쪽위부터 한충범작가, 최두영작가, 이호준작가, 정영민작가(앉아있는이) 정하석 작가는 뉴욕에서 활동중이다. ⓒ 김창근


전시의 글 : 공간&공감 '공간과 시간을 통한 감성의 연결'

공간에 대한 경험의 공유는 어떠한 의미를 지닐까? 공간에 대한 삼성의 공통분모 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 머무른 시간대와 활동 반경이 다르고, 오랜 시간 전혀 다른 인생의 궤적을 그려온 사람들에게서 말이다. 분명 존재한다는 게 우리들의 생각이고 믿음이었다. 이 전시회는 그러한 공감의 지점에서 출발하였다.

 우리는 같은 학교를 다녔다는 공통점이 있다. 거기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보냈고, 다양한 경험을 쌓고 사람들과 어울렸다. 그리고 수업 커리큘럼의 하나로 사진을 만났다. 우리가 다닌 신문방송학과에서는 사진을 매스 미디어의 하나로 가르쳤다. 사진을 예술 장르가 아닌 기록과 전달의 도구로 배운 것이다. 그래서 표현의 양식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소통의 매개체로 말하는데 익숙했다. 그것은 현존하는 세계를 미학적으로 재연하거나 재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의 드러냄과 사회변혁의 수단으로 사진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하지만 사진에 대한 우리들의 생각은 그러한 수업 목표대로 수렴되지 않았다. 사진은 그렇게 일방으로 정의되고 특정의 쓰임새로 확정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사진에 대한 다른 생각과 접근 방식은 이번 전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직업 사진가, 광고인, 무역업, 영상감독, 공무원 등 직업 면면만 봐도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고, 사진을 대하는 태도가 다를 수밖에 없음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차이를 직업과 일치 시키거나 환원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인생이 모습만큼이나 사진을 바라보는 시각도 수많은 갈래로 갈리기 때문이다.

그것을 다양성이라고 쉬이 규정하고 싶지 않다. 그것은 다름이고 차이다. 우리는 그것을 온전히 인정하였다. 그래서 일관된 방향으로 전시를 기획하거나 사진에 형식과 내용을 조율하지 않았다. 하다못해 액자도 통일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노력을 통하지 않고도 우리들의 사진이 보는 이로 하여금 어떤 공감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공감이란 여러 생각을 한 방향으로 모으는 것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오히려 상대방과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데서 비롯될 수 있다. 멀리 돌아서 각자 걸었던 캠퍼스에 대한 기억과 그 곳에서 품었던 꿈을 더듬는 데서 공감의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아련하나마 사진에 대한 서로의 기억도 또 다른 단서가 된다.

우리는 사진을 생업의 수단으로, 제2의 인생 동반자로, 그저 가벼운 취미로, 숨가뿐 걸음을 잠시 멈추게 하는 브레이크 등으로 각자 달리 받아들이고 있다. 그런 다름과 차이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 개월간 이 전시를 위해 함께 이야기하고 즐거이 머리를 맞댔다. 그게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공감의 실체다. 또 다른 모습이 있다면 오늘 이 자리에 오신 분들에게 묻고 싶다. 공간과 시간을 통해 어떠한 감성의 연결이 가능한지 말이다.

                                                                        한충범, 최두영, 정하석, 정영민, 이호준

직업 사진가, 광고인, 무역업, 영상감독, 공무원 등 각자의 직업만 봐도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고, 사진을 대하는 태도가 다를 수밖에 없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사진에 대한 각기 다른 생각과 다양한 접근 방식을 이번 전시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다섯 사진가는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을 배우던 학부시절에 사진을 표현의 양식이 아닌 기록과 전달의 소통의 도구로 배웠다. 그러나 사진을 그 그릇에 담아두기에는 사진이 갖는 매력은 너무도 컸다.

공간&공감 사진전 개성있는 다섯명의 작가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 김창근


뉴욕에서 포토스튜디오를 운영 중인 정하석 작가는 포르투갈, 쿠바 등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아이부터 노인까지 갈망과 관조의 눈빛을 담백하게 담아냈다. 사진영상감독이자 루멘프로덕션 대표인 한충범 작가는 여인의 아름다움과 관능미를 선으로 살려낸 작품을 전시한다. 무역회사에 다니고 있는 최두영 작가는 평소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고 있으며 이번작품도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작품을 전시한다. 광고회사 제이컴 대표인 정영민 작가는 지치고 고단한 삶에 위로가 되어준 사진에서 새로운 힘을 얻었고 그런 포근함이 느껴지는 작품을 전시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무원인 이호준 작가는 수평선, 지평선 등 경계의 공간에서 인간과 자연, 이상과 현실 등 대비되는 것에 공존을 표현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하늘과 바다의 어울림이 아름다운 작품을 선보인다.   

끊어짐과 뒤섞임이 동시에 존재하는 수평선 작가는 수평선을 인간과 자연, 위와 아래, 이상과 현실이 교차되는 경계적 공간으로 표현한다 ⓒ 김창근


이호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정보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바다에 가면 언제나 수평선을 응시한다. 수평선에는 끊어짐과 뒤섞임이 동시에 존재한다. 수평선은하늘과 바다를 가르는 가르마이면서 인간과 자연, 위와 아래, 이상과 현실이 교차되는 경계적 공간이다. 그것은 마치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는 우리들 사는 모습과 흡사하다. 그 모습을 단절로 받아들일 것인지, 어울어짐으로 바라볼 것인지는 전적으로 보는 이의 마음에 달려있다. 지금 그런 수평선을 마주하러 바다로 달려가고 싶다.

찰나의 순간을 영원한 기록으로 광고 미디어랩 제이컴 대표인 정영민 작가는 힘들때 위로가 되주는 사진을 인생의 동반자로 생각하고 있다. ⓒ 정영민


정영민
광고 미디어렙 제이컴 대표
이번 사진전을 준비하면서 사진이 내게 무슨 존재인지 생각해 보았다. 어쩌면 오래 사귀지도, 사람도 아니지만 나에겐 친구 이상의 의미를 지닌 인생의 동반자가 아닌가 싶다. 힘들고 외로울 때 항상 곁에서 위로를 주기 때문이다. 이번에 전시하는 사진은 지난 몇 년간 여행지 혹은 일상생활 중 뷰파인더에 담은 것들이다.
멈춰서야 보인다.
비즈니스로 생활인으로 쫓기는 삶이지만, 가끔 카메라를 벗삼아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찰나의 순간이 영원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뉴욕에서 활동중인 정하석 작가의 작품 정하석 작가는 여행을 좋아하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을 관찰하는 것을 특히 좋아한다. ⓒ 정하석


정하석
사진가. 현재 뉴욕에서 Haseok Chung studio를 운영하고 있다.
난 여행을 좋아하고 특히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 순간과 그 공간에는 나와 그 피사체만 존재할 뿐이다. 그렇기에 더욱더 숨죽여 관찰할 수 있다. 그 공간이 피사체와 나의 스토리이다. 머릿속으로 항상 그려왔던 풍경과 모습들이 내 앞에서 펼쳐질 순간을 생각하면 뷰파인더로 바라보는 그시간들이 지루하지 않다.

사진 한 장으로 스토리텔링을 가능하게 하는 한충범 작가의 작품 영상제작 및 사진촬영 전문 Lumen Production의 한충범 대표는 인물사진을 주로 하고 있으며, 카메라 앞에 선 이들의 가능성을 끌어내는 사진의 매력에 빠져있다. ⓒ 한충범


한충범
영상제작 및 사진 촬영을 전문으로 하는 Lumen Production 대표

나는 언제나 인물 사진이 좋았다. 인물사진에 대한 거창한 철학 같은 건 없다. 다양한 인물들의 가장 아름다운 면을 발견하고 포착하는 것. 내 카메라 앞에서 선 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끌어내는 일은 너무나도 매력적이다. 의도된 연출이 없어도, 움직임이 보이거나 소리가 들리지 않아도, 사진 한 장만으로도 스토리텔링을 가능하게 하는 것... 내가 인물 사진을 좋아하는 이유다.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제스쳐를 포착하는 최두영 작가 무역회사에 다니는 최두영작가는 느리게 보고 오래 걸으며 '서울'을 기록하고 있다. ⓒ 최두영


최두영
중소 무역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느리게 본다. 오래 걷는다. '사진'으로 서울을 기록 하고 있다.

길을 걷다보면 한 번씩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제스쳐에 주목하게 된다. 그 제스쳐는 시간이 지나면 곧 사라질 특별한 순간으로 다가온다. 특별한 순간은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 내게 사진은 기록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을왕리카페 그리다썸 갤러리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장으로 더욱 가까워진 을왕리에 위치해 있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