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벅에서 대박 난 반려동물 책

화제가 되고 있는 책이라 할지라도 입고할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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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선화(dongbanbooks)등록 2018.05.08 09:04
반려동물의 건강과 상식을 다룬 책의 입고기준은 무엇으로 할 것인가?

반려견을 키우는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텀블벅에서 완전 대박 난 반려동물 책'이 있다. 여기서 대박의 의미는 목표 펀딩 금액을 훌쩍 넘어 몇 배 이상의 목표금액을 달성한 경우다. 펀딩 프로젝트 목표금액 달성시 텀블벅에 제공하는 수수료와 도서 제작비를 제외하고도 꽤 많이 남았을 금액. 반려견을 키우는 반려인의 입장에서 알기 쉽게 접근한 건강상식책으로 같은 학교 재학생과 졸업한 동문이 모여 기획한 책이라고 했다. 현재 대학 동물병원 수의사가 저자로 나섰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나도 그 책을 알고 있다는 말에 나의 친구는 책의 입고 여부를 물었다. 하지만 동반북스에 입고하기는 힘들 거라고 말해주었다.

동반북스 서가에 진열된 도서들 ⓒ 심선화


소설, 에세이류의 도서를 입고할때 주제의 다양성과 창작성을 보고 입고한다면 반려동물의 질병과 교육에 대한 책을 입고 할 때는 저자의 경력과 전문성에 초점을 맞춘다. 수의사가 쓴 책이라 하면 일반 독자들은 저자가 수의사라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신뢰를 가지고 도서를 구입한다. 도서 구입 후 책이 만족스러웠던 만족스럽지 못했던 그건 소비자의 몫이다. 허나 책을 파는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기왕이면 동물을 치료한 경력도 많고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와 설명을 제시하는 책을 입고하게 된다. 간혹 입고전에 샘플을 보내주는 출판사와 작가들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많지 않다. 책을 파는 사람도 결국 책을 주문 후 읽어보고 나서야 책에 대해 판단 할 수 있으니 입고 전에 알아 낼 수 있는 모든 정보와 경우의 수를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의 경우 저자가 수의사로 재직중이긴 하지만 재직 중인 동물병원 사이트에서 담당 진료과를 확인한 결과 안과. 치과를 담당하는 수의사였다. 반려견에게서 흔히 발병되는 내과질환과 외상질환을 담당하는 전문의였다면 입고를 한번 더 고려해 봤을 수도 있지만 결과는 별반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타고 수의학을 전공한 수의사의 전문성을 의심하는것은 아니다. 다만, 책을 파는 사람의 입장에서 전문성을 요하는 도서일때는 더 신중하려고 한다.

또 하나의 이유는 '텀블벅을 통해 시판된 책은 책방에서 판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극히 사적인 경험에서다. 독서량이 점점 줄고 있는 요즘 같은 시대에 동물 책을 읽는 사람은 그야말로 극소수다. 이미 책에 관심 있는 독자들은 펀딩 리워드를 통해 책을 구입한 상태이므로 책방에서 그 책이 판매될 확률은 더 줄어든다. 물론 변방의 동네 책방에서 대부분의 책이 팔리진 않으니 믿을 만한 데이터는 아니지만 이미 비슷비슷한 책은 책방에도 많다.

리워드로 책을 받은 내 친구의 반응은 어땠을까?

시중에서 판매되는 책 가격과 별반 차이도 없는데 사이즈도 작고 페이지 수도 적다며 투덜거렸다. 이미 자기도 다 아는 사실은 열거한 것은 다소 실망스럽지만 그래도 반려동물 건강상식 책을 처음 접하는 입문자들이 읽기엔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다고...하지만 이미 구입한 다른 저자의 책이 자신에게는 더 도움이 됬다는 얘기를 해주었다.

친구가 책을 읽어보기도 전에 괜시리 부정적인말들을 쏳아내 선입견을 심어준것 같아 미안했지만.. 그러게 펀딩전에 나랑 상의 좀 하지....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반려인과 반려동물을 위한 반려동물 전문서점 <동반북스>의 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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